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태 영동일고 교사

윤희태 영동일고 교사
윤희태 영동일고 교사

‘의대 증원 2000명’으로 나라가 떠들썩하다. 증원의 당위성에 대한 논의를 떠나 의대 정원을 포함한 의료 개혁 목표는 ‘국민의 건강복지 증진’이다. 그런데 지역 의료시스템은 수도권에 비해 매우 열악하고, 수도권 상급 병원에 모든 자원이 집중돼 수도권 병원으로 많은 환자가 모이고 있다. 고향에 혼자 계신 어머니가 응급상황에서 갈 수 있는 병원이 없다면, 서울에 살고 있는 자식들은 매일매일 어머니에 대한 걱정으로 본업에 집중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수도권 이외의 지역에 의대 모집인원을 늘리고 병원을 확충하겠다는 방안을 내놓았다. 그렇다면 의대 증원 문제를 두고 전문대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정부의 지역의료 강화 방안을 중심으로 전문대 유망학과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2차 병원 인력 집중화로 ‘지역 2차 병원 체계 개선’
정부 정책의 핵심은 지역 2차 병원에 인력을 집중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서 인력은 의사 수뿐만 아니라 병원에서 근무하는 인력 전체를 의미한다. 따라서 지역 2차 병원에서 입원, 수술, 응급을 담당하면 지역의 일자리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이유로 전문대에서는 2차 병원 필수인력에 해당하는 간호사, 임상병리사, 방사선사를 양성하는 간호학과, 임상병리학과, 방사선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수도권 몇몇 대학의 경우 해당 학과들의 입시 결과가 일반대의 입시 결과를 추월하기도 한다. 여기에 지역 2차 병원의 일자리가 더 증가한다면 수도권 이외 지역 전문대의 해당 학과들도 취업률이 매우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해당학과들은 지역 2차 병원 발달과 함께 더욱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특정 치료 분야(중독, 소아, 분만, 화상 등) 전문병원 제도 개편
이 정책은 지역 병원에 특정 치료 분야의 가교 역할을 맡기겠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특히 전문병원을 구축해 전문인력을 기반으로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이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불편함을 해소하겠다는 의도도 담고 있다. 노인, 아동, 여성을 위한 전문병원을 지역에 만들 예정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

전문대에서는 이러한 분야에 특화된 학과들이 존재한다. 물리치료학과, 작업치료학과, 언어치료학과가 이에 해당한다. 물리치료학과는 이미 잘 알려진 것처럼 근골격계 환자와 신경계 손상환자의 기능 회복을 도와주는 학과다. 작업치료학과는 질병이나 사고로 인해 신체적, 정신적으로 기능이 저하된 환자가 일상 생활이 가능하도록 재활을 돕는 학과다. 물리치료와는 다르게 정신 질환을 다루는 치료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또 노인, 아동, 여성이 대상인 경우가 많다. 현재는 아동 대상의 다양한 전문기관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언어치료학과는 언어라는 측면으로 더욱 구체화된 학과다.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기반으로 재활 관련 업무를 하게 된다. 국가에서도 국민의 복지 범위를 확대하기 위해 작업치료와 언어치료에 바우처를 제공하고 있으며, 정신의학과와 협력해 운영하고 있다.

심·뇌질환 중증 응급 중심 전문가 네트워크 기반 환자 전원체계 구축
중증 환자 이송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의 정책이다. 환자 이송에는 효율성뿐만 아니라 전문성도 필수적인 요소이다. 따라서 환자를 이송할 때 응급구조사, 의료진(의사, 간호사)을 반드시 동반해야 한다. 일부 전문대에는 응급구조(학)과가 개설돼 있다. 이외에도 국방군사계열(의무/전투부사관과), 의무부사관과(응급구조학전공) 등의 학과에서 응급구조사를 양성하고 있다. 응급구조사는 단순한 이송뿐만 아니라 사고·재난상황 등에서 적절한 응급의료를 제공하는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 특히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도 순발력을 발휘해야 한다. 정부가 환자의 병원 간 이송을 지원하는 정부의 전원체계 네트워크화 정책과 함께 지역의 응급구조사 수요는 급증할 것이며 향후 유망학과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의대 정원의 증가라는 단편적 이슈만을 보기보다는 의료체계의 변화와 정부 정책을 동시에 들여다보면 전문대에서도 미래 유망학과들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보건 분야에서 전문대는 실무능력을 가진 필수인력을 배출하는 전문교육기관이다. 앞으로도 그 발전 가능성은 매우 크다. 아픈 사람을 도와주고 싶다는 따뜻한 사명감이 있는 학생들은 미래 발전 가능성이 높은 전문대 보건 계열의 유망학과들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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