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교협, 25~27일 코엑스 1층 A홀에서 수시 박람회 개최
전국 149개 대학 참가…‘의대 증원’ ‘무전공’ 1대 1 상담 가능
지방 의대 입학처 관계자 “작년보다 상담 인원 두 배 늘어”
“쉴 곳 없어 바닥에서 기다려”…늘어지는 대기 시간에 불만도
[한국대학신문 김소현 기자] 전날 밤 열대야가 이어진 푹푹 찌는 날씨에도 코엑스 1층 A홀은 사람들로 붐볐다. 빠른 번호로 입장해 대입 상담을 받기 위한 학생과 학부모들로 가득했다. 이들은 대기 공간에 줄지어 앉아 대학 입시 책자를 찾아보거나 이야기를 나누며 입장 시간을 기다렸다. 기나긴 줄은 행사가 열리는 A홀을 지나 B홀까지 이어졌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2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1층 A홀에서 ‘2025학년도 수시 대학입학정보박람회’를 개최했다. 3일 동안 이어지는 이번 수시 박람회는 ‘자율전공선택제 확대’ ‘의대 정원 증원’ ‘첨단학과 증원’ 등 여러 이슈가 몰리면서 첫날부터 ‘역대급 인파’가 몰렸다.
자녀의 대입 상담을 위해 수시 박람회를 찾은 학부모 A씨는 “비교적 가까운 서울에 살고 있어 여유를 갖고 왔더니 대기표가 이미 다 마감됐다”며 “일찍 온 사람들은 새벽 1시부터 대기했다고 들었다. 부스 별로 대기 줄도 길어 상담은 못 받고 책자만 챙겨서 가려고 한다. 사람이 많이 몰려 무서울 정도”라며 혀를 내둘렀다.
대교협에 따르면 이날 방문객은 오전 11시 기준 7000명을 넘어섰다. 많은 인파가 몰렸지만, 끝없이 대기줄이 이어진 수도권 4년제 대학에 비해 지방대학은 한산해 극명한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
■ 변수 많은 2025학년도 입시…수시지원 가장 큰 이슈는 ‘의대 증원’ = 이번 박람회의 가장 큰 화두는 2025학년도 대입부터 적용되는 의대 증원이었다. 의대를 둔 대학들은 부스에 의대 관련 문구를 크게 새겨놓았고 간호학과가 있는 대학에도 많은 인파가 모였다.
의대를 둔 대학의 입학처 관계자는 “작년에 비해 상담 인원이 두 배 정도 늘었다”며 “의대 정원 확대에 따라 주로 의대 관련한 내용을 물어보신다. 작년에는 대기줄이 없었는데 올해는 대기줄이 생겼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대를 둔 수도권 대학의 입학처 관계자 역시 “의대 관련해 상담을 많이 하러 오신다”며 “인기 대학과 비인기 대학의 상담 인원 차이가 큰 것 같다”고 전했다.
전년 대비 간호학과 인원 역시 1000명 넘게 늘어나면서 간호학과를 둔 대학에도 상담을 받기 위한 줄이 이어졌다. 간호학과가 있는 대학의 입학처 관계자는 “작년 수시 박람회와 분위기는 비슷하다”면서도 “간호학과 쪽으로 질문을 주시는 분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자율전공선택제가 확대됨에 따라 관련 상담을 받기 위한 학생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평택에서 온 고3 학생 B씨는 “지금 딱히 선택하고 싶은 전공이 없어 자율전공학부 관련 상담을 받으러 왔다”며 “교환학생 등 학교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물어봐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 너도나도 의대 지원에 틈새 지원 전략 ‘눈길’ = 의대 지원에 많은 이목이 집중된 사이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의대를 희망하는 학생들이 늘어나면서 평소 인기 있던 학과의 경쟁률이 비교적 낮아질 것이란 판단에서다.
동두천에서 박람회를 찾은 고3 학생 C씨는 “의대가 증원되면서 그쪽으로 지원이 몰려 이과 쪽 다른 학과는 비교적 여유로워진 부분이 있다”며 “대학에 상담을 받아보니 의대에 인원이 몰려 빈 자리가 생기는 학과가 있을 수 있다고 들었다. 그 부분을 공략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안산에서 온 학생 D씨 역시 “이번 입시는 많은 부분이 바뀌어 혼란스럽다”면서도 “공대를 준비 중인데 의대 증원으로 관심이 쏠리다 보니 공대 쪽은 인원이 몰리지 않아 평소처럼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 지방대학 관계자는 “의대·간호학과 증원 등 큼직한 이슈가 있지만 다수의 학생과 학부모는 의대 외에도 목표로 하는 학과와 수시 전형을 명확히 세우고 상담을 받으러 오신다”며 “이에 장학금 제도, 지리적 위치, 교통수단 등 구체적인 내용들을 알려드리고 있다”고 귀띔했다.
■ ‘역대급 인파’에 “체계적 관리 필요하다” 불만도 = 이번 박람회에는 특히 많은 인원이 몰리면서 여러 불만의 목소리도 들려왔다. 박람회장 구석 자리에는 상담을 기다리다 지쳐 맨바닥에 주저앉아 차례를 기다리거나 숨을 고르는 사람들로 또 다른 줄이 만들어졌다. 안전상의 문제로 스태프가 곳곳에 배치돼 있지만 수많은 인파를 모두 관리하기에는 부족한 인원 탓이었다.
오전 5시 첫차를 타고 박람회장을 찾았다는 한 학생은 “줄서기가 체계적으로 관리되지 않아 헷갈려 다른 사람과 많이 부딪혔다”며 “사람들이 오래 기다리고 체력적으로 힘들어지면서 언성이 높아지는 모습도 봤다”고 전했다.
오전 10시에 도착해 1시간 반 이상 기다렸다는 또 다른 학생은 “어느 대학은 예약을 받고 어느 대학은 받지 않아 헷갈린다. 사람이 많아도 줄 서서 기다리려고 했는데, 이미 오전에 예약이 마감된 대학도 있다”며 “차라리 기다리는 시간을 줄이고 헛걸음하지 않도록 시간대별로 나눠서 체계적으로 관리해 줬으면 좋겠다. 쉴 공간도 따로 없어 땅바닥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