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경주 힐튼호텔, 대경·부울경권 HiVE 사업 워크숍…지역 현안 해결방안 공유
황선욱 동원대 교수 “전문대 상호협력 필요, 어려운 사업인 만큼 목표 설정이 중요”
송일규 엠에이알케이 대표 “HiVE사업, 지역 생존에 의미 있을 것…학생 참여 고려”

24일 경주 힐튼호텔에서 ‘2022년 HiVE사업 대경권·부울경권 사업단 워크숍’이 개최됐다. (사진= 우지수 기자)
24일 경주 힐튼호텔에서 ‘2022년 HiVE사업 대경권·부울경권 사업단 워크숍’이 개최됐다. (사진= 우지수 기자)

[경주=한국대학신문 우지수 기자]  대경권과 부울경 권역에서 교육부 고등직업교육거점지구(HiVE) 사업에 참여하는 전문대학들이 경주에 모였다. 이들은 HiVE 사업 전개에 따르는 어려움을 공유하고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지역사회가 당면한 문제를 대학이 함께 해결해나가는 과정에서 부딪히는 문제점에 대한 논의가 주를 이뤘다.

HiVE 대경권·부울경권 협의회는 ‘2022년 HiVE사업 대경권·부울경권 사업단 워크숍’을 24일 경주 힐튼호텔에서 개최했다. 영남권역 15개 대학의 HiVE사업 관리자 약 30명이 사업 방향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인 것. 행사는 25일까지 이틀간 진행된다.

각 권역별 협의회장이 행사 개최에 환영사를 전했다. 오정영 HiVE 대경권 협의회장(가톨릭상지대 기획처장)은 “여러 지역의 학교가 모여서 의견을 나누니 감회가 새롭다. 경상도 특유의 ‘됐나? 됐다!’ 분위기로 추진력 있게 모여서 기쁘다. 사람은 서로를 만나서 교류하며 발전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행사에서 전문대학 HiVE사업을 더 잘 운영할 수 있는 통찰력을 얻어 가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이수경 부울경권 협의회장(거제대 기획처장)은 “동남권과 대경권은 가까운 식구다. HiVE사업을 운영하면서 처음 마주치는 어려움으로 힘든 점이 있다. 서로 이런 사항을 공유하면서 전문대가 경쟁이 아닌 서로 함께 발전하는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행사는 두 번의 강연으로 채워졌다. 황선욱 동원대 교수가 ‘고등직업교육거점지구 사업의 성과관리 방안’에 대해, 송일규 엠에이알케이 대표가 ‘HiVE사업과 지역 혁신- 지역 현안문제 해결을 위한 HiVE Innovator Project 방안 모색’을 주제로 강연했다.

황선욱 동원대 교수(왼쪽)와 송일규 엠에이알케이 대표가 강연하고 있다. (사진= 우지수 기자)
황선욱 동원대 교수(왼쪽)와 송일규 엠에이알케이 대표가 강연하고 있다. (사진= 우지수 기자)

■ “전문대, 경쟁보다는 협력 중요…HiVE사업은 지역 산업의 수요를 얼마나 잘 파악하느냐가 관건” = 황선욱 동원대 교수의 강연으로 본격적인 워크숍이 시작됐다. 그는 사업 평가 보고서를 작성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들을 위주로 설명했다. “먼저 앞서 이수경 협의회장님께서 말씀해주신 대로 전문대의 사업은 경쟁이 아닌 협력·상생의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일반대와의 차별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이번 HiVE사업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다른 사업에서도 꾸준히 좋은 성과를 내고, 전문대 전체가 함께 발전해야 한다. 이 부분을 염두에 두고 사업을 진행하시기 바란다”며 강연의 포문을 열었다.

황 교수는 “HiVE사업의 성과관리보다 중요한 것은 이 사업이 어떤 성과를 목표로 해야 할까에 대한 고민이다. 하이브사업은 여태껏 진행해 온 국고지원사업과는 다른 성격을 가졌다. LINC사업, LIFE사업의 산업체 연계와 평생교육, 나아가 성인학습자 분야에도 연관돼 있다. 그리고 이러한 사안들을 해결하기 위해 지자체와 협력해서 인재양성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점이 가장 어렵다”며 “이런 어려움은 좋은 선례를 참고해 타개책을 찾아낼 수 있다. 하지만 HiVE는 궁극적인 사업 목표만 대학별로 같을 뿐, 지역별로 가지고 있는 문제점은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사업 계획 단계부터 탄탄히 다져나간다면 좋은 사업성과를 낼 수 있다”고 격려했다.

