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서 ‘초광역 지산학 동반성장 글로벌 포럼’ 열려
지역 정주 이어지려면…대학-지역 수평적 소통, 해외 유학생 다양성 수용 필요
지방의 ‘서울 따라잡기’ 멈추고 지역별 특성 살린 특화 산업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국대학신문 김소현 기자] 인구 감소로 인한 지역 소멸이 국가적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지·산·학 협력을 바탕으로 지역 사회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가톨릭대 평생교육체제사업단(LiFE)과 영산대, PWS GROUP이 주관하는 ‘초광역 지산학 동반성장 글로벌 포럼’이 28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이날 포럼에는 해외 초청기업과 지방자치단체, 대학 관계자 등 다수의 지·산·학 전문가가 참여한 가운데 지방의 경쟁력을 높이고 지역 정주를 이끌어내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내년부터 본격 시행될 ‘라이즈(RISE·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 체제가 지역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사업이 될 것이라고 한목소리를 내면서도 지역별 차별화 전략을 구체적으로 수립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포럼을 주최한 김희정 국민의힘 의원은 “지금은 지·산·학 협력과 지역-대학 간 동반성장이 매우 중요한 시기고 이는 대한민국이 사느냐 안 사느냐의 문제로까지 와닿아 있다”며 “지방 대학과 산업이 함께 살아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축사를 통해 “라이즈 체제는 굉장한 국가 예산이 들어가는 윤석열 정부 교육 정책의 한 축이다. 성공하기 위해 앞에 놓인 숙제도 많다고 생각한다”며 “지역과 수도권 간의 격차, 저출산 문제, 떨어져 가고 있는 국가 경쟁력 등 하루하루 걱정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오늘 포럼을 통해 앞으로 우리가 큰돈을 들여 실험하기에 앞서 필요한 제안들이 나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부구욱 영산대 총장은 “이번 포럼은 지역 소멸 방지를 위한 글로벌 인재 유치와 경제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지방자치단체와 대학, 산업계 관계자가 한자리에 모여 지역 발전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라며 “이를 통해 지산학 협력 방안을 구체화하고 유학생 및 해외 인재 유치, 지역 및 대학의 투자 유치, 창업 활성화, 첨단기술혁신 및 R&D 활성화, 수익형 모델 창출 등 지역 소멸 방지를 위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방안이 도출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 라이즈 성공 위해선 대학-지역 간 수평적 소통 필요…해외 유학생 고정관념 해소돼야 =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김수연 영산대 교육부총장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될 RISE 평생교육체계를 맞아 지산학 협력 관계에서 대학이 혁신 주체의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부총장은 “라이즈를 통해 지자체와 위계적인 관계에서 벗어나 수평적인 관계로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며 “라이즈가 성공적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사회경제적 통합 성장 모델이 갖춰져야 한다. 지역을 실조된 무언가로 바라보는 관점은 잘못된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인본주의적인 시선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인구 소멸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 중 하나인 해외 유학생 유치와 관련해선 그들을 바라보는 고정관념이 해소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외국인 인력을 국내로 유입시키고 해외 유학생의 취업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며 “외국인 유학생을 더 낮은 레벨에 있는 사람이라는 관점으로 보는 것은 지양돼야 한다. 유학생의 ‘K-Dream’이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수 인재를 양성해도 기업에서 대학에 관심을 갖지 않으면 노력이 무산된다”며 “라이즈 체제에서는 대학과 기업이 동반 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펑이예청 절강성 칭화대 장강삼각주연구원 부원장은 RISE 사업이라는 아이디어에 동의하며 칠위일체 발전 모형인 ‘지·산·학·연·금·용·개’ 협력 모델에 대해 설명했다. 해당 모델은 ‘지·산·학·연’에서 나아가 △금융산업(금) △지역 산업 관련 혁신적 기술에 대한 응용(용) △연계와 협력을 통한 지속적인 매칭 및 글로벌 협력(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개념이다.
평이예청 부원장은 “10년 전부터 지산학 관련 모델을 계속해서 개선하고 발전시켜 왔다”며 “혁신적인 요소를 융합시키고 연계를 강화해 산학연보다 높은 모델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절강성 칭화대 장강삼각주 연구원은 20개국 지역에 분포해 있으며 해외 지자체, 기업 및 연구소와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며 “인재를 위한 플랫폼을 형성하며 일종의 인재 요람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해외 R&D 기관과의 협력을 중요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세 번째 순서로 나선 김미옥 가톨릭대 센터장은 가톨릭대가 라이즈 체제를 준비하는 방식에 대한 발표를 이어갔다. 그는 “RISE는 평생교육 체제 지원사업(LiFE), 고등직업교육거점지구사업(HiVE), 산학연협력 선도대학 육성사업(LINC 3.0), 지방자치단체-대학 협력 기반 지역혁신 사업(RIS)을 하나로 묶는 것”이라며 “이들 사업의 공동 목표로 △동반성장 △지역 주도 △연계 강화 △효율적 재정 △지역 특성 강화 △생태계 구축 등을 들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가톨릭대는 내외국인 지역 정주를 위한 글로벌 지산학 센터를 설립했다”며 “앞으로 다가올 라이즈 체제는 쉽지 않고 앞으로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함께 가는 목표를 두고 그에 맞는 거버넌스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내외국인 지역 정주 이끌려면 다양성 수용해야…지역의 차별화된 특화 산업 필요하단 지적도 = 이날 포럼에선 ‘인바운드 정주여건 정책’을 주제로 패널토론도 함께 진행됐다. 주휘정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부가 2010년까지 외국인 유학생 수를 5만 명까지 늘리는 ‘스터디 코리아’ 정책이 목표치에 조기 달성하며 글로벌은 당연한 흐름이라고 생각했지만, 911 테러·코로나19 등 예기치 못한 일이 발생하면서 국제화 흐름에 경색이 오는 것을 느끼기도 했다”며 “내외국인 지역 정주에 있어 다양성을 얼마나 수용할 수 있는지가 앞으로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상기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재정투자평가부장은 RISE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선 단순한 ‘수도권 따라잡기’에서 나아가 지역의 특색을 살린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경우 지역을 어떻게 산업적으로 특화시킬지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지 않나 싶다. 지역이 힘든 이유는 유능하게 키운 인재가 수도권에 있는 회사로 출근하고 지역을 떠나기 때문”이라며 “젊은 청년들이 일할만한 기업을 지방에 만들어야 하는데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라이즈가 지역 내에서 어떤 역할을 제대로 해 지방 소멸을 조금이라도 늦추려면 각 지역으로 오고 싶게 만드는 산업이 무엇인지를 고민해야 한다”며 “일반적으로 오고 싶게 하는 산업 분야는 대학과 지역 간 니즈가 안 맞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축산 분야가 대규모로 들어온다고 하면 지역 주민들부터 굉장히 싫어할 것이다. 그렇지만 첨단산업 기술이 접목되는 등의 조치로 문제가 해결된다면 현재는 거부하고 방치하는 산업이지만 반기는 산업으로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상기 재정투자평가부장은 “모두가 다 서울을 바라보는 게 문제”라며 “‘서울처럼 돼서 잘 살아보자’로 접근하면 서울과의 경쟁력에서 상대적으로 질 수밖에 없다. 라이즈가 지역 내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기 위해서는 차별성을 띤 산업을 발견해 지역과 지역 내 거점 대학과 유기적으로 융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