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성용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홍보팀장

방성용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홍보팀장
방성용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홍보팀장

2022년 5월 10일,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다. 새 정부의 출범에 대한 국민들의 다양한 바람도 있고 더 나은 교육정책 수립을 통한 대한민국의 발전을 기대하는 필자의 맘도 크다. 요즘 새 정부의 출범에 맞춰 현재 전문대학이 바라는 것과 추진하고자 하는 정책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교육 관계자들에게 받곤 한다.

답은 이렇다. 전문대학이 새 정부에 건의하고 함께 추진하고 싶은 1순위 사항은 ‘직업교육법(가칭)’ 제정 추진이다. 사실 청년실업, 인생 이모작, 평생교육 등 현재 우리 사회를 표현하는 단어들은 결국 직업이라는 말로 모든 것이 정리된다. 하지만 현행 교육기본법에는 제21조(직업교육)에 대한 하위 기본법이 마련돼 있지 않아 직업교육 관련 정책 추진 및 재정확보 근거에 미흡하다. 기존 ‘직업교육훈련촉진법’의 경우 직업교육과 직업훈련을 포괄하는 통합 법으로 제정됐으나 상당수의 조문이 현장실습 중심으로만 규정돼 있어 직업교육에 관한 기본법으로의 기능에는 한계가 있다.

또 부처별로 직업교육에 대한 정책을 추진하고 예산을 개별적으로 편성하는 상황도 이어지고 있다. 이런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선 직업교육법 제정을 통해 5년 주기의 직업교육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각급 학교 단계별 역할 규정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국가가 책임지는 직업교육 정책 정립과 재정확보 근거가 마련돼야 할 것이다. 사실 체계적인 직업교육은 국민들이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이것이 국가가 책무성을 가지고 청년취업과 평생교육, 더 나아가 고등직업교육을 지원하는 장기적인 정책 준비를 해야 하는 이유다. 윤 당선인은 ‘제20대 대통령선거 국민의 힘 공약집’을 통해 평생교육 활성화를 위한 전문대의 역할 강화도 공약했다. 이 내용을 통해 신산업과 인구구조변화에 따른 성인교육 수요를 반영해 전문대를 지역 거점 평생직업교육기관으로 육성하겠다는 것을 강조했다.

아울러 윤 당선인은 지자체와 연계해 지역특화 분야 직업교육도 실시하겠다고 공약집을 통해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새 정부에서는 지역 거점 평생교육 차원으로 전문대학을 키워나가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런 여러 전문대학 공약과 정책이 추진되기 위해서는 다시금 강조하지만 ‘직업교육법’ 제정 추진이 새 정부 교육정책의 발전 동력 1순위라 강조하고 싶다.

사실 ‘직업교육법’ 제정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직업교육 관계자들 사이에서 꾸준히 진행돼왔다. 2006년에는 ‘전문대학 교육혁신대회 및 세계고등직업교육포럼’을 개최해 ‘직업교육법’등의 전문대학 주요 아젠다를 주장했고 2011년에는 의원 입법 발의로 ‘직업교육법’ 제정이 추진됐다. 이후에도 직업교육법 제정을 위한 연구와 공론화는 꾸준히 진행돼왔다.

즉 직업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한 법 제정 필요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는 어느 정도 형성돼 있는 것이다. 또 직업교육의 특성상 교육, 노동, 산업 등 관련 부처의 협업이 중요한 만큼 여러 부처를 아우를 수 있도록 국무총리실 소속으로 ‘국가직업교육진흥위원회’를 설치하고, 이곳에서 직업교육진흥을 위한 주요 정책 및 계획의 수립·조정에 관한 사항과 추진 성과를 심의하는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는 것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이렇게 심의된 계획이 각 지역과 직업교육기관에서 효과적으로 실행될 수 있도록 ‘국가직업교육진흥위원회’를 법적기구로 설치해 심의된 계획이 각 지역과 직업교육기관에서 실행될 수 있도록 관련 기관이 기본계획과 실행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실행과정에서 발생하는 애로사항과 문제점 개선 등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는 것도 추후 추진해볼 만하다.

법의 본질은 법전이나 조문이라는 표현 형식에 있는 것이 아니라 조문의 안에 포함된 정신에 있다. 직업기본법 제정은 대한민국 직업교육에 대한 이정표를 제시하고 양질의 직업교육을 할 수 있는 기본여건을 마련해 우리 사회의 다양한 요구를 구체화하고 규범화하는 과정이다.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진심으로 기원한다. 그 성공의 길 중 하나는 ‘직업교육법’ 제정이고 2022년 대한민국이 필요로 하는 흐름일 것이다. 사마천이 지은 사기(史記) 오자서 열전에 ‘일모도원’이란 말이 나온다. 이 사자성어는‘날은 저물고 갈 길은 멀다’라는 뜻으로 표현되곤 한다. 이제 더 늦출 필요가 없다. 늦춰서도 안 된다. 윤석열 정부의 국민을 위한 직업교육 정책 추진의 첫 여정을 기대한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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