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셀테크·크라우디펀딩 등 새로운 투자 방식 적극 수용
본인 관심사 활용해 수익 창출…투자 접근성 좋고 소액 투자 가능
수익률 개선 위해 저축보다 고수익·고위험 투자 선호도 높아
“투자 상품 다양화…예술품, 저작권 등 대상 확대할 필요”

[한국대학신문 김한나 기자] # 요즘 Z세대, 즉 대학생들 사이에서 갓생살기가 유행이라고 함. 나 이제야 알았음. 자기계발 경쟁적으로 엄청하고 스마트 스토어나 재테크로 부수적인 수입 올리는 그런 삶이 유행이라 하더라.

# 23세에 1400만 원 모았으면 평균인가요? 많이 또는 적게 모은 편인가요? 대학생 분들은 다들 재테크 어떻게 하시나요?

최근 한 재테크 갤러리에 올라온 게시글 중 일부다. “대학생이 공부를 해야지 뭔 재테크야”라고 훈수를 두던 시대는 이제 지났다. 이미 재테크는 돈을 버는 직장인뿐만 아니라 대학생들 사이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잡고 있다. 차별적이고 지능적인 투자를 통해 어떻게든 경제적인 자유를 누리고 싶어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늘고 있어서다. 이들은 새로운 투자 방식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투자 시장의 트렌드를 견인해 나가고 있다.

■ 리셀테크에서 뮤직테크까지…대체 투자가 뜬다 = MZ세대 재테크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의 투자 방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관심사를 활용해 수익을 낸다는 것이다. 이들은 주식과 펀드, 부동산을 넘어 소자본으로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 즐기면서 투자하는 경향을 보인다.

요즘 MZ세대의 대체 투자 분야로 ‘리셀테크’가 주목을 받고 있다. 리셀과 재테크를 합친 용어인 리셀테크는 한정판 스니커즈나 명품 가방, 시계 등 희소성 있는 제품을 구입한 후 되팔아 수익을 남기는 방식이다. 

(사진=번개장터)
(사진=번개장터)

보유 자금이 적은 MZ세대 사이에서는 진입 장벽이 낮은 스니커즈 리셀로 돈을 버는 슈테크가 인기를 끌고 있다. 보통 응모 후 추첨을 통해 판매를 하기 때문에 구하기 힘든 명품 브랜드에 비해 접근성이 좋다.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고, 당첨만 되면 수익성도 어느 정도 보장이 된다. 일례로 지난해 12월 가수 지드래곤과 나이키가 협업해 출시한 한정판 스니커즈의 발매가는 21만9000원이었지만 현재 리셀 시장 판매가는 60만 원대를 넘긴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아트테크와 뮤직테크도 MZ세대가 선호하는 재테크 방식이다. 특히 이 분야는 공동구매 또는 지분 투자 방식으로 이른바 조각 투자가 가능해 투자 자금에 대한 부담이 적다. 아트테크의 경우 미술품 공동구매 플랫폼에서 최소 1000원부터 투자가 가능하며, 수만 원부터 수십만 원 정도의 저렴한 가격으로 미술품 일부를 구입할 수 있다. 다른 투자와 마찬가지로 원금 보장은 안 되지만 평균 수익률이 20%대로 높은 편에 속한다. 

음악 저작권에 투자하는 뮤직테크도 음악 저작권에 투자해 일정한 저작권료 수익을 받거나 주식처럼 거래해 시세 차익을 내는 방식이다. 좋아하는 가수나 음악에 투자할 수 있어 MZ세대 사이에서 ‘덕질테크’로 불리기도 한다. 접근성이 좋고 낙찰이 쉽다는 장점이 있지만 음악 저작권을 가진 플랫폼이 폐업할 경우 손해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위험성도 존재한다.

이밖에 크라우드 펀딩 방식으로 영화나 드라마, 전시 등에 투자하고 흥행 결과에 따라 수익을 받는 콘텐츠 투자나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건물의 지분을 주식처럼 거래하는 소액 부동산 간접투자 등도 MZ세대가 선호하는 대체 투자 방식이다.

■ 재테크 경로 다양화…온라인 선호 현상 뚜렷 = 이처럼 투자 방식이 확대되면서 MZ세대들의 재테크 정보를 얻는 경로도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디지털 사용이 익숙한 MZ세대는 인터넷에서 재테크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학습하는 것이 수월한 편이다. 신문이나 뉴스에 의존하던 이전과 달리 유튜브를 통해 재테크 정보를 얻고 국내 주식 현황과 이슈들을 손쉽게 파악한다. 모바일 기반의 콘텐츠에 익숙한 MZ세대답게 재테크 공부도 유튜브와 같은 온라인으로 접하는 것이다.

실제 MZ세대는 재테크나 금융 정보를 확인할 때 은행원보다 유튜버를 더 신뢰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신한라이프 상속증여연구소의 ‘MZ세대 특성 심화 보고서’에 따르면 재테크 및 금융 관련 정보를 확보할 때 경제 블로거나 유튜버를 신뢰한다고 밝힌 MZ세대는 20.1%에 달했다. 이는 부모 세대 8.1%의 약 3배에 달하는 수치다. 반면 은행원 등 금융기관 직원을 신뢰한다고 밝힌 MZ세대 응답자는 18.8%에 그쳤다.

