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대교협, 22일부터 이틀간 제주서 ‘2023년 하계 총장세미나 개최
이주호 부총리 참석, 총장단과 토크콘서트 진행…전문대 현안 논의
“전문대·폴리텍 협력 교육부·고용부 논의…폴리텍 전환도 가능하도록”
글로컬대학 전문대 1개교 선정 ‘아쉽다’…내년 재도전 좋은 결과 기대
‘스터디 코리아 3.0’ 6월 말 발표…전문대 유학생 정책 긍정 국면 전망

2023 전문대학 총장세미나에서 열린 부총리와의 대화에서 이주호 부총리가 전문대 총장들과 전문대 현안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제주=한국대학신문 우지수 기자] “전문대가 한국폴리텍대로 전환을 희망한다면 교육부가 지원하겠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전문대의 폴리텍대 전환 요청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주호 부총리는 전문대와 폴리텍대가 각각 교육부, 고용노동부에 귀속돼 있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더 나아가 교육의 본질에 집중해 대학 간 벽 허물기를 넘어 부처 간 벽 허물기까지 힘을 쏟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최근 글로컬대학30 예비 지정대학 결과에서 전문대가 1개교 선정에 그친 것과 관련해선 교육부가 바라는 방향을 파악해 계획을 잘 세운 대학들이 선정대학에 포함된 것이라고 답했다.

22일 이주호 부총리는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가 제주에서 개최한 ‘2023 전문대학 하계 총장세미나’에 참석해 전국 전문대 총장들과 토크콘서트 형식의 대담을 진행했다. 이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전문대와 폴리텍 간 연계 협업에 대한 연구과제를 수행 중이다. 향후 폴리텍으로 역할 변화를 희망하는 전문대가 나온다면 이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대담은 전문대 현안에 대해 총장이 질문하고 부총리가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훈 전문대교협 국제협력실장(서정대 교수)은 대담의 진행을 맡아 “전문대교협 총회 역사상 처음으로 부총리와 토크콘서트를 함께하게 됐다. 현안 해결 성과로 이어지길 바란다. 이번 토론은 RISE 체제로 대두된 지역사회에서의 전문대 역할 모색과 전문대 재정 악화 타개를 주제로 나눠보고자 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22일 제주에서 열린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하계 전문대학 총장세미나에서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전문대 총장단과 토크콘서트 형식의 대담을 진행했다. 왼쪽부터 이효인 대전과학기술대 총장, 김영도 동의과학대 총장, 이주호 부총리, 남성희 전문대교협 회장(대구보건대 총장), 권민희 전문대교협 수석부회장(연성대 총장), 조순계 조선이공대 총장. (사진=한명섭 기자)
22일 제주에서 열린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하계 전문대학 총장세미나에서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전문대 총장단과 토크콘서트 형식의 대담을 진행했다. 왼쪽부터 이효인 대전과학기술대 총장, 김영도 동의과학대 총장, 이주호 부총리, 남성희 전문대교협 회장(대구보건대 총장), 권민희 전문대교협 수석부회장(연성대 총장), 조순계 조선이공대 총장. (사진=한명섭 기자)

■ “RISE, 교육부 등 범부처 플랫폼으로…원한다면 폴리텍 전환 지원” = 김영도 동의과학대 총장은 수도권 밀집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역 일자리 창출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문대와 폴리텍의 기능 충돌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할 방안이 필요하다고도 주장했다. 이에 이 부총리는 RISE 사업에 교육부 외 타 부처도 참여하며 전문대와 폴리텍의 협력은 물론 전문대의 폴리텍 전환까지 지원하겠다고 답했다.

김영도 총장은 “‘먹이가 없어서 서울에 왔더니 둥지가 없어 알을 못 낳는다’는 책 구절은 현 대한민국 인구 문제를 관통한다. 지방소멸을 늦추기 위해서는 먼저 지방에 먹이, 즉 일자리를 만들고 국민이 정주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며 “전문대와 폴리텍의 역할 충돌로 지역사회에 실질적으로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는 데 사회적 비용 낭비가 발생한다. 두 기관이 인력양성에 협력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해달라”고 제언했다.

