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기업 넘어 사회 전체 영역으로 확산···ESG는 ‘선택’ 아닌 ‘필수’
정부 ESG 분야 지원 확대, ESG 인재 수요 증가 전망···대학에 ‘청신호’

ESG 시대다. ESG란 ‘Environmental(환경), Social(사회적 책무), Governance(지배구조)’의 약어다. 기업의 비재무적 경영요소를 뜻한다. 현재 ESG는 기업뿐 아니라 정부·공공기관, NGO와 민간기관, 대학 등 사회 전체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속가능한 사회’, ‘지속가능한 지구’를 만들기 위해 ‘ESG가 필수’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 특히 정부의 ESG 분야 지원이 확대되고, 사회 각 분야에서 ESG 인재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대학에 새로운 기회다. 즉 ESG를 통해 ‘지속가능한 고등교육 생태계 구축’의 길이 열리고 있다.   

■ 왜 ESG인가? ESG의 시작점은 ‘기후위기’ = ESG 용어는 유엔글로벌콤팩트(이하 UNGC)의 2004년 공개 보고서에서 처음 등장했다. 당시 UNGC는 지속가능발전에 기업의 동참을 독려하고, 국제사회윤리와 환경을 개선하고자 보고서에서 ESG를 강조했다. 이후 2020년 세계 최대 자산 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의 최고 경영자(CEO) 래리 핑크가 주주 서한과 투자기업 CEO 서한에서 “앞으로 기후위기와 지속가능성이 투자 의사 결정의 최대 어젠다가 될 것”이라고 선언하자 기업을 중심으로 ESG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왜 ESG인가? 래리 핑크의 서한에서 알 수 있듯이 ESG의 시작점은 ‘기후위기’다. 환경재단 이미경 대표는 “ESG의 핵심은 탄소감축”이라고 강조했다. 기후위기는 식량위기를 초래한다.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과 식량농업기구(FAO)는 지난 6일(현지시간) 공동 보고서를 발표하고 “우크라이나 전쟁, 극단적 날씨,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수백만 명이 굶주림에 내몰렸다”고 밝혔다. 특히 “가뭄, 홍수, 허리케인 등이 반복되면서 농산물과 가축 공급량이 줄어들고 극심한 기아를 부추기는 뉴노멀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기후위기의 원인으로 이산화탄소가 지목된다. 이산화탄소는 화석연료로부터 배출된다. 화석연료는 석탄과 석유 등을 말한다. 세계 산업발전의 원동력이었고 현재 세계 에너지의 약 80%를 차지한다. 그러나 이산화탄소는 온실효과를 유발, 지구의 온도를 상승시킨다. 세계기상기구(WMO)의 2021년 기후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산업화 이전과 비교할 때 이산화탄소 농도는 약 1.5배, 연 평균 기온은 약 1.1도 상승했다. 그러면서 기후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기후위기가 심화되면 지속가능한 사회, 지속가능한 지구를 담보할 수 없다. 

이에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2018년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에서 기후변화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지구의 평균 온도 상승을 1.5도 이하로 억제하려면 205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이 이뤄져야 한다고 권고했다. 현재 우리나라 정부를 비롯해 세계 각국 정부는 탄소중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맞춰 ESG가 기업 활동과 평가의 핵심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정애 전 환경부 장관은 “기후위기 대응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인류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가야만 하는 길”이라고 밝혔다.

고려대 전경
고려대 전경

■ 대학도 ESG 바람···ESG위원회 신설, ESG학과 신설 = ESG가 기업을 중심으로 시작됐지만 현재는 기업을 넘어 정부와 공공기관, NGO와 민간기관 등 사회 전체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대학도 마찬가지다. 대학에도 ESG 바람이 불고 있다. 

고려대는 지난해 4월 총장 직속 기구로 ESG위원회를 신설했다. 고려대는 ESG위원회를 통해 인류 사회의 지속가능발전에 기여하고 새로운 가치를 제시, 사회적 책임을 보다 적극 이행한다는 방침이다. 

고려대 ESG위원회는 ESG의 ‘E·Environmental’ 활동으로 △환경 회복 연구·환경 교육 △교내외 환경 협력 네트워크 구축 △교내외 Net Zero 운동 △지역사회 환경캠페인·활동 △국내 환경보호기관 협력 활동 △국제 환경 컨퍼런스·활동 등을, ‘S·Social 활동으로 △Engaged·Service Learning(참여·봉사 연계 교과) 강화 △사회혁신·공헌 연구 △교내 사회혁신생태계 구축 △사회공헌원 활동 강화 △글로벌 사회공헌 강화 등을 추진한다. 또한‘G·Governance’ 활동으로는 △교내 ESG 플랫폼 구축 △국내외 사회공헌 거점 구축 △교내외 사회혁신 협력 네트워크 구축·활동 △거버넌스 중심 사회공헌 활동 강화 △ESG 기반 대학 경영을 실현한다.  

