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5일 ‘서울지역 전문대 라이즈 기반 지산학 협력 활성화 방안 토론회’
“라이즈 거버넌스서 ‘전문대 목소리’ 누가 대변하나”…전문대 포함 필요 주장
링크3.0, 하이브, 라이프2.0 사업 흐름 유지하면서 서울시 지역 특성 반영해야
교육부·서울시 “대학이 지자체에 제안하는 게 중요…체계 기반 다지는 시기”

지난달 15일 열린 ‘서울지역 전문대학 RISE 기반 지산학 협력 활성화 방안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서울특별시의회 제공)
지난달 15일 열린 ‘서울지역 전문대학 RISE 기반 지산학 협력 활성화 방안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서울특별시의회 제공)

[한국대학신문 주지영 기자] 서울지역 전문대 9개교가 지역혁신 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라이즈) 전환을 앞두고 “서울시가 라이즈 거버넌스에 전문대 관계자를 더 많이 참여하도록 도와야 한다”며 한목소리를 냈다. 특히 서울지역 전문대가 사회 계층이동을 위한 사다리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서울시의 적극적인 지원을 당부했다.

지난달 15일 서울특별시의회 제2대회의실에서 ‘서울지역 전문대학 라이즈(RISE) 기반 지산학 협력 활성화 방안 토론회’가 열렸다. 라이즈는 교육부의 대학 재정지원사업의 행·재정 권한 일부를 지자체에 위임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내년부터 전국 지자체에 도입될 예정이다.

라이즈 본격 전환에 앞서 현재는 경남·경북·대구·부산·전남·전북·충북 등 7개 시도가 지난해부터 라이즈를 시범운영 중인 상황이다. 정부는 시범운영을 거쳐 내년 라이즈를 전국에 안착시키겠다는 구상이다. 라이즈 도입 취지는 지역과 대학의 동반 성장이다. 교육부는 이를 기반으로 학령인구 감소와 지방 소멸 등 지역의 주요 현안을 해결하고자 한다.

이 가운데 전문대 교육 현장에서는 라이즈 체계 전환 후 전문대 소외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지자체와 지역대학 거버넌스에서 전문대 파이가 일반대에 비해 작다는 점에서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러한 우려는 이번 토론회에서도 이어졌다. 서울 전문대 총장, 산학협력처·단장 등은 라이즈 거버넌스에 전문대 참여를 높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신해웅 한국전문대학산학협력처·단장협의회 경인지역회장(한양여대 산학협력처·단장)은 “서울시가 라이즈 거버넌스에 전문대 총장·보직교수가 많이 참여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며 “서울시 라이즈 기본 계획이 공표된 후에는 거버넌스를 중심으로 대학·산업체·지자체별로 기본계획에 대한 의견을 수렴해 보완·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상석 한국전문대학산학협력처·단장협의회장(부산과기대 부총장)도 라이즈 거버넌스 참여 인원으로 전문대 총장은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라이즈에서 전문대를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전문대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 ‘지역고등교육위원회(가칭)’에 전문대 총장이 들어가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라이즈 시범 지역에서 ‘지방대학·지역균형인재육성지원협의회’와 ‘지역협업위원회’로 나뉜 지역단위 대학지원 거버넌스를 ‘지역고등교육위원회’로 통합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아직 위원회 구성원이 확정되지 않았으나 전문대 소외 불안감은 여전하다. 라이즈 체계 전신이라 볼 수 있는 지역혁신사업(RIS)의 경우를 보면, 주요 협의회 구성원이 일반대 중심으로 운영됐기 때문이다.

