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문대학입학관리자협의회, 14일부터 사흘간 제주 메종글래드서 하계 워크숍 개최
김용옥 회장, “입시 위기, 기회로 만들기 위해 찾아가는 입시설명회 등 발로 뛰며 돕겠다”
이보형 사무총장, “전문대 특화형 프로젝트 모형 설계 추진…우수사례 어필 전략 구상도”
고교 현장, “수험생에게 현실적 전문대 장점 설명한다면 전문대에 눈길 줄 학생 많다”
졸업생 취업처·급여 등 우수사례 소개, 졸업 후 명확한 비전 제시 등…발 빠른 홍보가 관건

한국전문대학입학관리자협의회가 지난 14일부터 사흘간 제주 메종글래드 호텔에서 하계 워크숍을 진행했다. (사진=우지수 기자)

[제주=한국대학신문 우지수 기자] 고교 현장에서 전문대가 주요 입학자원인 고등학생에게 졸업 후 취업처, 수요 있는 학과 등 현실적인 장점에 집중해 입시홍보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일반대와 비교해 전문대 진학에서 얻을 수 있는 장점을 졸업생의 사례를 들어 소개하고 고3 수험생 외에도 고1, 고2학년에게도 미리 입시홍보를 해 두면 진로 결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조언도 이어졌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입학자원 확보에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장이 마련됐다. 한국전문대학입학관리자협의회(회장 김용옥, 동서울대 입학홍보과장)가 지난 14일부터 사흘간 제주 메종글래드에서 상반기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번 워크숍에는 김용옥 한국전문대학입학관리자협의회장, 김대경 한국전문대학교무입학처장협의회장, 오장원 한국전문대학교무학사관리자협의회장, 이보형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사무총장, 허남숙 전공심화과정운영협의회장 등 전문대 관계자 및 입학 실무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행사 주요 내용은 △2023학년도 전문대 입시 분석 및 추진 방향 △2024학년도 전문대 입시 홍보전략 모색 △입시 현실 변화에 대응하는 전문대 구조개혁 방안 △고교 현장에서 바라본 전문대 입시 홍보전략 △2024학년도 지역별 입시 박람회, 학부모 설명회 추진 계획 △고교학점제 논의 △이외 전문대 입시 안정화를 위한 논의 및 토론으로 구성됐다.

김용옥 한국전문대학입학관리자협의회장은 “현대사회는 직장 아닌 직업의 시대이며 창업과 창작의 시대라고들 한다. 이런 사회적 변화와 이에 따른 수요를 파악하는 것 또한 입시를 담당하는 입학관리자들의 몫”이라며 “우리는 매일 쏟아지는 혼잡한 정보 속에서도 학생들의 욕구 변화, 경쟁 심화 등을 파악하고 이에 맞춰 입시제도를 혁신하려 힘쓰고 있다. 여기에 입시 박람회 등 홍보 전략을 가미한다면 전문대 미래를 위해 바람직한 청사진을 그릴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수시, 정시박람회, 찾아가는 지역 입시박람회, 학무보대상 입시설명회 등 프로그램으로 교육수요자에게 직업교육의 우수성을 전파해야 한다. 변화를 기회로 삼고 이 기회를 성장으로 이끄는 선순환을 만들 수 있도록 열심히 돕겠다”고 덧붙였다.

이보형 전문대교협 사무총장은 기조강연을 통해 전문대가 처한 상황과 이를 헤쳐나가기 위해 어떤 노력을 펼치고 있는지 개괄적으로 설명했다. 이보형 사무총장은 “최근 RISE 사업에 따라 거버넌스 구축 과정에 전문대가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광역단위 RISE 센터 구축 과정에 전문대 교수가 참여할 수 있도록 힘을 싣고 있다. 또 전문대 특화형 프로젝트 모형도 만들고 있다. 주요 우수사례 중심으로 어필한다면 전문대 소외 현상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독려했다.