우석대는 ESG 국가정책연구소를 설립하고 연구 활동에 본격 착수했다. 우석대 ESG 국가정책연구소는 지자체‧공공기관, 공기업을 대상으로 ESG 경영 평가와 교육 프로그램 등에 대한 연구 과제를 진행한다. 또한 우석대는 2022년 2학기부터 ESG 경영대학원을 개설, 공무원‧공기업 직원을 대상으로 ESG 전문가 과정을 운영할 예정이다.

남천현 우석대 총장은 “지속가능한 수준을 벗어나 지구의 환경문제와 조직 경영 모델 등에 대한 고민이 ESG로 대변되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 대학은 ESG 정책연구를 선도하기 위해 부속연구기관에 ESG 국가정책연구소를 설립했다”면서 “앞으로 중앙·지자체 공무원과 공공기관 임직원, 산업체 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ESG 지속가능한 경영 컨설팅과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지역혁신체계 기반 마련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는 ESG행복경제연구소와 공동으로 ‘ESG 전문가 과정(ESG Executive Education)’을 운영하고 있다. 교육 참가자들이 ESG 전문성과 핵심역량을 함양, 경영현장에서 ESG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융·복합 프로그램과 국내외 현장연수 등을 제공한다.

문형남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대학 경영 전면에 ESG를 내세운 대학들도 보이는데 매우 고무적이다. 대학의 발전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사진=아이클릭아트
사진=아이클릭아트

■ 정부 지원 확대, ESG 인재 수요 증가 전망···대학에 ‘청신호’ = ‘지속가능한 사회’와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한 필수템, ESG. 일각에서 ‘일시적 거품’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ESG의 중요성과 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무엇보다 기업 등에서 ESG 인재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이는 대학에 청신호다. 대학이 학부와 대학원교육은 물론 평생교육과 재교육을 통해 ESG 인재 양성과 재교육을 책임지면, 학령인구감소시대에 새로운 활로를 찾을 수 있다. 

문형남 교수는 “ESG 인력 양성 대학이 늘고 있는 것은 앞으로 ESG 전문인력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예상과 관련이 깊어 보인다”며 “대학에서 E, S, G에 대한 융합 역량을 가진 인재를 양성한다면 비로소 우리 사회에도 ESG 전문가가 탄생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이종서 가톨릭꽃동네대 총장(전 교육부 차관)은 “최근 기업경영에 거세게 불어오는 ESG를 대학경영은 물론 학생교육에서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업의 요구도 맥을 같이한다. 오경석 풀무원 바른마음경영담당 상무는 “ESG를 위해 글로벌 시민의식이 가장 중요하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이 공존해야 나와 우리가 지속가능할 수 있다는 것을 교육시스템을 통해 배워야 한다”며 “대학에서 ESG 전문가와 실무가를 위한 교육도 중요하지만, 글로벌 시민의식을 위한 인문교육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정부의 지원 확대도 대학에 기회다. 문재인 정부 시절 ESG 대응 차원에서 ‘2050 탄소중립 전략’이 수립됐고 대통령직속 탄소중립위원회가 출범했다. 윤석열 정부는 향후 5년간 65조 원 규모 예산을 ESG 분야에 투자할 방침이다. 특히 환경부는 2021년 9월 교육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와 ‘2021 환경공동선언식’을 개최했다. 기후위기·재난시대에 자라나는 미래세대들이 기후위기의 현실을 정확히 인식하고, 목표를 명확히 설정할 수 있도록 교육시킬 필요가 있다는 취지에서다. 이를 위해 환경부는 선언문에서 미래세대가 기후·환경교육을 필수로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학교의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기후·환경교육교재 보급 등의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환경부는 대학 대상 지원도 확대한다. 대표적으로 탄소중립 특성화대학원을 선정, 지원할 계획이다. 대학이 환경부를 비롯해 정부의 지원을 기반으로 ESG 분야 연구와 산학협력 등에 집중하면, ESG 시대를 선도할 수 있다.  

최남수 한국ESG경영원장(서정대 교수)은 “ESG는 우리의 지구를 위해, 우리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며 “따라서 ESG는 앞으로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ESG가 확산될수록 ESG 인재를 양성하고 ESG 분야를 연구하는 대학의 역할이 확대될 것”이라면서 “대학도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해야 할 시점에 ESG가 새로운 기회의 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앞으로 ESG 관련 정부·공공기관, 기업, NGO, 대학 등의 인터뷰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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