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인구 감소로 신입생 대폭 감소···대학 홍보의 중요성 더욱 높아져
홍보부서와 학내부서 협조 관건, ‘학생들이 다니고 싶어하는 대학’ 인식 만들어야
“학생들의 활동이 대학 홍보로 연결될 수 있게끔 유도” “대학 홍보는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만들어가는 것”
[한국대학신문 김한울 기자] 최근 SNS나 포털 홈페이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대학 홍보 문구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대학은 너를 알아줄 것이다", “나의 자부심” “취업률 1위 대학” 등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대학의 홍보부서 담당자들은 늘 고민에 빠져 있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 간 경쟁에서 대학의 특장점을 알리기 위한 필요성이 더욱 커지면서 홍보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현재 대학들이 홍보하는 양상을 보면 여러 채널과 참신한 아이디어를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으나, 과거만해도 지금처럼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한 대학 관계자는 “이전에는 신입생을 모집하기 위해 신문, 잡지, 지면 광고 등 오프라인 매체를 주로 활용했기에 다양한 홍보 방식이 필요하지 않았다”며 “지금은 온라인 플랫폼이 대세인 만큼 단순한 홍보 차원을 넘어 사람들의 눈길을 끌거나 확산될 수 있는 홍보 콘텐츠 제작이 중요해졌다”고 언급했다.
■ 대학 홍보의 시작, 학생을 소비자로 인식하는 데서 출발해야 = 한국교육개발원의 ‘교육기본통계’에 따르면 대학 진학자의 수는 2008년 48만7000명에서 2017년 40만 명으로 10년 사이 무려 8만 명 이상이나 감소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신생아 수는 26만 500여 명으로 1970년 통계 측정을 시작한 이후 최저점을 갱신했다. 반대로 2013년 602만 명이었던 만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지난해 857만 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2025년 고령인구가 20% 이상 되는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이 예상될 정도로 심각한 상황 속에서 대학들은 입학자원 감소로 신입생 미달 사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이와 같이 저출산 시대 학령인구의 급감으로 대학에 입학하는 신입생이 확 줄어들면서 대학 홍보 방식의 변화도 눈에 띄게 달라졌다. 이에 대학은 기존의 오프라인 홍보 방법에서 벗어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젊은 세대가 많이 쓰는 온라인 홍보 방식을 적극 활용하기 시작했다.
특히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고 최근에는 다매체, 다채널 시대가 되면서 타 대학과는 다른 홍보 전략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임성택 동덕여대 미디어디자인학과 교수는 2020년 작성한 논문 <대학 홍보 커스터마이징 전략에 관한 연구>를 통해 대학 홍보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임 교수는 “대학 홍보는 이제 대학의 생존과 직결되는 중요한 정체성 확보의 수단이다. 획기적인 홍보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대학 홍보의 시작은 학생을 소비자로서 인식하는 것에서 시작하며 적합한 홍보 수단을 제공하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임 교수는 대학들도 자체 혁신 전략 수립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대학 홍보를 위한 동영상 탑재 방식 도입 △체계화되고 단계적인 응답이 가능한 앱 배포 △학생 수준별·학교 성향별 별도의 홍보 전략 수립 등을 예시로 들었다. 이와 관련해 그는 “대학의 커스터마이징 전략은 미래를 예측하고 구성원들이 참여하는 과정을 통해 대학의 강점들을 부각시키는 것이다. 전략의 핵심은 정확하고 빠른 정보의 전달과 학생의 요구에 대한 변화를 감지하는 노력에서 출발한다. 이를 어떤 형태와 매체를 통해 소비자인 예비 대학생들에게 전달할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학 홍보 효과 극대화를 위한 예산과 투입 인력에 대한 부분도 고민해야할 지점이다. 사이버대학의 사례를 살펴보자. 이준영 대구사이버대 홍보팀장은 지난 1월 열렸던 ‘제22회 한국국제교육자협회 정기총회’에서 대구사이버대의 대학 홍보 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이 팀장은 유명 가수 바비 킴과의 협업으로 대구사이버대 로고송을 만들어 좋은 홍보 효과를 거뒀다는 것을 예시로 들었다. 그는 “홍보는 학생들의 관심을 모으는 것에서 시작한다”며 “너도나도 대학 홍보에 뛰어들면서 효과적인 홍보를 위한 신선하고 획기적인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이전처럼 비용을 들여 오프라인 광고를 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예산과 인력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 활용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 대학 홍보도 ‘숏폼’ 시대…크리에이터 양성까지 연계 = 여기에서 더 나아가 산학협력을 통해 대학 홍보와 학생 참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노력하는 대학이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AT랩은 10대 학생들에게 인기있는 숏폼(Short Form) 기반 SNS 플랫폼인 ‘틱톡’과 연계해 크리에이터 양성과 함께 대학 이미지 상승을 꾀하고 있다. 숏폼은 모바일과 SNS에 특화된 짧은 영상 콘텐츠로 드라마와 영화 등 기존 영상 시장을 대체할 차세대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는 포맷이다.
