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우 디지텍고등직업교육협의회 회장(울산과학대 부총장)

이남우 디지텍고등직업교육협의회 회장(울산과학대 부총장)
이남우 디지텍고등직업교육협의회 회장(울산과학대 부총장)

교육통계서비스 자료에 따르면 공학계열 재학생 수는 점진적으로 감소 추세에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와 급격한 학령인구 감소는 공학계열도 피해갈 수 없는 한파를 맞고 있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공학계열 고등직업교육의 선도모델 개발과 공학계열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해 12월 10개의 공학계열 전문대학이 머리를 맞댔다. 공학계열의 미래 성장 발전에 핵심적인 차세대 기술명장을 양성하는 전문대학 ‘디지텍(DigiTect)고등직업교육협의회’가 만들어졌다.

디지텍(DigiTect)은 디지털(Digital), 기술(Technology), 콘택트(Contact)의 합성어로 회원 대학의 총장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전문대학 공학계열의 경쟁력 강화와 공학계열의 위기에 적극 협력하기로 뜻을 모아 디지텍고등직업교육협의회(협의회)를 발족하기로 했다. 협의회의 회장교는 울산과학대학교가 맡기로 했으며, 협의회의 의결기구로 ‘디지텍 고등직업교육총장협의회’를 조직해 조홍래 울산과학대 총장을 초대회장으로 선출했다.

협의회 참여대학은 △경남정보대학교 △동양미래대학교 △동의과학대학교 △대림대학교 △아주자동차대학 △연성대학교 △영남이공대학교 △울산과학대학교 △인하공업전문대학 △조선이공대학교 등 10개교로 5개 권역에 고루 분포하고 있으며 마이스터대 시범운영 사업, 디지털 혁신공유대학사업, 신산업 분야 특화 선도전문대학 지원사업 등에 선정되는 등 공학분야 역량을 인정받은 대학들이다.

10개 회원대학 총장들은 협약을 통해 △세계적 명문 공학계열 전문대학 도약을 위한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정책 제안과 연구 △재정지원사업을 통한 회원대학 간 공동프로그램 도출과 학점 공유 △공학계열 고등직업교육 모델 성과 포럼 공동 개최 등 대학 성과 공유 △공학계열 전문대학의 동반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기타 활동 등에 힘을 모으기로 약속했다.

지난 1년 동안 10개 회원대학 처·단장으로 구성된 실무자 협의회에서는 인하공전, 조선이공대등에서 실무자 회의를 열고 공동프로그램과 디지텍 대학 온라인 공유강좌 시행을 합의하고 세부 사항을 논의했다. 그 결과 참여대학 공학계열 재학생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해 창의·융합적 학습사고를 기르고 협업 능력을 강화할 수 있는 취업·창업 프로그램을 지난 7월 제주에서 실시했다.

또한 대학의 재학생·교원·산업체 재직자가 협업해 기업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거나 신기술 개발에 참여하는 캡스톤디자인 경진대회를 11월 10~11일 양일간 영남이공대에서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이 경진대회의 심사위원으로 현대중공업, 효성, 대한항공 등 대기업 인사들로 구성된다. 협의회는 이번 공학계열 캡스톤디자인 경진대회에서는 산업체 애로기술 해결형 프로젝트 운영 효율화를 고민하고 전문대학 전문기술석사과정의 성공적 운영 방안 등을 타진해 내실있는 공학계열 고등직업교육 모델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회원대학들은 온라인 강좌를 공유하고 운영하기로 했다. 우선 올해 2학기에 울산과학대(생산성 높은 공장 만들기), 동의과학대(성장과 발달), 인하공전(누구나 할 수 있는 AI 머신러닝)이 3개 과정을 운영한다. 참여대학 재학생들은 온라인 공유강좌 1~3개를 수강하면 1개 과정당 1학점을 받을 수 있다.

회원대학들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춘 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우수한 공학·기술 인력을 양성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지난달 28일 디지텍고등직업교육총장협의회는 한국공학교육인증원(회장 김우승, 한양대 총장)과 전문대 공학·기술교육 발전과 우수 전문인력 양성을 골자로 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한국공학교육인증원은 대학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이 국제 교육 기준에 부합하는지를 인증하는 기관이다. 국내 대학의 공학교육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공학교육인증제’를 실시하고 있다. 해당 제도로 인증받은 프로그램을 이수·졸업한 학생의 경우 공학 실무에 효과적으로 종사할 준비가 됐다는 점을 보증받게 된다. 협의회는 점차 공유강좌를 확대하고 표준화된 과정을 도출하고 개발해 전문대학에 맞는 산업체 인정 공학·기술 교육과정을 운영해 실력을 갖춘 실무 엔지니어 배출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협의회의 목표는 전문대학 공학계열의 새로운 시대에 맞는 산업인재 유형의 발굴 및 교육을 통한 산업체와 전문대학의 동반성장에 있다. 회원대학의 우수 직업교육 성과를 공유하고, 발전 방향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면서 지역사회가 원하는 공학계열 전문직업인을 양성할 수 있도록 회원대학들은 끊임없는 노력을 경주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은 비단 대학의 역할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뿌리산업의 근간인 전문대학 공학계열의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기 위한 정부, 지자체 및 산업체의 적극적인 행·재정적 지원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현재 교육부의 지원으로 시행되고 있는 다양한 사업 등이 있으나 일반대학에 비해서는 지원의 규모가 크다고 할 수 없다. 수도권과 지방의 부익부 빈익빈, 일반대학과 전문대학의 교육여건 격차 악화 등 지방과 전문대학을 위한 지원이 강화돼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지속가능한 공학계열 경쟁력 강화를 위한 범정부 차원의 재정지원 사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공학계열 중심 전문대학을 둘러싼 대내·외 여건은 날로 악화되고 있다. 한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노릇이다. 협의회는 회원대학들의 강점과 약점을 찾고 우수사례를 발굴하는 것부터 시작하고자 한다. 이 과정에서 대학들은 서로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것이며, 전문대학 공학계열의 새로운 교육모델을 마련할 준비를 할 수 있다. 변화에는 큰 고통이 따라오기 마련이다. 앞으로 우리에게 닥쳐올 큰 파고를 개별 전문대학이 막아서기는 버거운 현실이다. 앞으로 협의회는 작지만 묵직하게 또 담대하게 나아가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를 지향할 것이며 고통의 채찍질도 피하지 않을 것이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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