이주호 부총리는 “RISE 사업은 교육부뿐 아니라 고용노동부 등 대학을 지원하는 다양한 부서가 올라타는 초광역 플랫폼 사업으로 발전할 것이다. 특히 고용노동부와 나눈 폴리텍에 대한 논의가 진전을 보였다. 전문대는 교육부만의 영역, 폴리텍은 고용노동부만의 영역이라는 고정관념을 없애고 기관이 지역발전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집중하겠다. 교육부는 ‘과감한 혁신’을 강조하고 있으니 전문대와 폴리텍의 협업은 물론 통합과 폴리텍으로의 전환 역시 지역발전 차원에서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면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글로컬대학 전문대 1곳, 교육부 원한 그림 아냐…제안서 보완해 재도전한다면 좋은 결과 기대” = 남성희 전문대교협 회장은 RISE 체계가 광역지자체 모델로 설계돼 기초지자체 기반의 전문대가 소외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지역소멸을 해소하기 위해 개발한 전문대만의 역할 모델이 지역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교육부의 지원도 요구했다. 이효인 대전과기대 총장은 RISE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구성되는 각종 협의회에 전문대 인사의 참여가 구조적으로 적어 이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주호 부총리는 RISE 사업에서 전문대의 목소리가 소외되지 않도록 전문대 인사가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 부총리는 “광역지자체에서 시작한 RISE 사업의 목표는 세밀한 단위의 기초지자체와 모두를 아우르는 초광역 지자체까지 포함된 지역대학 지원사업 플랫폼”이라며 “글로컬대학에서 강조하는 벽 허물기, 커뮤니티 형성, 대학-지역 동반성장 3단계 모델에 집중한다면 RISE와 글로컬대학 모두 만족스러운 결과를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 부총리는 글로컬대학 예비 선정에서 전문대가 1개교만 선정된 데에서는 아쉬움을 표했다. 각 대학이 제출한 글로컬사업 제안서 대부분에서 ‘벽 허물기’는 충족됐지만 이후 커뮤니티 형성, 대학-지역 상생 발전안이 부족한 모습이 보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예비 선정은 교육부가 원했던 그림은 아니다. 이번에 안됐다고 실망하지 않고 계획서의 부족한 점을 보완해 더 많은 전문대가 글로컬대학에 지원해 달라. 내년 3월까지 공고가 게시된다. 전문대가 좋은 성과를 내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전국 132개 전문대학 총장이 한데 모여 전문대 발전 방향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전국 132개 전문대학 총장이 한데 모여 전문대 발전 방향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 “‘스터디 코리아 3.0’ 6월 말 나온다…유학생 정책 진전, 과감한 재정지원 이어질 것” = 전문대 재정지원 확대와 유학생 유치 다각화에 대한 총장들의 요구도 이어졌다. 조순계 조선이공대 총장은 “뿌리산업이나 제조 등 지역 산업인력 부족이 심화되고 있다. 목포 조선소에는 일감이 많은데도 인력이 없어 배를 못 만든다. 유학생을 양성하고 관리하는 데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권민희 전문대교협 수석부회장(연성대 총장)은 “올해 초 고등교육특별회계로 전문대 재정에 일부 숨통이 틘 건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많은 전문대가 재정 문제로 허덕이고 있다. 올해와 같은 재정지원 확대를 꾸준히 이어나가줬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이주호 부총리는 이달 말까지 새로운 유학생 정책을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전문대 재정지원에 대해서도 꾸준히 확대해나갈 방침이라고 답했고 RISE 체제에서 전문대가 자리 잡도록 도와 재정적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게 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 부총리는 “법무부와 논의한 해외 유학생 정책인 ‘스터디 코리아(Study Korea) 3.0’이 6월 말에 공개될 것이다. 해외 각지에 산재해 있는 한국교육원에 유학생 지원센터를 설치해 역할을 키울 계획이다. 대학에서 특정 국가의 유학생을 필요로 하면 해당 국가 유학생 지원센터와 협업해 유학생을 수혈받을 수 있게 된다”며 “한 대학보다는 여러 대학에서 다양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컨소시엄형 유학생 교육 프로그램도 제시하겠다”고 예고했다.

그는 이어 “혁신을 이행하는 대학은 확실히 지원받고 그렇지 않은 대학은 지원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대학가에서도 눈치채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생태계가 정착돼야 고등교육이 진정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이다. 전문대는 일반대보다 더 현실을 마주하고 있기에 오히려 적극적이고 담대한 변화를 추구해 더 큰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총리와 전문대 총장단 간담회 이후 △우남규 한국사학진흥재단 본부장의 ‘사립대학 재정진단 추진 방안’ △문성후 한국ESG학회 부회장의 ‘ESG의 현재와 미래’ 등을 주제로 한 강연이 이어졌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