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용근 충남삼성고 교사

권용근 충남삼성고 교사
권용근 충남삼성고 교사

얼마 전, AI 시대에 진로교육 중요성과 의미를 짚어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2024년 11월 6일 수요일 오후 2시 세종특별자치시교육청 진로교육원 대강당에서 ‘AI 시대, 가정과 학교가 함께하는 진로교육’이라는 주제로 제8차 국가진로교육 포럼이 진행됐다. 현장 진행과 유튜브 생중계로 진행된 이 포럼에는 시도 교육청 진로교육 담당자, 진로전담교사, 진로교육에 관심 있는 교사·학부모가 참석했다. AI 대중화 시대에서 진로교육의 중요성을 상기하고, 가정과 학교의 협력 필요성을 강조한 점에서 의미 있는 행사다. 이 글에서는 두 가지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류지헌 전남대 교육학과 교수는 ‘청소년의 미래 진로 선택을 위한 기준’이라는 주제로, 급변하는 AI 시대에서 청소년들이 미래를 준비하는 데 필요한 진로 설계 기준을 제시했다. AI 기술이 노동 시장과 산업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면서, 진로교육의 방향성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안했다. 여전히 청소년들에게 진로는 매우 중요한 고민거리임을 밝히면서 학교급별 진로교육의 연계·문제점을 언급했다. 특히 진로교육은 위계적 선형구조가 아닌 ‘입체적 구조’이므로 진로교육을 학교 교육으로만 해결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결국 진로교육 체험활동의 외연을 과감하게 넓힐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진우 에듀리프트 대표는 ‘AI 시대, 가정과 학교의 진로교육 협력’이라는 주제로, AI 시대의 진로교육에서 가정과 학교가 어떻게 협력할 수 있는지를 안내했다. 가정에서의 부모 역할과 학교의 지원이 조화를 이뤄야한다고 설명하며, 양측이 협력해 청소년들에게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진로지원을 제공하는 방법을 제안한 점이 유의미하다. 특히 가정에서 AI 기술의 기본 개념을 이해하도록 돕고 학교에서는 진로와 연계된 구체적인 교육을 제공함으로써, 청소년들이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소개했다. 이후 진행된 종합토론에서는 AI 시대에 맞춘 진로교육 정책과 실천 방안을 폭넓게 논의하는 자리도 만들어졌다.

한편, 2024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인공지능 AI 머신러닝의 기초를 다진 제프리 힌턴 교수(캐나다 토론토대)와 존 홉필드 교수(미국 프린스턴대)가 선정됐다. 노벨상 수상자 중에서 AI로는 처음이다. 최근 교육계의 가장 뜨거운 화두는 AI일 것이다. 놀랍도록 발전하는 기술력 때문에 조만간 학교 교실에서는 교사의 역할 중 일정 부분을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이 허무맹랑하게 들리지 않는다.

이처럼 사회가 변화하면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상도 새롭게 정립된다. 앞으로는 AI를 능숙하게 다루는 인재가 필요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당연히 공교육은 AI가 가져오는 변화에 앞장서야 한다. 새로운 교육과정을 세우고 교수학습 모형을 만들어 보급해야 한다. 여기에 하나 더 추가하자면, 가정에서도 학생들의 올바른 진로 선택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번 포럼은 그 제목에서도 드러나듯 미래 진로교육의 방향을 매우 잘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시대적 변화 앞에서 가정과 학교가 어떻게 협업해야 하는지를 말해줘서다.

전 세계적으로 교육 트렌드는 정말 빠르게 변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재임 시절에 한국 공교육을 높게 평가하며 코딩 교육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이제는 더 변화해 AI 기반의 교육이 트렌드가 됐다. 이렇게 급변하는 세상에서는 기성세대들도 더 배우고 더 열린 마음을 가질 필요가 있다. 기성세대가 경험했던 진로교육 경험으로는 지금 청소년들과 소통하기 어려울 수 있다. 지금 40대 후반 이후의 학부모들은 집에서 ‘좋은 직장을 다녀라’는 말을 들으면서 자랐다. 하지만 지금 청소년들에게 ‘좋은 직업, 좋은 직장’의 기준은 기성세대와는 다를 수 있다. ‘좋다’라는 것이 과연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 새롭게 정의돼야 할 것이다.

현실적 한계가 있지만 진로교육을 위해서는 기성세대들이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하지만 과거에만 머무르면 안 된다. 가능하다면 AI가 어떠한 기술인지 유튜브라도 봐야 한다. 그래야 이들과 진로, 직업, 미래 등을 논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대학신문>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