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주 재능대 학술정보관장
학령인구 감소의 큰 물결 속에서 2025년 대학입시가 한창인 현시점, 대학은 각자의 상황에서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자진 폐교를 결정한 전문대학이 나오는 상황에서 전문대학은 지방대학, 수도권 대학의 구분 없이 모두가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대학의 모든 구성원이 신입생 유치를 위해 고군분투해야 하지만 이 시기에 놓쳐서는 안 될 중요한 고민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즉, 이제 곧 입학할 신입생들에게 급변하는 이 시대를 헤쳐 나갈 어떤 무기를 쥐여줄 것인가에 대한 점이다.
2025년부터 대부분의 대학에서 전공자율선택제 시행을 앞두고 있어 신입생에게 가장 기초가 될 핵심역량을 함양할 수 있는 교양교육과정을 재편하고 전공 탐색 교과의 편성과 전공 선택을 위한 교육지원체계 마련에 부산하다.
초등학교부터 사교육 시장에서 단련된 학생들은 제시된 문제에 대한 정해진 해답을 익히는 데 최적화돼 있다. 하지만 산업현장에선 무수히 많은 가변적 문제들이 속출한다. 전문대학의 짧은 교육과정에서는 이렇게 가변적인 문제 하나하나에 대한 정답을 모두 학습할 수는 없다. 그래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초체력이 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기에 필자는 다시 한번 교양교육과정의 중요성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필자가 소속된 대학의 교양교육과정 개편을 진행하면서 조사된 내용을 살펴보면 학생들이 가장 필요하다고 응답한 핵심 역량은 글로벌 역량, 인공지능(AI) 활용 능력을 포함한 정보화 역량, 문제 해결을 위한 융복합 역량으로 나타난다. 이는 큰 변화가 없는 것처럼 보이나 각 역량을 함양하는 교육 방법에 대한 학생의 의견은 달랐다. 글로벌 역량 함양을 위한 대학 내 어학교육 교과목보다 다양한 이러닝(e-learning) 콘텐츠에 대한 만족도가 훨씬 높았다. 관건은 이러닝(e-learning) 콘텐츠를 완강할 수 있는 코칭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AI 활용 능력을 포함한 정보화 역량 또한 모스(MOS) 프로그램과 같은 기술적인 역량보다 문제해결을 위한 AI tool 활용 능력이 더욱 중요하다는 의견이다. 학생들의 핵심역량 함양에 필요한 좋은 콘텐츠를 확보하는 것은 이제 어려운 일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것이 좋은 콘텐츠인지? 어떻게 그 역량을 쌓아갈 수 있는 것인지? 노하우(know-how)가 아닌 노웨어(Know-where)이 중요하며 앞서서 이끌어 줄 학습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가 필요한 것이다.
개별 대학은 한국교양기초교육원에서 제시한 학문 탐구를 위한 보편적 문해능력, 비판적 사고능력, 합리적 의사소통능력, 융합적 사고와 창의적 문제해결능력, 공동체 의식, 시민정신, 심미적 공감 능력 등을 모두 함양할 수 있는 좋은 교양교육과정을 만들 수는 없다. 만든다고 하더라고 일반대학의 교양학점이 25학점 내외인 것에 비춰 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7~9학점으로 편성된 전문대학의 교양학점의 범주에서는 이러한 역량 함양을 위한 교과목의 개발도 쉽지 않다.
그래서 필자는 한국전문대학교양교육협의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전문대학교양교육협의회를 중심으로 대표 교양교과목을 만들어 개별 대학과 공유하고, 개별 대학의 특성화된 좋은 교양교과도 타 대학과 공유할 수 있는 허브 역할을 한다면 개별 대학은 대학의 강점을 살린 질 높은 교양교과목 개발에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특화 교양교과목의 우수한 교수진을 상호 교류할 수 있는 네트워크가 활성화된다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될 것이다. 더 나아가 개별 대학의 우수한 교양교과목을 온라인콘텐츠로 개발해 활성화할 수 있는 플랫폼 구축, 학점 교류를 위한 유연학사제도의 확대가 병행된다면 전문대학 교양교육과정의 목표 달성을 위한 희망의 불빛이 밝혀질 것이라 생각한다.
<한국대학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