(사진=아이클릭아트)
(사진=아이클릭아트)

20대 중반 MZ세대 김 모씨는 “사회초년생인 만큼 얼마 안 되는 자본금으로 주식에 도전하고 있는데, 코로나19 이후 해상운송이 늘어날 것을 대비해 관련 기업에 투자했더니 예상치 못한 이득을 봤다”면서 “순간의 이득보다는 안전하게 소액투자를 통해 재테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투자를 하기 전 아침마다 경제일간지를 보면서 투자할 만한 기업을 물색하는데 요즘에는 온라인 또는 유튜브를 통해 재무상황을 파악하고 부실기업인지 확인한 후에 투자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듯 MZ세대는 유튜브를 통해 얻은 투자 정보와 자신의 실제 투자 경험을 온라인 커뮤니티나 오픈 채팅방을 통해 공유하는 데도 적극적이다. 나아가 자신의 자산 현황이나 투자 후기 등을 자유롭게 오픈하고 정보를 나누며 소통하는 것을 선호한다. MZ세대는 금융 정보뿐만 아니라 온라인 쇼핑 등에서도 높은 유튜브 의존도를 보였다. MZ세대 중 유튜브 리뷰만으로 제품에 대한 체험을 충분히 했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36.4%, 제품에 대해 찾아볼 때 믿고 찾아서 보는 크리에이터나 인플루언서가 있다는 밝힌 경우는 28.7%였다.

또 MZ세대들은 고수익·고위험 성향도 높았다. 단기 수익을 목표로 한다는 경우는 24.5%, 고수익을 위해 손실 위험을 수용할 수 있다는 응답은 21.3%로 나타났다. 기성세대는 각각 18.2%, 15.5%였다. 돈과 관련된 가치관에 있어서는 편의와 만족보다 ‘자산 증식을 위한 투자’를 중시했다. 편의·만족을 위한 소비가 중요하다고 밝힌 MZ세대는 45.1%였지만 자산 증식을 위한 투자를 꼽은 경우는 54.9%로 더 높았다.

(사진=갈무리)
(사진=갈무리)

■ 경제의 주력으로 떠오른 MZ세대, 과감한 투자 선호 = MZ세대는 자산과 소득은 적지만 과감한 투자와 소비에 관심이 많고, 고위험·고수익 투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의 ‘MZ세대가 주도하는 금융업의 미래’ 보고서에 따르면 밀레니얼과 Z세대를 아우르는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 세대)는 불안한 미래에 대비하고자 실리를 추구하는 성향이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MZ세대가 직접적으로 경기를 체감하는 지표 중 하나인 국내 고용률을 살펴보면 10년 전과 비교해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해 5월 기준 고용률은 20~24세(45.1%), 25~29세(67.8%)로 각각 1.3%p, 2.3%p 낮아졌다. 밀레니얼세대 대부분(86.6%)은 자신의 노후를 국가의 도움 없이 스스로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셈이다.

MZ세대의 경우 수익률 개선을 위해 저축보다는 투자 선호도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 아울러 투자 자산도 다양화되는 추세다. 국내 밀레니얼세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주식 등 금융상품 투자 목적을 저금리 극복이라고 답변한 비율이 78%로 조사됐다. 나머지는 부동산 투자를 대체할 목적(12%), 투자에 자신이 있어서(8%) 등이었다. 실제 국내 리테일 점유율 1위인 ‘키움증권’은 지난해 상반기 신규계좌 개설자 중 MZ세대 비중이 55%를 기록했다. 

MZ세대는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주식 이외에도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암호화폐, 디지털유동화증권, 미술품 등으로 투자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해외주식과 암호화폐 거래고객의 65%가 MZ세대로 디지털유동화증권, 음악저작권 등 고객 비중에서 MZ세대가 50% 이상을 차지했다. 음악저작권 거래 플랫폼 ‘뮤직카우’의 경우 지난해 3월 기준 회원수 30만 명 가운데 70%가 MZ세대로 나타났다.

보고서에서는 “MZ세대는 디지털 채널을 중심으로 소비하고, 차별화된 맞춤형 서비스를 선호하며 경험과 사회적 가치를 중시한다”면서 “이들이 선호하는 투자 상품을 다양화하고 예술품, 저작권, 디지털 자산 등 비금융 투자상품의 중개로 대상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혜원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어린 시절부터 디지털 도구를 사용해온 밀레니얼세대는 ‘디지털 유목민’으로,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환경에 노출되어온 Z세대는 ‘디지털 네이티브’로 지칭될 정도로 MZ세대는 디지털에 친숙하다”며 “과거에는 금리도 낮았고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 보니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채널이 제한돼 있었다면 요즘엔 채널의 다양화로 MZ세대들이 투자를 쉽게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리스크 측면에서 보면 MZ세대들의 고위험·고수익 투자의 공격적 성향이 우려를 낳을 수도 있지만 이마저도 주가의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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