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영 대경대학교 총장

이채영 대경대학교 총장.
이채영 대경대학교 총장.

올해 개교 30주년을 맞이하는 대경대학교는 지난 30년 동안 우공이산(愚公移山)의 마음으로 묵묵히 꾸준히 앞을 향해 도전해 왔습니다. ‘difference is the value’라는 슬로건으로 ‘차이가 아닌 다름’의 가치를 추구하면서 학생 한 명 한 명의 다름을 존중하고 인정하면서 빛나는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해 왔습니다.

고등직업교육을 통해 실무인재를 양성하는 전문대학은 지역과의 동반성장하는 역할을 담당하며 지역의 발전을 위해서는 대학의 역할이 더욱 확대되어야 합니다. 특히 학령인구 감소 등 현재 공통으로 당면한 대학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역대학과의 연계 협력 및 소통 활성화가 절실하게 요구됩니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대학의 역할이 사회적 책무를 다 할 수 있는 인재 양성에 앞장서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과거에 비해 훨씬 복잡해지고 세분화된 사회에서 인재의 역할을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당연히 전문대와 일반대가 지향하는 교육의 가치와 내용도 달라지게 됩니다. 전문대는 고등직업교육 및 평생교육체제 활성화의 구심점 역할로 전문 직업인 양성을 목표로 삼는 반면, 일반대는 심오한 학술이론 연구를 통한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일반대는 “미래에 대한 연구 및 인문학적 가치를 높이는 일에 집중해 전문적인 지식과 학술연구로 인한 인력 양성”에 그 초점을 맞춰야 하고, 전문대는 짧은 교육 연한과 다양한 학기제를 이용해 실제로 산업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핵심 실무에 의한 교육 방법을 택해 전문인 양성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 전문대는 급변하는 사회와 산업현장을 누구보다 빨리 인지해 신속한 의사 결정으로 교과과정과 수업방식을 바꾸어 사회 적응력이 뛰어난 인재를 양성해야 합니다. 이뿐만 아니라 단순한 지식 전달보다는 현실에 나타나는 다양한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인재를 배출하는 데 주안점을 둬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현장에 대한 이해, 자기 전문분야에 대한 숙련이 필요합니다. 전문대학의 교육모델은 현장지향적, 실용성과 중심으로 짜여져야 합니다. 달리 말하면, 산업체가 필요로 하는 지식과 현장에서 당장 필요한 실무기술과의 간극을 어떻게 좁힐 것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교육과정에 적용돼야 한다는 뜻입니다. 

우리 대경대는 일반대와 확실하게 차별화된 교과 과정을 만들기 위해 20년 전부터 강의실과 기존의 실습실을 없애는 교육적 혁신을 감행했습니다. 즉, 각 학과가 지향하는 직업에 맞는 산업 현장을 캠퍼스 안에 구축했습니다. 또한 다양한 전공을 두루 섭렵케 해 현실에서 접하는 다양한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는 인재를 키우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Excellent하기보다는 Different한 인재’를 키우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몇몇 사례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항공승무원 양성을 위해 비행기 모형의 실습실을 국내 최초로 만들어 사용하거나, 뷰티학부(헤어, 메이크업. 메디컬 스킨케어, 분장예술과)를 위해 ‘아세바’라는 영업 가능한 토털 뷰티숍을 캠퍼스 안에 만들었습니다. 이는 학생들의 동기유발을 가져왔고 이와 함께 현장감을 극대화하는 데 효과를 거뒀습니다. 직접 손님들을 대상으로 그들의 다양한 요구와 수준을 직접 익히게 하고,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돌출되는 상황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도록 했습니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대추를 활용해 대추막걸리를 제조하고 차츰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맥주, 막걸리, 와인에 이르기까지 특화된 교육을 통해 지역과 동반 연구 성장 모델 개발을 통해 매출 발생까지 이르게 됐습니다. 조리, 베이커리학과 학생들의 실무 경험과 비즈니스 마인드를 높이고자 ‘42번가’라는 퍼블릭 레스토랑을 오픈해 다양한 분야의 전공들이 합심해 메뉴 계획부터 재료 수집, 마케팅, 세무 및 최대한 수익을 올리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즉, 레스토랑 비즈니스를 위한 스타트업 실전 훈련을 한 셈입니다. 또한 동물학과를 위해 국내 최초로 캠퍼스 안 동물원을 만들었습니다. 최고의 쾌적한 환경에서 파충류관, 소동물원관, 야외 동물원관 등을 구축해 동물들을 키우고 보살피면서 우리 인류의 영원한 동반자로서 동물들을 인식하게 했습니다.

공연 예술 전공을 위해 연기와 무대, 방송, 분장 등을 융합해 한 사람이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도록 1인 멀티플레이어로서의 능력 함양을 시켰습니다. 이 모든 전공이 서로 융합해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되도록 노력했습니다. 캠퍼스가 거대한 토털 산업현장이자 살아 숨 쉬는 쇼핑몰이 되도록 했습니다. 그러한 생생한 산업 현장과 똑같은 환경에서 배운 우리 학생들은 그만큼 막상 취업을 했을 때 현장 적응이 빨라질 수밖에 없고 산업체에서 환영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다시 말해 전문대학의 캠퍼스는 어떤 캠퍼스보다도 실질적으로 산업체 현장과 똑같은 환경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알다시피 하버드대학보다 가기 힘든 곳이 미네르바대학이라고 합니다. 대학의 선택 기준이 바뀌고 있는 셈입니다. 하버드대학보다 더 인기 있다는 미네르바대학은 여러 나라를 옮겨 가면서 그 나라, 그 지방의 현재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는 능력을 키워 주고 있습니다. 어쩌면 미래의 교육, 미래의 인재상은 문제해결 능력에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전문대는 산업체 현장에 바로 적용이 가능한 교육을 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에 유연하고 창의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인재를 육성해야 합니다. 대학 시절부터 외부 환경, 외부 고객 등과의 끊임없는 접점을 찾아서 현장감을 기르고, 동기유발도 시키고 숙련된 전문 인력으로 거듭나도록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혹자는 학교가 장사한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충언도 받았습니다만, 필자는 장사를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전문대는 더욱 그래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궁극적으로 우리들의 교육은 그 추구하는 바의 수단이 되어야지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언제든 취업이 가능한 교육, 스타트업을 시작할 수 있는 교육, 창업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거나, 창업 의지를 북돋는 교육 등등. 핵심은 살아있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그런 교육이 궁극적으로 우리 전문대가 나아갈 교육 방향이 아닐까 싶습니다. 

<한국대학신문>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