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원 《겁나 빠른 취업》 저자

김용원 《겁나 빠른 취업》 저자
김용원 《겁나 빠른 취업》 저자

역량면접이란 과거의 경험이나 면접 현장에서 보이는 행동과 말을 통해 미래의 행동을 예측하는 면접 기법을 말한다. 면접관들은 의사소통 능력, 문제해결 능력, 자기관리 및 개발 능력, 대인관계 능력, 정보 능력, 조직이해 능력 등 다양한 직무 역량을 평가할 때 이런 역량들이 제대로 갖춰져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역량면접을 도입, 실시하고 있다.

역량면접은 마치 스무고개를 하듯이 면접관과 면접자 사이에 질문과 답변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형식으로 진행되는데, 예를 들면 “연극반 회장을 할 때 구성원들의 갈등 때문에 가장 힘들었다고 적어 놓았는데, 그때 당신의 기분은 어떠했습니까? 문제를 가장 많이 일으키는 장본인을 어떻게 설득했습니까? 그를 비난한 적은 없습니까? 그를 퇴출시키고 싶은 마음은 없었습니까? 분노는 어떻게 참았나요? 등과 같이 구조화된 질문을 바탕으로 면접자의 특별한 행동 특성과 반응을 파악해 역량을 평가한다.

역량면접에서 말하는 역량이란 지원하는 회사의 직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의사소통 능력, 수리 능력, 문제해결 능력, 자기관리 및 자기계발 능력, 기술 능력, 대인관계 능력, 정보 능력, 조직이해 능력 등이며, 면접관들은 면접자들의 답변 내용과 표정, 행동까지 세심히 관찰하면서 역량을 측정하게 된다.

직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역량은 회사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예를 들면 A라는 회사가 중요시하는 대인관계 능력과 B회사가 중요하게 여기는 대인관계 능력은 다를 수 있다. 서로 기업 문화가 다르고, 인간의 가치에 대한 평가 요소도 다르기 때문이다. 또한 가중치를 두고 있는 직무 역량도 회사마다 수준 차이가 있을 것이므로, 지원한 회사가 분류하고 있는 직무수준과 직무성격을 분석 후 대응 논리를 갖춰야 역량면접에서 합격 확률을 높일 수 있다.

기존 면접은 면접관이 “경험이 없는 새로운 일을 맡았을 때 어떻게 하겠습니까?”라고 질문을 던지면, 면접자는 “도전 정신과 열정을 가지고 임하겠습니다”라며 단답식으로 응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역량면접은 “경험이 없는 새로운 일을 맡았을 때 당신은 어떻게 했습니까?”라는 질문으로 과거의 구체적인 경험과 행동을 이끌어 내면서 그때의 감정과 생각, 판단력, 사용한 언어와 습관, 인간관계 등을 고루 측정한다. 역량면접은 꼬리를 물고 진행되므로 자칫 적당히 얼버무리거나 거짓말로 대응했다가는 낭패를 당하기 십상이다. 참고로 꼬리에 꼬리는 무는 압박면접도 역량면접의 한 형태이기는 하지만, 압박면접은 갑과 을의 관계처럼 경직된 분위기에서 면접이 진행되기 때문에 면접자의 내재된 역량을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로 인해 요즘은 압박면접이 채용 전형에서 그다지 환영받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그렇다고 압박면접이 쉽게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압박면접 방식은 면접자가 압박을 받은 상황에서 보이는 행동 특성, 즉 안정감을 잃고 심하게 떨거나 화난 표정을 쉽게 노출하는지 등 면접자의 특별한 행동을 살필 수가 있고,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상태에서도 문제해결 능력이나 의사소통 능력을 잘 발휘하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계속 유지될 것이다.

역량평가는 면접자의 ‘말’과 ‘행동’을 평가하는데, 보통 1차 면접, 2차 면접으로 나뉘며 면접 기간이 연장되는 경우가 많다. 면접에 동원되는 방법은 인성면접, 그룹토론, 프레젠테이션 등 단골 메뉴 외에도 스포츠, 등산, 술자리 등 다양한 요소들이 추가된다.

면접자가 역량면접을 가장 잘 준비하는 방법은 자신이 걸어온 다양한 분야의 경험과 그 경험이 품고 있는 가치를 세세히 찾아내어 차분하게 대응하는 것이다. 그리고 잘 모르는 문제를 접했을 경우에는 솔직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 현명한 대응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만약 면접관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힘들었던 일과 그것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말해 보세요”라고 질문을 했다고 가정해 보자. 답변이 잘 떠오르지 않을 때, 면접자가 “저는 평탄하게 살아온 편이어서 아직 그렇게 힘든 경험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다른 질문으로 답변할 기회를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솔직하게 답변한다면 면접관에게 ‘솔직하고 당당한 지원자’라는 인상을 줄 수 있다. 물론 면접자의 답변 태도나 표정·목소리·어감 등에 따라 어느 정도 달라지기는 하겠지만 말이다. 참고로 답변이 잘 떠오르지 않을 때, 적당히 얼버무리려 하거나 꾸며서 말을 하다가 중간에 일관성을 잃어버리게 되면 비호감 면접자가 될 수 있으니, 주의하자.

‘솔직함’이라는 차선책을 선택했을 경우 다음 질문에 좋은 답변을 하게 되면 부족한 평가 점수를 회복할 수 있다. 하지만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로 부정적 이미지가 형성됐을 때에는 평가에 대한 회복 기회가 상실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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