신종석 배화여대 총장은 라이즈 거버넌스뿐만 아니라 지자체·대학 실무진 간 협의체도 구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서울시의 라이즈 실무 대표진과 서울지역 전문대의 라이즈 대표 간 협의체도 구성되면 발전이 있을 것”이라며 “라이즈 전환을 앞두고 서울시가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신해웅 회장이 라이즈 체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서울특별시의회 제공)
신해웅 회장이 라이즈 체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서울특별시의회 제공)

■ 서울지역 전문대, ‘계층이동 사다리’ 역할…실용기술·평생직업교육 강화해야 = 서울지역 전문대가 계층이동 사다리 역할을 한다는 점도 거듭 강조됐다. 이와 함께 서울시가 전문대가 담당하는 평생·직업교육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신해웅 회장은 “서울에 있는 전문대는 서울 소재 일반 사립대보다 계층 이동률이 더 우수하다”며 “서울지역 대학 입학생 통계를 분석하면, 서울 최상위권 일반대보다 전문대에 하위계층 입학률이 훨씬 높다는 결과가 나온다. 결국 서울 전문대 9개교가 학생·시민의 계층 상승에 기여하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신 회장은 이어 “서울시장 공약을 살펴보면 약자 이동, 계층이동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전문대가 잘하는 실용 기술 보급과 취약계층·신중장년 대상의 평생·직업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라이즈로 재원이 통합될 예정인 교육부의 전문대 대상 국고 사업들인 △고등직업교육거점지구사업(HiVE, 하이브) △2주기 대학의 평생교육지원 체계 지원사업(LiFE2.0, 라이프2.0) △3단계 산학연협력 선도대학 육성사업(LINC3.0, 링크3.0) 등도 서울시 특성을 반영한 사업 재·개편을 거쳐 성과를 잇게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또한 서울지역 전문대들은 이날 서울시에 ‘서울 소공인 비즈 센터’ ‘서울 평생·직업교육 센터’ 등 사업을 구체적인 방안과 함께 제안하며 참석자들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신 회장은 “서울지역 전문대 9개교가 회의를 거쳐 나온 안으로서, 해당 사업을 9개교가 공동 운영하는 안을 서울시에 제안했다”며 “서울시 라이즈 기본 계획에 반영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일반대와 다른’ 전문대 역할, 전략 필요성 강조 = 토론회에 참석한 서울지역 전문대 총장들은 라이즈 내에서 전문대는 일반대와 차별화된 전략과 역할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고등직업교육에 대한 범정부 차원의 지원도 함께 촉구했다.

나세리 한양여대 총장은 “교육부의 지방대학 활성화 지원 정책에서 서울지역 대학은 제외되고 있다. 또한 일반대와 전문대를 동일선상에서 경쟁하도록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시와 서울지역 전문대는 서울시와 시민의 발전을 도울 수 있는 역할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신종석 배화여대 총장도 “라이즈에서 일반대·전문대 간 개념을 정확히 분리해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박주희 삼육보건대 총장은 전문대 생존이 국가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전문대가 무너지는 것은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는 것과 같다”라며 “직업교육을 꾸준히 해왔던 전문대 미래가 무너지지 않도록 고등직업교육 체제를 개편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 서울시 “전문대, 지자체에 직접 제안해야” = 서울시는 서울지역 전문대가 적극적으로 시에 의견을 제안할 것을 당부했다. 이와 더불어 기본 계획을 수립 단계에서는 전문대 간의 의견을 통합해 지자체에 전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조언도 이어졌다.

신명기 서울시 산학협력팀장은 “대학이 지자체에 역으로 제안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서울 평생·직업교육 센터’ 같은 제안들도 전문대 간 계획을 더욱 세부적으로 정리해서 주면 라이즈에 반영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성근 교육부 고등직업교육정책과장은 “지금은 전문대끼리 모여서 하나의 의견으로 지자체와 소통해야 한다”며 “올해까지 라이즈 전환을 위한 기반을 다지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번 토론회는 황철규 서울특별시의원(도시계획균형위원회) 등 서울특별시의회와 한국전문대학산학협력처·단장 경인지역 협의회가 주최·주관했다. 현장에는 서울지역 전문대 9개교 총장, 산학협력처·단장 등을 비롯해 서울시·시의회·교육부 관계자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