2020년부터 한예종은 틱톡과 협약을 맺고 그해 ‘세로형 1분 단편영화 쇼케이스 : 틱톡 × 한국예술종합학교’ 쇼케이스를 진행했다. 해당 행사에서는 10편의 작품을 공개했는데 작품들의 누적 조회 수가 330만 회가 넘어갈 정도로 큰 관심을 모았다. 지난해 열렸던 ‘틱톡 세로 단편영화 쇼케이스’도 1분에서 3분 이내의 숏폼 드라마 8편과 15분 분량의 인터렉티브 드라마 2편, 그리고 13부작으로 구성된 웹드라마 1편 등 총 12편을 선보였다. 이중 7편의 작품은 ‘제25회 인디포럼 2021 영화제 기획전’에 초청 작품으로 상영될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The Curse>라는 드라마 시리즈를 기획한 김민진 한예종 예술전문사 학생은 “틱톡 측과 연계해 숏폼 영상에 대한 기획과 촬영을 진행했다”며 “처음에 긴 영상 제작에 익숙해져 있었다가 1분 정도의 숏폼을 만들라고 해서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짧은 시간 동안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압축적으로 표현해야 했기에 많은 고민을 거쳤다는 그는 “내가 속한 학부 과정과 관련된 콘텐츠를 제작했기에 그만큼 공을 들일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더욱 집중하고 즐기면서 몰두할 수 있었다”며 “좋은 평가를 받은 댓글을 확인하며 반응을 살펴보는 과정에서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 됐다”고 전했다.
■ 학생이 직접 참여하는 공식 홍보대사 ‘앰배서더’ 활동 = 학생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대학 공식 홍보대사 앰배서더를 운영하고 있는 대학들도 있다. 앰배서더는 1997년 중앙대가 최초로 창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외부적으로는 학교에서 진행하는 여러 행사의 의전을 담당하고 내부적으로는 캠퍼스 투어 등을 진행하면서 신입생들에게 학교를 알리고 나아가 학교를 홍보하는 목적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다.
이처럼 활동 중인 앰버서더 중 숙명여대 앰배서더는 코로나19로 직접 활동하는 것에 제약이 생겼지만 공식 블로그를 통해 대학 내 교내 행사나 바뀐 점을 소개하고 안내하는 등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재학생이 직접 참여하는 만큼 학생들이 관심 있어 할 만한 분야에 대해 분석하고 소개하면서 학교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지원 숙명여대 앰배서더 23대 회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 활동이 잠시 중단된 적이 있었다. 앰배서더의 주요 활동 중 하나인 중·고등학생과 교환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캠퍼스 투어’가 불투명해지면서 새로운 홍보 콘텐츠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며 “현재 앰배서더는 공식 유튜브 채널을 활용해 온라인 캠퍼스 투어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소규모 오프라인 활동을 기획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학교 홍보를 위해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 씨는 “다니고 있는 대학을 남들에게 떳떳하게 알리고 싶은 마음에서 앰배서더에 지원했다. 이 같은 활동을 통해 대학생 신분으로 만나기 힘든 여러 분야의 많은 사람들을 접하면서 소통과 대화 능력을 기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동안 앰배서더 활동 중에서 2021년 숙명여대 입학식 기수단을 맡았던 것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는 그는 “앰배서더 활동을 통해 단순히 학교 홍보라는 닫힌 마음이 아닌 숙명여대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전달하고자 다가갔다”며 “남은 활동 기간 동안 최선을 다해 활동하며 학교와 함께 성장해 나가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 “학생들의 자연스러운 활동이 홍보 효과 가장 커” = 이전의 대학 홍보는 대학의 인지도에 따라 달라졌지만 대학 홍보를 둘러싼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는 게 대학 홍보 담당자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실제로 홍보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는 대학들을 보면 단순한 홍보를 넘어 학생들의 활동이 자연스럽게 대학 홍보로 연결될 수 있게끔 유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명숙 한예종 홍보기획팀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로 접어들며 기존의 홍보 방식으로 학생을 모집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학생들의 자연스러운 대학 내 활동에서 오는 홍보 효과가 가장 크다”고 강조했다.
물론 새로운 홍보 방식만 고집해서는 안 된다. 이전부터 진행했던 교지나 간행물 제작 같은 기본적인 홍보 방식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 그는 “핵심은 학생들이 대학을 다니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게끔 홍보팀을 비롯한 대학 내 부서들이 서로 협조해 ‘학생들이 다니고 싶어하는 대학’이라는 인식을 만들어야 한다”며 “학생들의 자유로운 학교 생활 및 탐구 활동을 지원하고 뒷받침할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대학 가치를 높이고 저절로 홍보 효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이다”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