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혁신 지원사업, 올해 1주기 사업 마무리
사립대 투명성·공공성 강화에 큰 기여 평가
상지대·성공회대·성신여대·조선대·평택대 등
회계 투명성, 법인 공공성, 인사 민주성 강화

성신여대 미아운정그린 캠퍼스(사진=한국대학신문DB)
성신여대 미아운정그린 캠퍼스 (사진=한국대학신문DB)

[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사립대학의 공공성 강화를 위한 ‘사학혁신 지원사업’의 성과가 가시화 되고 있다. ‘사학혁신 지원사업’은 사립대학뿐 아니라 학교법인의 운영 전반에 대한 투명성과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됐다. 교육계에선 법인·대학·구성원 간 소통·협력을 바탕으로 건전한 대학 문화를 확립하고, 재단이 건전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법인 이사회 회의 공개, 감사 활동 강화 등 민주적 운영 기반이 탄탄하게 뿌리를 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처럼 사립대학의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을 선도하는 대학을 선정, 교육 현장에서부터 우선 도입하고 우수 성과를 발굴해 건전한 고등교육 생태계를 확립하는 내용의 ‘사학혁신 지원사업’이 올해 1주기 사업을 마무리한다.

‘사학혁신 지원사업’은 지난 2019년 정부가 사학의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으로 ‘사학혁신 추진방안’과 연계해 도입됐다. 사업 참여를 희망하는 사립대가 자율적으로 수립한 혁신 계획을 제출했고, 교육부가 이를 평가해 2021년 7월 총 5개 대학이 ‘사학혁신 지원사업’에 최종 선정됐다.

상지대학교, 성공회대학교, 성신여자대학교, 조선대학교, 평택대학교 등 5개 대학, 학교법인이 이 사업에 선정돼 2년간 연간 10억 원씩 총 20억 원의 재정지원을 받으면서 사립대학의 투명성·공공성 강화를 위한 혁신 과제들을 수행했다.

5개 선정대학(이하 선도대학)은 △회계 투명성 확보 △법인 운영의 공공성 △법인 운영의 책무성 △교직원 인사 민주성 △자체 혁신 등 총 5개 분야에 걸쳐 모두 112개 혁신 과제를 자율적으로 이행했다. 사학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대학별로 평균 22개의 혁신과제들이 이 사업을 통해 추진된 셈이다.

한국사학진흥재단 관계자는 “해당 사업을 통해 국내 사립대의 회계 투명성, 교직원 인사 민주성, 법인 운영 공공성 등을 강화할 수 있는 다양한 성과와 가능성을 확인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며 “기존 사립대에서 잘 운영되지 않았던 ‘이사회 참관 제도’를 마련하거나 ‘내부 회계 관리제도’를 구축한 것도 이 사업 덕분에 가능했던 성과”라고 평가했다.

사학혁신 지원사업은 지난 정부 국정과제에 포함됐었던 ‘공영형 사립대학’ 정책을 일부 수정해 추진된 정책이다. 고등교육의 질 확보와 더불어 공공성을 제고하기 위해 국내 대학에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사립대의 민주성·투명성을 우선적으로 향상시키겠다는 취지에서다.

지난 2021년 교육 통계를 기준으로 일반대에서 사립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82.1%(190개교 중 156개교), 전문대는 사립의 비율이 약 93.2%에 달한다. 재학생 통계를 봐도 사립대 학생은 국공립 대학생의 3배나 되고, 전문대의 경우 10명 중 9명은 사립 전문대에 재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책임져야 할 고등교육의 대부분을 사립대에서 대신하고 있는 구조지만, 사학(私學)을 바라보는 우리 국민의 시각은 고마움·존경과 같은 긍정적 시선보단 이들을 ‘사악(邪惡)하다고’ 보는 부정적 인식이 강하다. 사립대는 국립대와 비교해 환경에 대한 적응력, 경영 효율성이 탁월해 국제 경쟁력 확보에도 유리하지만, 이를 악용해 비리·부조리를 일삼는 일부 대학들이 전체 사립대 이미지를 실추시킨 탓이 커서다.

교육계에서 ‘사학혁신 지원사업’에 큰 기대를 거는 것은 해당 사업이 사립대의 투명성·공공성을 강화하고, 그간 가려졌던 사학의 진정한 가치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 고등교육의 질이 한 단계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사업의 한 관계자는 “사학혁신 지원사업을 통해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법인-대학-교직원·학생에 이르기까지 전 구성원이 하나로 뭉치게 한다는 데 있다”며 “국내 사립대학도 해외 유수의 사립학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명문대학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폭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지대 전경 (사진=한국대학신문DB)
상지대 전경 (사진=한국대학신문DB)

■ 상지대, 법인 산하 ‘재정위원회’…공익이사 제도 도입 ‘성과’ = 상지대는 지난 2년간 ‘사학혁신 지원사업’을 수행하며 지속가능한 대학 성장과 발전을 모색하기 위해 핵심과제를 비롯한 다양한 세부 과제를 추진했다. 특히 법인 산하에 ‘재정위원회’를 두고 이를 운영함으로써 상지대뿐 아니라 부속한방병원, ‘상지대관령고등학교’ 등 산하 학교·기관 재정까지 관리·심의하며 회계 투명성을 높인 게 그 핵심이다.