전국 전문대 입학 담당 실무자들이 모여 전문대 입시 전망과 발전 전략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사진=우지수 기자)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전문대 수요를 이끌어내기 위한 방안의 일환으로 고등학교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전문대의 홍보 방향을 고민하는 강연이 참석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고교에서 학생들의 진로 상담을 진행했던 교사들은 지역 일자리 취업, 통학 거리 등 일반대와 비교해 전문대만이 가진 강점을 더 현실적으로 학생들에게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지금보다 빠른 시기에 홍보를 시작해야 하며 꾸준한 인식 조사도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오성룡 전 분당태원고 교장은 “집토끼를 먼저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성룡 전 교장은 “전문대도 충분히 일반계고를 공략 대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주변 근거리 고등학교와 관계형성에 주력해 협약을 체결해야 한다. 집에서 가까울수록 학생들이 찾을 확률이 높아지고, 결국 지역 정주인력으로 남는 인원도 늘 것이다. 전문 직업인을 꿈꾸는 중하위권 학생을 위해 전문대 정보를 더 자세하게 제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성룡 전 교장은 고등학교와 전문대가 교육, 비교육 프로그램에서 친밀도를 쌓아 올린다면 학생들도 그 학교를 입시 고려대상에 넣을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그는 “대학 시설을 찾아오고 싶게 만들기 위해서는 캠퍼스를 적극적으로 개방해야 한다. 학생들이 흥미를 가질 만한 동아리 프로그램도 추진하며 대학 근처에 거주하는 ‘찾아오는 집토끼’들을 확보해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입시설명회, 대학 홍보 등 학교로 방문해 프로그램을 제공한 학교도 있었지만 시도교육청을 통해 공문 형식으로 보내주면 학교 입장에서 진행하기 가장 수월하다. 이 방향으로도 고려를 부탁한다”고도 제언했다.

오 전 교장은 고등학교로 찾아가는 입시 박람회를 많이 운영한 모 전문대 입학관리자가 제시한 “학생들이 원하는,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설명회가 필요하다고 하는데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가 정확한 예시를 원한다”는 질문에는 “고등학교에서는 대학처럼 확대된 활동(동아리 등)을 많이 진행할 수 없다. 대신 진로 탐색 프로그램은 많이 활성화돼 있으니, 전문대가 이런 프로그램 결과를 활용해 얼마든지 파고들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문창민 남양주다산고 진로부장은 학생들이 전문대에 대해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을 뿐 전문대 자체의 매력을 이들에게 어필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문창민 진로부장은 남양주에 살고 있는 고3 학생들에게 진로, 입시 설문조사를 실시했더니 전문대에 대한 정보가 없을 뿐 인식이 나쁘지는 않다는 점을 설명했다.

문 진로부장 설명에 따르면 해당 설문조사는 학교와 학과 중 진학 시 더 고려하는 것, 수시 전형이 1, 2차로 나뉘어 있고 전문대는 지원 횟수 제한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등 전문대에 대한 정보와 인식을 묻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문 진로부장은 “전문대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진행한 조사 결과와 실제 전문대에 어떤 사람이 진학했고 어느 기업에서 근무하며 연봉 정보는 어느 정도라는 구체적 사례를 제시한 후의 조사 결과는 확연히 달랐다. 시큰둥하게 반응하던 학생 중에서도 눈을 빛내며 어느 학교의 어느 과에 지원하고 싶다고 콕 짚어 말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문 진로부장은 전문대 홍보 시기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통 수능 등급 6등급 이하면 대학을 가지 않으려 한다. 가고 싶은 학생은 상담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고3 수험생에게 3월에 전문대라는 선택지를 제시한다고 한들 선택할 확률은 적다며 고교 1학년 혹은 중학생 때부터 홍보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학교 전체의 홍보보다는 개별 학과에 대한 홍보 자료가 필요하며 모두가 함께 생존을 목표로 설정하기보다는 대학 특성화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며 “각 대학이 어떤 분야에서 특장점을 나타낼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 한다. 학생들이 이 대학에 가고싶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흥미 있는 스토리나 학생과의 유대관계를 만드는 것도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외에도 고교학점제와 미래교육협력지구를 활용한 미래 인재 양성 방안, 교육청과 협업하는 홍보 등 다양한 시각에서의 전문대 경쟁력 강화 방안을 제시했다.

이후 강광천 전문대교협 입학지원실장의 ‘2023학년도 입시분석’, 허남숙 학사학위전공심화과정운영협의회장의 ‘학사학위 전공심화과정 운영현황 및 과제’, 진학사 관계자의 ‘위기 탈출을 위한 전문대 효과적 홍보 및 입시 개선 방향’ 강연이 이어졌다. 행사 이튿날과 마지막 날은 △전문대 고교 교사 및 학생 대상 입시 홍보 방향 △고육분야 행정감사 혁신방안 △2024학년도 입시박랍회 추진 계획 발표 △2025학년도 전문대 입학전형 기본사항 설명 △2025년 시행 고교학점제 정책 설명 △전문대 입시홍보 전략 및 발전방향 모색 △전문대 입학전형 개선방안 위원회 경과 보고 등 일정으로 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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