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 1일 삼육보건대서 ‘ESG 대학 클러스터 5차 포럼’ 개최
‘돈쭐내는 소비자’ 등장…ESG 경영 개념 숙지한 소비자 양성 기관 발돋움해야
“평가 지표는 모니터링 영역일 뿐…ESG 실천 무게중심 ‘지속 가능성’에 두길”
‘ESG 우수대학 벤치마킹. 전공별 지표 개발’ 위해 호주·뉴질랜드 방문 계획도

1일 삼육보건대에서 열린 ‘ESG 대학 클러스터 제5차 포럼’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주지영 기자)
1일 삼육보건대에서 열린 ‘ESG 대학 클러스터 제5차 포럼’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주지영 기자)

[한국대학신문 주지영 기자] 전문대가 ‘ESG 친화형 소비자’를 양성하는 교육 기관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ESG 경영’을 실천하는 기업이 소위 ‘착한 기업’으로 인식되면서 이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난 영향이다. 대학이 ESG 경영 가치를 이해하는 소비자를 지속 배출하면 산업, 경제 등 사회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최남수 서정대 교수는 1일 삼육보건대에서 열린 ‘ESG 대학 클러스터 제5차 포럼’에서 이러한 주장이 담긴 기조 강연을 진행했다. ESG 대학 클러스터는 전국 전문대 41개교가 모여 ESG 경영을 위해 협력하는 네트워크다. ESG는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영어 첫 글자를 조합한 단어다. 최근 환경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지속 성장과 생존을 위한 핵심 가치로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남수 서정대 교수가 기조 강연에서 외부기관으로부터 평가 받기 위해 ESG 경영을 실천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사진=주지영 기자) 
최남수 서정대 교수가 기조 강연에서 외부기관으로부터 평가 받기 위해 ESG 경영을 실천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사진=주지영 기자) 

최남수 교수는 ‘이젠 ESG 경영 시대-최근 동향과 핵심 이슈’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ESG 경영이 제품에 대한 새로운 수요를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착한 기업, 착한 제품을 소비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국민 3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63% 이상이 ESG 경영 여부가 제품 구매에 영향이 있다고 답했다”며 “앞으로 ESG 경영 가치를 숙지하는 ESG 친화형 소비자를 양성하는 게 중요해질 것이다. 대학은 ESG 경영 교육을 바탕으로 ESG 친화형 소비자 양성 기관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ESG 경영 평가 지표를 수립하는 주체가 대학이 돼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대학이 특성화 분야를 고려해 집중할 평가 지표를 발굴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최 교수는 “평가 지표를 전부 잘할 필요 없다. 여러 지표를 확인한 뒤 각 대학이 잘할 수 있는 지표를 선별해야 한다”며 “대학이 지표를 선택하고 정부와 대중은 이를 바탕으로 한 선택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최민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 ESG 대학 클러스터 분과위원이 전문대 ESG 경영 실천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주지영 기자)
최민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 ESG 대학 클러스터 분과위원이 전문대 ESG 경영 실천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주지영 기자)

■ “정부로부터 평가받기 위한 ESG 경영 실천은 경계해야” = 포럼에 참석한 관계자들은 외부기관으로부터 평가받기 위한 ESG 경영을 경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국내 대학의 ESG 경영이 정부로부터 좋은 평가 받기에 집중됐다는 지적이다.

최 교수는 “ESG 경영을 평가받기 위해 실천하려는 오류에 빠지지 않아야 한다”며 “대학과 구성원이 진정성을 갖고 환경을 개선하고 사람을 존중해야 한다. ESG 경영은 구성원이 이심전심(ESG心)으로 협력할 때 가능하다”고 전했다. 

최민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 ESG 대학 클러스터 분과위원도 평가를 위한 전략보다 대학과 사회 발전에 실제로 기여하는 ESG 경영을 실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민 위원은 이날 ‘대학의 ESG 이슈와 KPI 제안’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이같이 밝히며 ESG 경영의 ‘지속 가능성’을 강조했다.

