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전문대교협 총회 회장 선거서 제22대 회장으로 선출
이순신 장군 리더십 본받아 전국 전문대학 130개교 이끌겠다 전해
“협의회 비전 세우는 것부터 시작…전국 전문대학 협력해 ‘난세’ 극복할 것”
1997년 동의과학대 교수로 기획실장, 부총장 역임…2011년 총장 취임
외국인 유학생 유치서 ‘Study VET-Job Track Korea 100K’ 계획
“직업교육 개인 삶 윤택하게 만드는 ‘국가 복지’로 인식할 필요 있어”

김영도 제22대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이하 전문대교협) 회장 당선인이 지난달 28일 부산에서 열린 전문대교협 임시총회에서 선출 소감을 전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김영도 제22대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이하 전문대교협) 회장 당선인이 지난달 28일 부산에서 열린 전문대교협 임시총회에서 선출 소감을 전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주지영 기자] “아직 신에게는 12척의 배가 있습니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이하 전문대교협) 제22대 회장에 당선된 김영도 동의과학대학교 총장은 지난 3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이순신 장군의 명언 중 하나를 읊었다. 김영도 당선인은 학령인구 감소, 지역소멸에 따른 난세 속에서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을 본받아 130개교 전문대학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김 당선인은 “아직 우리를 둘러싼 상황이 너무 절망적이라고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희망은 있다”라고 덧붙였다.

김 당선인은 지난달 28일 전문대교협 임시총회에서 진행된 신임 회장 선거에서 52.5% 득표율로 제22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그는 지난 1997년부터 동의과학대 교수로 재직하며 기획실장, 부총장 등을 역임했으며 지난 2011년 동의과학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김 당선인은 30여 년 동안 직업교육 현장, 전문대학 생태계가 변화하는 것을 지켜본 끝에 전문대학을 둘러싼 여러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이번 회장 선거에 출마했다. 그는 “그동안 전문대학이 좋을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어려운 상황이다. 10여 년 전부터 학생 수가 감소하면서 여러 전문대학 특히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대학들은 더욱 어렵다”며 “이런 위기를 지켜보며 전문대학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끄는 역할을 해야겠다는 의무감이 생겨 이번 회장 선거에 출마했다”고 설명했다.

김 당선인은 총 7개의 공약을 내걸었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지역혁신 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라이즈)’ 대응형 조직 재편, 권역별 총장회·사업단협의체 전공계열분과위 통합협의체 운영, 지역 정주형 유학생 트랙으로 외국인 유학생 유치 등이 있다. 특히 고등직업교육법 신설, 고등·평생교육지원 특별회계 연장 등을 해결하기 위해 국회 입법부 문을 두드릴 예정이다.

이 밖에도 유학생 비자 규제 완화, 등록금 자율인상, 국고 사업비 증액 등을 위해 교육부뿐만 아니라 고용노동부, 법무부 등 여러 정부 부처와 적극 소통할 계획이다. 김 당선인은 직업교육의 선진화는 국가 차원에서 꼭 필요한 작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직업교육은 개인의 윤택한 삶을 보장하는 국가 복지 정책 중 하나로 인식해야 한다”며 “이런 점에서 선진 직업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우수한 인력도 투입하고 국가적 재정지원도 필요하다. 국가에서 직업교육을 소홀히 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김영도 당선인이 지난 3일 본지와 줌 인터뷰에 참석해 당선 소감을 전하고 있다. (사진=주지영 기자)
김영도 당선인이 지난 3일 본지와 줌 인터뷰에 참석해 당선 소감을 전하고 있다. (사진=주지영 기자)

-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제22대 회장으로 선출된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린다.
“성원과 지지를 보내 주신 것에 대해 감사 인사를 드린다. 이번 선거를 준비하면서 회장이 된다면 무슨 일을 어떻게 해야 할지 나름 고민도 했고, 주위 총장님들께 자문을 구하며 공약을 구체화했다. 약속한 7가지 공약을 임기 중 반드시 실천할 것이다. 공약 성사 여부는 우리가 얼마나 힘을 결집해 지혜롭게 헤쳐 나가느냐에 달렸다고 본다. 2년 임기가 그리 긴 시간은 아니지만 긴 호흡을 갖고 바른 방향을 찾아 함께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협의회가 정책 연구도 많이 하고 있고 교육부도 여러 방면에서 지원하고 있는데, 여기에만 의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130개교가 모두 힘을 모아야 지금의 난관을 극복할 수 있다.”