상지대 관계자는 “민주 공영대학을 추진한 성과를 바탕으로 국내 최고 사학혁신 선도대학을 구현하겠다는 목표로 이 사업을 추진했다”며 “대학 부총장을 사업단장으로 임명하고 대학본부·법인사무국 등이 협력·소통하며 총 32개의 사업과제를 짜임새 있게 수행했다. 올 6월 강원특별자치도 출범을 앞두고 있어, 상지대가 사학혁신 성과를 바탕으로 지역감소대학으로 경쟁력을 키워나갈 것”고 설명했다.

이뿐만 아니라 상지대는 해당 사업을 통해 ‘공익이사 제도’도 도입했다. 법인 이사회를 운영하고 구성할 때 공공성을 확보하고, 무엇보다 사학 법인 지배구조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겠다는 취지에서다. ‘공익이사 제도’를 운영하고 궁극적으로 법인의 자주성·공공성을 실현하기 위해 정책연구도 거쳤다. 올해 초 규정을 제정한 데 이어 정관을 개정하며 제도 도입 근거도 마련한 상태다. 상지대는 원활한 제도 이행을 위해 세부사항에 대한 개정도 추진하고 있으며, 차기 이사 선임 때부터 해당 제도를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성공회대 전경 (사진=한국대학신문DB)
성공회대 전경 (사진=한국대학신문DB)

■ 성공회대, 이사 자격 변경과 중임 제한 “투명한 이사회” = 성공회대는 사학혁신 지원사업에 선정된 이후 지난 2년간 사업단을 중심으로 왕성한 활동을 이어왔다. 운영위원회가 구심점이 돼 추진 과제를 매주 점검하는 등 업무를 체계적으로 진행했다.

성공회대 관계자는 “예·결산을 심의·수립할 때 학내 구성원이 모두 참여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고, 이사회 자료도 모두 다 열람할 수 있다”며 “개방이사를 법에서 정한 기준보다 더 많이 선임했으며 이사 중임 기간 제한, 열린 이사회 운영 등을 성공적으로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성공회대는 법인 설립자의 친인척이 이사장으로 선임되는 것을 제한했다. 이를 위해 정관에서 ‘임원의 자격’에 대한 내용도 개정했다. 교육계에선 성공회대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공정하고 투명한 이사회의 의사 결정을 위한 기틀이 마련된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밖에도 성공회대는 △수익용 기본재산과 수익사업 수익률 공개 △총장 선임 과정에서 구성원 의사 반영 강화 △법인과 대학 간 소통 상시기구 협의체 마련 △인권센터 설치 운영, 인사공정성 강화 △구성원 참여 소통 강화, 자체감사 강화 등 성과를 해당 사업을 통해 달성했다.

■ 성신여대, 사립대 최초 ‘감사심의·자문’ 공모제 도입 = 성신여대는 사학혁신 지원사업 선도대학으로 선정되며 대학의 투명성과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혁신 성과를 발굴하기 위해 다양한 과제를 추진했다.

특히 성신여대는 개방이사를 교직원 징계위원회 위원으로 반드시 포함하게 했고, 학교법인 이사장으로 설립자의 친인척이 선임되는 것을 금지했다. 또한 법인 운영의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 개방이사 추가 선임 등 혁신과제를 적극적으로 실행했다는 평가다.

이밖에 사립대학으로선 최초로 공모를 통한 감사심의·자문위원회, 시민감사관을 구성해 투명성을 높였고, 개인정보 등 일부 민감한 정보를 제외하면 감사에 대한 결과를 100% 공개하기로 했다. 아울러 교원과 직원, 학생, 동문 등 대학 구성원 4개 주체가 참여하는 총장 후보자 선거가 가능하도록 규정을 손봤으며, 민주적으로 선거가 운영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성신여대 관계자는 “우리 대학이 사학혁신 지원사업을 수행할 수 있었던 것은 그동안 대학의 민주적 운영을 위해 대학 내 전체 구성원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 결과”라며 “앞으로도 국내 사립대의 투명한 운영을 가능하게 하는 다양한 방안을 확대·공유하고 공공성을 강화하는 데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강조했다.

※ ‘사학혁신 지원사업’에 참여하는 조선대학교, 평택대학교 우수 성과 사례는 후속 기사에서 소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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