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광모 유한대학교 교무처장

양광모 유한대학교 교무처장
양광모 유한대학교 교무처장

전문대학 혁신을 통한 교육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 같은 필요성에 따라 교육부는 ‘미래사회 선도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혁신 지원’을 표방하고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의 변화를 도모하고 있으며, 미래교육혁신으로 학생 전공 선택권 확대와 함께 유연한 교육체제·학사구조로의 개편, 학생 지원체계 고도화 등 대학별 여건에 맞춘 다양한 제도와 성과를 중점적으로 평가했다. 이러한 평가는 재학생들이 학과 전공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보다 폭넓은 경험을 하고 융합화·다양화된 직업현장을 선도할 수 있는 인재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며 전반적인 대학 교육체계 혁신을 견인하고 있다.

다양한 교육체계 혁신 시스템 중 자유전공학과는 전공 없이 입학한 학생들이 대학의 체계적인 지원을 받으며 여러 분야를 경험하고 스스로 필요한 역량을 기르는 것을 그 목표로 한다. 2024년 현재 자유전공이 대폭 확대되고 있음은 물론 교육 과정에서 습득한 다양한 역량을 활용해 미래사회를 선도하는 인재를 양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대학은 자유 전공의 확대, 융합 교육 과정 등을 뒷받침하는 다양한 제도와 체계를 갖춰야 한다. 또한 향후 자유전공 등 교육혁신의 고도화를 위해 대학 간 교육혁신 운영방안과 체계를 공유함으로써 전문대학의 협력과 상생을 도모하고, 교육혁신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2025년 전문대 신입생 모집현황을 살펴보면 많은 대학이 자유전공을 각 대학의 여건에 맞게 신설해 모집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자유전공을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대학들이 준비해야 할 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입학 초기부터 다양한 전공을 경험할 수 있는 전공 탐색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진로 상담과 멘토링 프로그램을 강화해 학생들이 적성에 맞는 전공을 선택하도록 지원하는 운영방안에 대한 모델 제시가 필요하다. 자유전공을 원하는 학생들이 가장 고민하고 궁금해하는 부분은 ‘나의 전공 선택을 돕는 프로그램이 어떤 게 있는가’ ‘어떤 제도가 뒷받침돼 내가 원하는 전공을 선택할 수 있는가’이다. 따라서 대학은 학기 시작부터가 아니라 자유전공 입학이 결정된 이후부터 학생들이 전공 선택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프로세스를 명확히 가지고 있어야 한다.

둘째, 학생들이 다양한 전공의 교과 수업과 비교과 프로그램 등을 기반으로 전공탐색 기간에 진행된 각 학과의 전공 교과를 따라갈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자유전공학과 학생은 1학년 1학기에 다양한 학과의 전공을 탐색한 후 본인이 선택해 배정받은 전공 수업을 1학년 2학기에 시작하게 된다. 즉, 자유전공의 특성상 본격적인 전공 수업을 한 학기 늦게 시작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대학은 학과의 특성을 고려해 자유전공 학생을 위한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유연한 학사구조와 학기제 운영으로 학생들이 다양한 학습 경험을 쌓도록 지원함은 물론 전공 지식을 쌓을 수 있는 멘토링과 튜터링 프로그램을 강화해 학업 성취도를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온·오프라인 병행 학습, 현장실습, 인턴십 등 다양한 학습 경로를 제공하는 등 각 대학이 추진하는 재학 단계 정책을 종합적으로 운영하는 모델을 발굴·운영해 모든 대학 구성원이 자유전공학과의 취지를 공유해야 한다.

셋째, 진정한 융합의 실현을 위해 학과 간의 장벽을 모두 허물고 동반성장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자유전공학과 학생들은 전공을 정하지 않은 무(無)전공 상태로 대학 생활을 시작하기 때문에 학과 선후배 간의 유대와 소속감이 약하다는 애로사항이 있다. 과거와 같이 학과 간 장벽이 여전히 두텁게 존재한다면 자유전공 재학생들은 더 큰 어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학생들이 전공을 배정받은 후에도 자유전공 소속 교수들은 지속적으로 추수지도를 해야 하며, 자유전공학과 학생이 새롭게 소속되는 학과 교수들은 학생들이 정착할 수 있도록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더 나아가 대학은 자유전공 등 교육혁신을 위한 제도적 지원을 강화하고 성과체계를 구축해 지속적인 개선 노력을 해야 한다. 또한 대학 간 협력 네트워크를 통해 교육혁신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공동 발전을 도모한다면, 전문대학의 우수한 자유전공 모델에 대한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

전문대학은 새로운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많은 변화를 시도하고 있으며 학생의 전공 선택권 확대와 융합형 교육 강화를 위한 교육혁신 정책 수립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이같은 노력이 정책에 반영된다면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전환 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자유전공의 운영은 다양한 배경의 학생들이 적성에 맞는 전공을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사회적 형평성과 교육 접근성을 제고하며 산업체와의 협력을 통한 실무 경험 강화 프로그램 개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물론, 새로운 시도와 제도 혁신에는 항상 몇몇 구성원들의 반대 의견이 따르며 반대를 위한 다양한 이유들 역시 제시될 것이다. 하지만 혁신 없이는 대학의 존립이 위협되는 이 때에 대학 구성원들이 함께 대학의 미래를 고민하고 많은 대학이 성공 사례를 공유해 딥 체인지(deep change)가 일어난다면 전문대학의 교육혁신은 성공적으로 정착될 것이라 생각한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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