- 공약 실천을 위해 교육부뿐만 아니라 법무부, 고용노동부 등 여러 부처와의 의견 조율이 중요할 것 같다. 소통 전략을 세운다면.
“라이즈 전환을 앞두고 정부 기관과 여러 채널을 통해 협력해야 하는 만큼 ‘정부 기관 대응형 조직’으로 바꿔야 한다. 교육부, 법무부, 고용노동부, 중기부, 국회 등 여러 기관과의 접촉을 더욱 늘려야 한다. 지산학에 기반을 둔 ‘라이즈 지산학 대응 조직’으로 개편할 필요가 있다. 정부 부처, 국회에 전문대학이 지역소멸과 산업공동화를 막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더 인식시켜야 한다. 협의회에서 각 분야 정부 부처와 잘 협력하고 있지만 시대에 맞게 재구조화하고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전문대학 인적 자원도 최대한 활용할 생각이다. 회원대학의 인력을 분석하고 더 정책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TF를 구성하고자 한다.”

- 직업교육법 제정, 고등·평생교육지원특별회계(고특회계) 연장 등이 신임 회장이 해결해야 할 주요 과업으로 꼽힌다. 임기 중 과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있는지.
“임기 동안 직업교육법이 기본법으로 마련될 수 있도록 국회 입법부 문을 계속 두드릴 생각이다. 유럽에서는 직업교육법이 1960년대부터 만들어졌고 시대가 바뀜에 따라 계속 개정해왔다. 국가적으로 직업교육법을 중요하게 다루는 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22년 직업교육법 제정을 준비했으나 통과되지 못하고 폐기됐다. 현재도 고등직업교육은 고등교육법, 평생교육법 양쪽에 걸쳐있다. 고특회계 연장도 지난해부터 노력하고 있다. 고특회계, 교부금 어떤 형태로든 직업교육을 지원하는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국가적으로 직업교육을 지원해야 직업교육도 발전할 수 있다. 전문대학은 개인이 경제·사회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정보와 기술을 함양하고 경험 많은 성인·중장년들이 새로운 정보와 기술을 얻을 수 있는 직업교육을 제공한다. 전문대에서 제공하는 평생직업교육을 바탕으로 한 개인은 자주적인 삶과 경제 자립 능력을 키울 수 있다. 직업교육은 개인 삶을 지탱하는 직업과 연결되기 때문에 국가 복지 중 하나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 학령인구 감소와 지역소멸 문제가 더해져 전문대학의 위기가 심화되고 있는데, 전문대학 생존에 가장 필요한 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이제 전문대학이 지역사회에서 절대적인 역할을 해야 할 시대가 도래했다. 구체적으로 전문대학은 ‘취·창업 친화형 직업교육’ ‘신·중장년 대상의 재취업·창업 평생직업교육’ ‘정주형 유학생 맞춤식 직업교육’ ‘은퇴 세대의 고숙련 기술을 청년 세대에게 전수하는 교육’ 등을 전담하는 기관으로 발전해야 한다. 모두 전문대학이 잘할 수 있는 분야가 직업교육이다. 이와 함께 국가소멸을 막기 위해 유·초·중등 교육비 재정지원이 직업교육으로 많은 부분 전환되어야 한다.”

- 새로운 입학자원으로 외국인 유학생이 최근 주목받고 있다. 공약에서도 이와 관련해 ‘Study VET-Job Track Korea 100K’를 언급했는데, 이에 대한 설명 부탁드린다.
“‘정주형 유학생 유치 전략’이다. VET-Job 트랙으로 오는 2027년까지 10만 명의 유학생을 유치하는 것이 목표다. ‘VET’은 Vocational Educational Training의 앞 글자를 모은 단어다. 교육부가 지난해 유학생 교육경쟁력 제고방안 ‘스터디코리아 300K’를 발표했다. 오는 2027년까지 유학생 30만 명을 유치하겠다는 전략이다. 교육부는 지난 2004년 ‘스터디코리아’를 처음 발표해 외국인 유학생을 적극 유치하기 시작했다. 이때와 지금 상황이 조금 다른 점은 이제 국가에서 정주형 유학생을 유치하는 데 집중한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단순히 외국인 유학생을 원했다. 그런데 이제는 학업을 끝내고 지역에 취업해 정주하는 유학생을 유치하려는 모습이다. 석박사 교육으로 우수한 해외 인재를 양성하는 것도 좋지만 지역 정주까지 이어지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이유로 전문대학에서 유학-취업-정주까지 이어지는 형태의 교육과정을 구축하는 게 적합하다. 교육과정도 외국인 유학생 맞춤형으로 개발해야 한다. 국내 학생과 동일하게 2년 과정을 수료하는 건 힘들다. 2년 중 절반은 한국어 교육, 문화 교육을 충실히 하고 절반은 전공 교육을 해야 한다. 이때 전공도 국내 학생이 듣는 수준보다 다소 낮춰야 한다. 다만 현장에 투입돼 근무하는 데 어려움은 없는 수준이어야 한다. 이후 현장에서 일하며 업무에 적응한 뒤 1, 2년 뒤 전공심화과정을 수료하는 형태로 운영해야 한다. 심화과정에서 전공 기술 역량을 강화하는 셈이다. 유학생 관련 전공심화과정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