그는 “대학의 ESG 경영이 단순한 캠페인에 머무르면 안 된다. 실제로 지속 가능한 가치를 갖고 있어야 한다”며 “ESG 경영은 대학이 인재를 양성하는 데 최선의 방어선 역할을 한다. ESG 지표는 평가 항목이 아닌 모니터링 영역이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충북보건과학대의 그린캠퍼스, 순천제일대의 안전체험 실습장, 삼육보건대의 EO세미나 사례를 예시로 들며 ESG 경영 사례가 활발하게 공유·확산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유수경 메타버시티 연구위원장이 지난해 진행한 ESG 해커톤 프로그램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주지영 기자)
유수경 메타버시티 연구위원장이 지난해 진행한 ESG 해커톤 프로그램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주지영 기자)

■ 지난해 열린 ESG 해커톤 프로그램 사례 공유도 = 이 밖에도 이날 포럼에는 지난해 진행된 ESG 2차, 3차 해커톤 프로그램 사례도 소개됐다. 프로그램에는 총 9개 전문대(△경인여대 △충북보건과학대 △삼육보건대 △울산과학대 △한양여대 △동남보건대 △순천제일대 △군장대 △여주대)에서 102명의 학생이 참가했다.

참가 학생들은 해커톤 프로그램에서 ‘폐현수막을 재활용한 휠체어 안장·등받이 ’ ‘못난이 농산물을 활용한 포케 밀키트’ ‘친환경 리필형 칫솔’ ‘의료폐기물 픒라스틱을 재활용한 키링’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한 보도블럭’ ‘폐텐트를 재활용한 캠핑용품’ ‘비건 전문 물품마켓 정보 공유 앱’ 등의 아이템을 기획했다.

사례를 발표한 유수경 메타버시티 연구위원장(울산과학대 교수)은 “학생들은 해커톤 프로그램을 통해 ESG 개념과 SDGs 목표를 이해하고 실천하는 프로젝트를 기획했다”며 “메타버시티에서 팀별 학습 결과물을 발표하고 전시하는 활동도 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는 ESG 해커톤 프로그램과 메타버시티2.0과 연계한 ‘학습자 디지털 역량 경진대회’도 개최할 계획이다. 유수경 위원장은 “해커톤 프로그램 결과물을 홍보하는 숏폼을 제작하는 활동을 기획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본인 발명품을 직접 홍보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오는 4차 해커톤 대회에서는 이 부분을 염두하고 진행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이날 이승훈 삼육보건대 치위생과 교수가 ‘ESG 기반 공유학점·마이크로디그리 교과목 개발’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번 포럼은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회장 강문상)가 주최하고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회장 남성희), 삼육보건대, 한국대학신문 등이 후원했다. 포럼에는 전문대, 교육계 관계자 40여 명이 참석했다.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이필형 동대문구청장 등 정치계 인사들도 영상 축사를 전하며 많은 관심을 보였다.

박주희 삼육보건대 총장이 축사에서 국내 ESG 가치 확산을 위헤 ESG 교육이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사진=주지영 기자)
박주희 삼육보건대 총장이 축사에서 국내 ESG 가치 확산을 위헤 ESG 교육이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사진=주지영 기자)

박주희 삼육보건대 총장은 이날 축사에서 “ESG를 이야기한지 오래되지 않았는데 빠른 속도로 국내에서 ESG 경영이 이뤄지고 있다”며 “ESG와 관련된 교육과정, 교재, 콘텐츠를 개발하면 대한민국이 더욱 빠르게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성희 회장은 영상 축사에서 “대학 경영 위기로 어려운 시기에도 전문대는 지속적인 성장 방향을 찾고 있다”며 “ESG 대학 클러스터는 앞으로 대한민국의 지속 성장이 가능할 수 있는 희망의 씨앗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강문상 회장은 개회사에서 “ESG가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화두”라며 “대학이 학령인구 급감과 라이즈(RISE, 지역혁신 중심 대학지원체계) 도입을 앞두고 힘든 상황이다. 이 가운데 전문대가 ESG 경영을 실천하고 협력하면 꿋꿋하게 발전의 길을 걸어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어 강 회장은 “올해 학회는 ‘전문대 ESG 자율지표 개발’ ‘ESG 해커톤 대회 고도화’ ‘마이크로디그리 콘텐츠 개발’에 나설 것”이라며 “특히 올해 6월 말부터 7월 초 사이에 해외 ESG 우수대학 벤치마킹을 위해 호주, 뉴질랜드를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문상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장이 올해 학회 사업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주지영 기자)
강문상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장이 올해 학회 사업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주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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