정진한 영진전문대 학술정보지원팀장
바람의 찬 기운이 많이 가시었다. 봄이 오고 있다. 조심스럽게 대면수업을 준비하는 대학가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중증도는 낮아졌지만 확산세가 가파른 오미크론을 감안하면서 학사일정을 준비하고 있다. 대학도서관 역시 마찬가지다. 코로나19 시대의 온라인 중심 대학도서관 서비스에서 위드 코로나 시대의 온·오프라인 대학도서관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위드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대학도서관 서비스를 몇 가지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물리적 도서관의 자료와 시설 및 기자재를 점검하는 것이다. 그동안 대학도서관은 제한된 도서관 개방시간과 이용 인원으로 인해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않았다. 이제 전면개방을 시작해야 할 시간이다. 다소 소외됐던 종이자료를 확충하고 이를 기반으로 북큐레이션, 도서전시회 등을 준비해야 한다. 가동되지 않았던 대학도서관 시설을 살펴보고, 컴퓨터 등의 기자재를 시험 가동하고 업그레이드를 실시해야 한다.
둘째, 대면 도서관 이용자교육을 재개하면서 온라인 이용자교육도 병행해야 한다. 대면교육은 강의실 혹은 도서관에서 실시하며 동시에 대학 LMS시스템에 탑재하는 온라인 도서관이용자 교육도 병행해야 한다. 도서관 이용자교육은 정보검색과 활용내용을 포함하고 있기에 비교과영역의 핵심이며 교과영역의 근간이라 할 수 있다.
셋째, 온·오프라인 문화행사의 실행이다. 지난해 필자가 소속된 영진전문대 도서관에서 실시한 온라인 문화행사 중 가장 높은 만족도를 나타낸 것은 메타버스 도서관을 활용한 행사였다. 실물도서관을 반영한 메타버스 도서관을 네이버 제페토 플랫폼에서 구현하고 방탈출카페 컨셉의 ‘책맹탈출클럽’ 문화행사를 메타버스 도서관에서 실시했다. 팀 단위의 학생과 사서가 어우러진 행사였다. 올해도 ‘메타버스 도서관 둘러보고 사진 찍기’와 ‘책맹탈출클럽’ 문화행사 등을 메타버스 도서관에서 실시하고자 한다. 이렇듯 대학도서관은 코로나19 시대에 쌓은 온라인의 경험을 위드 코로나 시대에 맞게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정보서비스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을 원활하게 수행하려면 대학도서관에 대한 행·재정적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 주지하다시피 대학 전반의 상황이 좋지 않다. 대학등록금은 사실상 14년째 동결이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비대면 강의로 인한 등록금 환불사태를 생각해보면 앞으로도 등록금 인상은 쉽지 않다. 게다가 학생 수 역시 줄어들고 있다. 학생모집이 어렵다 보니 장학금 지원확대 등 대학 간 출혈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대학 자체의 대학도서관 투자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따라서 앞서 언급한 위드 코로나 시대의 대학도서관 온·오프라인 정보서비스를 제대로 시행하기 위해서는 대학도서관에 대한 국고지원이 절실하다. 대학도서관의 대한 국고지원은 법적근거까지 있다. 바로 「대학도서관진흥법」이다. 동법 제14조는 교육부 대학도서관평가와 재정지원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법이 제정되고 7년이 지나는 동안 법이 포함하고 있는 재정지원은 이뤄지지 않았다.
교육부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의 ‘2021년 대학도서관 실태조사 결과 분석’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재학생 1인당 연간증가 책 수는 2.1권에서 1.3권으로 대폭 하락했으며 대학도서관 직원 수 역시 8.5명에서 7.6명으로 하락했다. 재학생 1인당 자료구입비 역시 2만 8749원에서 2만 5021원으로 하락했다. 법의 의도는 대학도서관 진흥인데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답은 비교적 간단하다. 첫째, 행정적 지원이다. 현 상황에서 최선의 행정적 지원은 대학도서관 사서에 대한 보호가 먼저다. 몇 년 사이 대학도서관에 타 부서이동이란 인사발령이 빈번하다. 대학도서관은 전문자격증을 갖춘 사서가 근무하는 곳이다. 전문직 사서가 있어야 전문화된 학술정보서비스가 가능하다. 대학도서관은 기본시설이다. 대학도서관이 없다면 대학도 없다. 사람이 있어야 뭘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대학의 경쟁력은 대학도서관으로부터 시작되며 대학도서관의 핵심은 전문직 사서다. 사서를 신규충원하는 것은 바라지도 않는다. 대학도서관 정보서비스를 위해 사서를 채용했다면 대학도서관에서 일하게 하라는 것이다. 정말 당연한 얘기지만 사서는 대학도서관에 있을 때 가장 큰 성과를 낼 수 있다.
둘째, 재정적 지원이다. 교육부 대학도서관 평가결과는 재정지원과 연동할 수 있도록 법에 명시하고 있다. 내년에 교육부 대학도서관 평가가 이뤄진다. 평가결과의 활용은 대학도서관에 대한 국고지원으로 연결돼야 한다. 대학도서관에 대한 직접적 지원을 담은 국고지원이 이뤄지면 좋겠지만 지금 실시하고 있는 국고지원 사업에 포함돼도 된다. 지금 당장이라도 대학혁신사업 등 국고에 대학도서관 항목을 포함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 내년 이후를 기다리기에는 대학도서관 현장 상황이 너무나 다급하다. 대학도서관 지표의 하락추세가 너무 가파르기 때문이다.
도서관에 대한 투자를 경제적 가치로 환산한 연구가 있다. 영국 도서관(British Library) 대상 연구에서 도서관에 1달러를 투자하면 4.4달러의 경제적 가치가 창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슷한 연구를 우리나라 공공도서관을 대상으로도 실시했는데, 1달러를 투자하면 3.66달러의 가치를 창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적 가치로도 대박 수준의 투자인 것이다. 대학도서관에 행·재정적 투자가 이뤄져 「대학도서관진흥법」의 취지대로 대학과 국가의 연구 및 교육경쟁력이 확보되기를 기원한다.
< 한국대학신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