- 당선 소감에서 이순신 장군 리더십을 언급했다. 특히 장군의 애국·애민 정신에 담긴 ‘사랑’ ‘정성’ ‘정의’ ‘자력’ 네 가지 정신을 강조했는데, 각각의 의미를 해석한다면.
“이순신 장군은 개인의 공을 세우기 위해 전쟁에 나가지 않았다. 그는 늘 ‘선공후사(先黨後私)’의 마음으로 전쟁에 임했다. 사리사욕이 없었다. 이순신 장군의 선공후사 자세를 본받아 회장직에 임할 것이다. 또 강조했던 ‘사랑’ ‘정성’ ‘정의’ ‘자력’의 마음은 이순신 장군이 백성들을 아꼈던 마음에서 비롯됐다. 사랑은 말 그대로 백성들을 어떻게 도와줄지 늘 고민하던 모습과 이어진다. 이순신 장군은 모든 일에 정성을 다하면 미래가 보인다고 말했다. 모든 일에 마음과 정성을 다해 임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의미다. 또 그는 항상 정직했고 부정한 방법을 쓰지 않았다. 원칙이 있었고 결정에 사적인 치우침이 없었다. 마지막으로 자력은 문제를 풀어갈 주체인 ‘나’의 힘을 뜻한다. 전쟁에서 이겨 나라를 지킬 수 있는 ‘나’가 이순신 장군과 백성들이었던 것처럼, 전문대학을 둘러싼 지금의 ‘난세’를 이겨낼 수 있는 것도 전문대학뿐이다. ‘나’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신적·물질적 자립이 필요하다. 이러한 점에서 이순신 장군은 자력의 정신도 강조했다.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을 배워야 한다. 우리 청년들도 이순신 장군의 정신, 리더십을 많이 배웠으면 좋겠다. 미래를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 마지막으로 전문대학 구성원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린다.
“우리 모든 대학이 힘을 모아야만 전문대의 실용 직업교육이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다. 상황이 어려우면 주변을 잘 보지 못한다. 전문대학도 힘을 모아야 한다는 건 아는데 그게 잘 안된다. 앞으로 각자도생은 안 된다. 힘을 모으고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이다. 대학마다 각자 힘들기 때문에 협력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도 알고 있다. 지역에는 대학 간에 경쟁도 해야해서 어려운 상황이다. 전문대교협 신임 회장으로서 전문대학의 결속력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 3년을 겪고 난 뒤 학생들의 활기도 떨어졌다.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대학끼리 협력해서 인성교육 콘텐츠도 만들 필요가 있다. 전문대학이 한마음으로 혼연일체가 돼 단결해야만 지금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김영도 당선인이 지난달 28일 부산에서 열린 임시총회에서 이순신 리더십을 강조하며 앞으로의 포부를 밝히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김영도 당선인이 지난달 28일 부산에서 열린 임시총회에서 이순신 리더십을 강조하며 앞으로의 포부를 밝히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 김영도 당선인은…
동의대 기계설계과에서 공학사, 부산대 대학원에서 공학 석·박사를 취득했다. 1997년 동의과학대 자동차과 교수로 임용돼 기획실장, 부학장을 지냈으며 2011년 3월 동의과학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전문가모니터 위원, 민주평화통일자문위원회 자문위원,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고등직업교육연구소 연구자문위원, 한국전문대학기술교육혁신총장협의회 회장으로 활동했다. 현재 교육부 자격정책심의회 위원, 부산지방경찰청 경찰발전협의회 위원, 법무부 청소년범죄예방위원 부산동부협의회 부회장, 부산·울산·경남·제주 지역전문대학총장회 회장, 디지텍고등직업교육협의회 회장, 고등직업해외인재유치협의회 회장으로 있다. 주요 상훈으로 교육발전분야 교육부장관 표창, 자원봉사분야 부산광역시장 표창, 문화발전분야 부산진구청장 표창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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