황 교수는 사업 목표 수립에서 대학들이 고쳐야 할 사항을 지적했다. “목표 수립 단계에서 필수 사항은 지역 산업 수요 분석이다. 사업 평가를 진행했을 때, 전국 단위로 산업계 수요를 분석하고 이에 따른 계획을 제시한 대학은 많았다. 하지만 학교가 속한 지역의 산업 수요를 자세히 분석하고 차별성 있게 계획한 학교는 적었다. 다른 지역에서 인기 있는 직종이라 할지라도 육성한 인재가 다른 지역으로 이탈하면 정주형 인재를 양성한다는 HiVE사업의 목표와는 부합하지 않으니, 이에 집중해서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며 “속해 있는 지역에 있어서는 해당 대학이 가장 전문가다. 방향만 알고 살펴본다면 분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실적’과 ‘성과’를 분리해서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많은 대학이 실적과 성과를 동일시하는 모습이 보인다. 성과는 자원 투입에 의한 결과물(100명에게 영어교육을 제공했다)이고 그 성과는 사업 전체 운영의 결과물(영어교육으로 학생들의 취업 질이 얼마나 높아졌는가)이다. 성과 보고에서 성과란에 실적 내용을 채워 넣으면 제대로 된 평가가 이루어질 수 없다. 이 사항을 잘 견지해서 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황 교수가 진행한 HiVE사업 컨설팅 내용을 바탕으로 학교들이 참고할 만한 개선점들을 소개하고, 내년도 사업을 이끌어갈 평가에 있어 중점적으로 관리해야 할 사항들에 대해서 하나하나 짚었다. 황 교수는 특히 “전문대가 사업을 진행하며 지자체와 일방향적 소통, 수동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정주율을 개선하기 위해 청년들이 지역 공동체와 어울리고 지역에 남아있기를 원하도록 만들기 위해 지자체에 청년 네트워크, 주민참여회 등 커뮤니티를 함께 구성하자고 제안하는 쌍방향 소통을 해 보시길 권한다. 지역 전문대학은 그에 맞는 충분한 기량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개별 대학의 성과에 따라 많은 전문대학이 함께 살 수도, 함께 죽을 수도 있다. 힘든 길이지만 부둥켜 안고 상생하며 사업을 진행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 “정주형 인재 육성하는 HiVE사업, 지역 현안 해결에 긍정적 효과 가져올 것…학생들의 자발적 아이디어 제공도 성과 높일 방안” = 송일규 엠에이알케이 대표는 HiVE사업의 지역현안 문제해결을 위한 프로그램적 접근법을 행사에 참여한 대학들에 제시했다. 그가 제시한 HiVE Local Innovator Project(LIP)은 이전에 진행됐던 WCC·ICK 혁신 공동프로그램처럼 사업을 진행하는 대학의 학생들을 한 데 모아 그들만의 지역문제 해결방안을 제시하게 한 뒤, 그 아이디어를 성과화하고 확산할 수 있도록 학교와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과정의 프로그램이다.

송 대표는 “지역소멸 위기가 현실적 문제로 다가왔고 지역 산업체는 인력난을, 지역 청년들은 수도권으로의 이탈을 원하는 시기다. 이 간극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지역 청년들이 지역에서 본인의 역량을 충분히 펼칠 수 있음을 알게 해야 한다. 지역 정주형 인재를 키워내는 HiVE는 이를 이뤄내기 위한 최적의 사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연에 이어 사업 관계자들의 열성적인 질의응답이 오갔다. 마지막으로 노재준 HiVE사업 발전협의회장은 “이번 행사로 권역 간 협력의 장이 열렸고 이를 통해 앞으로 사업의 공유 확산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길 바란다”며 “경쟁보다는 협력·상생이 중요함을 다시 한 번 강조드리겠다”고 말했다.

25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행사는 노재준 회장의 ‘HiVE사업 운영기준 및 사업비 집행 관리’에 대한 강의와 참여 대학들의 주요 사업 안내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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