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태 영동일고 교사

윤희태 영동일고 교사
윤희태 영동일고 교사

학령인구가 급감하면서 대학 입학 정원이 수험생 수를 넘어선 지 오래다. 대학 진학이 보편화된 가운데 ‘어느 대학’에 입학하는 지가 학생 삶의 중요한 부분이 됐다. 대부분의 학생은 ‘인서울 4년제 대학’ 우상에 빠져있다. 이들 중 일부는 ‘성적’ 때문에 전문대 입학을 고민하기도 한다. 비수도권에서는 일반대에 누구나 들어갈 수 있다. 따라서 성적으로 인해 전문대를 선택하는 경우는 적다. 반면 수도권은 일반대 모집정원이 수요를 못 따라가서 상황이 다르다. 성적 경쟁에서 밀린 학생들은 비수도권 일반대, 수도권 전문대 입학을 선택한다. 결국 본인의 진로와 적성을 무시하고 성적과 통학 거리에 맞춰 대학을 선택하는 셈이다.

여전히 고등학생들은 전문대에 대한 관심이 적다. 학생들은 3학년이 되고 입시 상담에서 수도권 일반대 입학이 어렵다는 말을 들으면 그때부터 전문대에 관심을 갖는다. 상담 시 전문대 지원을 고려하는 학생들에게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질문을 던진다. 전문대 선택 기준, 전문대에서 성공할 수 있는 학생 성향에 대한 내용을 담아봤다.

전문 자격증 취득과 빠른 취업을 원하는가?
전문대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학과는 보건계열인 간호학과, 치위생학과, 방사선학과, 임상병리학과, 물리치료학과 등이다. 이들 학과는 전문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어 취업률이 높다. 이미 관련 직종에 종사하는 전문대 출신 선배들도 많다. 또한 취업 후 직업과 학업을 병행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교육계열로는 유아교육과, 아동보육학과도 취업이 쉬운 편이다. 유아교육, 아동보육 분야 전문가들의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빠르게 현장에 나가서 취업하고 싶다면 전문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전문대에 지원하는 편이 좋다.

학문적 탐구를 선호하는가, 실용적 활용을 선호하는가?
학생들은 취업을 위해 일반대, 전문대에 진학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일반대 교육 목표는 학문적 탐구다. 학문적 탐구를 바탕으로 새로운 지식을 만들거나 미지의 세계를 해설하는 이론을 만드는 데 교육 목적이 있다. 최근 일반대 졸업 후 전문대로 입학하는 ‘유턴입학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본인이 학문적 탐구보다는 실용적 활용을 선호한다는 걸 알았다면, 이러한 시간 낭비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학생들 가운데 실용적인 활용에 더 능력이 있는 학생이 존재한다. 소위 말하는 ‘일머리가 좋은 사람’이다. 실용적 활용을 좋아하는 성향이라면 전문대에 진학해 본인의 능력을 보여주는 것을 추천한다.

자신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있는가?
보건계열 같은 특정 학과를 제외하고 볼 때, 계획 없이 전문대에 입학하는 학생들이 많다. 계획 없이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은 두 가지 부류로 나뉘게 된다. 먼저 환경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이다. 이들은 ‘왜 학교가 너무 작지’ ‘수업 지원은 왜 별로지?’ ‘여기 졸업한다고 무슨 일이 벌어질까?’ 등의 생각을 갖고 다른 좋은 환경과 비교하며 2년을 허비한다. 반면 본인에게 자신감이 있고 기회를 활용할 줄 아는 학생들은 전문대의 다양한 기회를 충분히 활용한다. 전문대는 산학협력을 바탕으로 취업 기회가 보장된다. 졸업 후에는 학점제 등을 통해 학사학위 취득도 가능하다. 2년 만에 졸업하고 빨리 취업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는 경우도 많다. 일반대에 비해 다양한 경험을 하며 본인이 좋아하는 일을 적극적으로 찾아내는 셈이다. 당장 현재에 계획이 없더라도 본인에게 자신감을 가진 학생은 전문대가 주는 다양한 기회들을 활용해 본인의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

학생들은 본인의 성격을 파악하기 위해 MBTI에 관심을 둔다. 본인의 성향, 강점 등을 파악하고 싶다는 욕망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그런데 대학 선택에서는 개인 성향을 고려하지 않고 성적과 통학 거리에 맞춰 지원한다. 대학을 결정하는 데 단순한 사회적 편견, 통학 거리가 중요한 요소가 된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학생들은 일반대와 전문대 특징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자신의 성향도 고려해 전문대에 지원할 필요가 있다. 전문대라는 특징에 맞는 질문들을 스스로 던져야 한다. 본인 성향을 파악한 뒤 전문대에 지원해야 개인의 능력을 더욱 효과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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