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규 서령고 교사

최진규 서령고 교사
최진규 서령고 교사

바야흐로 세계는 반도체 시대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 한 달 뒤 행한 연설에서 “못 하나가 없어서 말편자를 잃었네. 말편자가 없어서 말을 잃었네. 말이 없어서 기사를 못 보냈네. 기사를 못 보내서 전투에 패했네. 전투에 패해서 왕국을 잃었네. 못 하나가 없어서 전부 다 잃었네”라는 옛 속담을 패러디하면서 국가 경쟁력의 근본인 ‘말편자의 못’을 강조한 바 있다.

그렇다면 미국이나 우리나라 입장에서 ‘말편자의 못’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반도체’다. 산업의 쌀로 불리는 반도체는 미국이나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는 핵심 산업이고 그것은 반도체 산업이 무너지면 국가 경제 안위가 위태롭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 전 세계는 반도체 공급망 재편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치열한 견제와 대결이 펼쳐지고 있고 국가 차원에서 대규모 투자까지 단행하고 있다. 사실 반도체 단일 품목에서 2022년 기준 세계 시장 규모를 따져보면 6000억 달러로 엄청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K-반도체는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58.4%로 독보적 1위다. 전체 반도체 시장 점유율도 18.4%로 미국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금 반도체 시장은 미·중 패권전쟁으로 지각 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또한 자율주행,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핵심 기술로 그 역할이 막중하다. 이런 이유로 미국도 2800억 달러의 반도체 투자법안을 통과시키며 ‘포스트 USA’를 천명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정부가 나서서 반도체 규제를 풀고 인력 양성 등 전방위적 지원에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는 메모리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위치를 점하고 있지만 파운드리와 소재·부품·장비 등에서 대만과 일본에 밀리고 있는 형국이다. 메모리는 초격차를 유지하고 그 밖의 분야는 추격자의 입장에서 대규모 투자와 함께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반도체는 이제 단순히 국가 간의 무역 상품에 그치지 않고 강대국의 패권 다툼에 있어 핵심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향후 반도체를 지배하는 국가가 결국은 치열한 패권 경쟁에서 살아남아 세계 경제를 선도할 것이 분명하다. 문제는 인력이다. 반도체 분야에 종사하는 인력은 매년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실정이다. 정부도 이런 점을 감안해 반도체 분야로 인재를 유인하기 위해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지원책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 반도체 분야를 선택하는 청년들은 그만큼 희망적인 미래를 맞이할 수 있다.

동의과학대 반도체과
동의과학대 반도체과

- 반도체과는 어떤 자질과 능력을 갖춘 학생이 지원하나.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 문제의식을 갖고 해석하고 다소 엉뚱하지만 전혀 다른 차원의 색다른 대안을 제시해 볼 필요도 있다. 반도체를 전공하겠다는 것은 기존의 지식을 수용하는 차원 이상의 상상력을 필요로 한다. 그런 점에서 교과 수업 시간에 궁금한 내용에 대해서는 그냥 넘기지 말고 반드시 질문을 통해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진로와 관련된 활동 가운데 가장 중요한 분야는 동아리라고 할 수 있는데 요즘은 전기전자와 관련된 동아리가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동료들과 함께 반도체와 관련된 주제를 정해놓고 탐구활동을 통해 관련 지식을 습득할 수 있어야 한다.”

- 반도체과의 잠재적 발전가능성은.
“반도체는 국가적 차원에서 집중 육성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취업으로 인한 부담은 줄어들 전망이다. 또한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인재가 곧 경쟁력이기 때문에 일정 수준 이상의 능력을 지녔다면 충분한 대우와 보상을 통해 자아실현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무엇보다도 반도체 인재 양성을 위해 국가적 차원에서 등록금을 지원하는 등 학비로 인한 부담에서 벗어나 학업에 전념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 어떤 과목으로 구성돼 있나.
“반도체 인력양성 유형의 로드맵에 따라 학기별로 단계적 학습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데 1학년 1학기는 전자공학기초실험, 회로이론, 전자회로, 디지털논리회로실험, AI기초프로그래밍을, 1학년 2학기는 회로시스템, 전자회로실습, 마이크로전자회로, IoT실습, 파이썬기초, 인공지능개론을 배우게 된다. 2학년 1학기는 PLC설계및활용, 전자캐드실습, 마이크로컨트롤러실습, 지능형네트워크, AI팀프로젝트를, 2학년 2학기는 제어공학실습, PCB설계및제작, AI프레임워크, IoT네트워크실습, 창업및AI시스템설계, 반도체디스플레이실습 등의 과목으로 구성된다.”

- 학과에서 취득할 수 있는 자격증은.
“전자산업기사, 무선설비산업기사, 전자계산기산업기사, 정보통신산업기사, 전자회로설계산업기사, 디지털제어산업기사, 전자캐드기능사, 전자기기기능사 등의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 졸업 이후 어떤 분야로 진출이 가능할까.
“졸업 후,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SDI, SK하이닉스, LG전자, LG디스플레이,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POSCO 등 전자 회로 설계 및 제조, IC 설계 및 제조, 반도체 장비 제조, 전자응용 시스템 설계 및 제조 업체를 비롯해, Google, NAER, DAUM, 한국전력, SK텔레콤 등 AI 및 IoT와 관련된 업체 등에 진출해 설계, 제조, A/S 업무 등을 담당한다.”

- 반도체를 운영하고 있는 전문대학은.
“반도체와 관련된 학과는 한국복지대에 AI반도체융합과, 영남이공대에 ICT반도체전자계열, 수원과학대와 여주대 등에 반도체시스템과, 오산대에 반도체장비과, 동양미래대에 반도체전자공학과 등이 개설돼 있다. 반도체과는 경남정보대, 동의과학대, 두원공과대 등에 설치돼 있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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