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철 우리경영연구원 원장(미국변호사)

박종철 우리경영연구원 원장(미국변호사)
박종철 우리경영연구원 원장(미국변호사)

최근 트럼프 대통령선거 일등공신이자 세계적 경영자인 일론 머스크는 단기적인 위협으로서 인공지능(AI)을, 장기적인 위협 요인으로서 세계 인구 붕괴를 언급했다. 특히 그는 현재의 출산율을 기준으로 하면 한국 인구는 지금의 약 3분의 1보다 적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2022년에도 한국이 홍콩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구 붕괴를 겪고 있으며, 한국의 출산율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3세대가 지난 후 한국 인구는 현재 인구의 6% 미만이 될 것이라고 심각한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이제 한국의 인구소멸이 세계적인 주요 관심사가 됐다.

한국은 고령화, 저출산에 따른 인구소멸과 함께 청년인구·기업의 수도권 집중화로 인해 지방소멸 위기를 겪고 있다. 무엇보다도 지방도시는 저성장 경제환경으로 인해 수도권과의 격차가 심화되고 있으며, 일자리 창출에 있어서 점증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지방도시의 미래 성장전략에 대해 3가지 방향에서 접근할 수 있다. 축소도시전략인 Compact City 전략, Smart City 전략 그리고 Mega City 전략이 그것이다.

Compact City 전략을 통한 지방도시 활성화에 있어서 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하는 점은 가장 차별화된 자산인 지역 내생적 자원이다. 각 지방마다 가지고 있는 역사와 문화자산인 내생적 자원 활용이 시급한 과제다. 2023년에 약 1000만 명 관람객이 방문한 국제정원박람회가 열렸던 ‘순천만 국가정원’은 순천만 습지라는 지역의 내생적 자원을 활용해 2007년부터 20년간에 걸쳐 만든 친환경에 기반한 내생적 지역발전 모델의 산출물이다.

2018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폴 로머(Paul Romer) 교수가 주장한 ‘내생적 경제 성장이론’은 지역이 가진 역사적·문화적·환경적 자원, 인적 자원, 외부 네트워크와 같은 관계적 자원, 공동체 의식, 사회적 신뢰 등을 유기적으로 활용하는 내생적 재생에 기반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일본 일부 자치단체는 지역이 보유한 자원을 유기적·순환적으로 활용하는 내생적 지역재생 모델을 활용해 커다란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예를 들자면, 오카야마현 마니와시(市)는 1995년 ‘21세기 마니와 아카데미’의 지역자원 발굴과정에서 전통 산업인 목재를 활용한 재생에너지 산업을 도출해 바이오매스 발전소, 바이오 관련 산업을 육성해 관광산업까지 효과를 보고 있다.

시마네현은 폐교 위기의 오키도젠 고등학교에 ‘지역창조’ 과정(2학년 ‘지역학’, 3학년 ‘지역지구학’ 과목) 신설, PBL(Project Based Learning) 방식 수업, 섬 유학제도 등을 활용해 지역활성화를 도모했다. 이와테현 이와테 대학에서는 1992년부터 중소기업 네트워크 시스템(INS)을 구축해 지역 대학, 중소기업·지방자치단체가 산학관(産學官)협력체계를 기반으로 아이디어를 나누고 연구개발을 연계해 사회적 자본을 형성하는 큰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카가와현 타카마츠시(市)는 전통시장과 원도심재생전략을 바탕으로 세수 증대를 위한 무분별한 교외발전을 막고, 컴팩트시티와 지속가능한 도시발전을 위한 Smart Decline 전략을 추구해 성공을 거두고 있다.

최근 ‘2025년 지방소멸대응기금 투자계획 평가’에서 전남 고흥군과 신안군은 지역자원 활용계획을 기반으로 우수 등급을 획득하고 160억 원 기금을 받았다. 고흥군은 스마트팜단지(시설원예·축산·수산) 구축으로 청년 농어업인 육성과 창업형 일자리 창출, 소록도를 활용한 마리안느·마가렛 볼런투어 운영, 신안군은 셰프 빌리지(천일염 테마), 청년 어선 임대 등을 도모하고 있다.

역사와 문화가가 자산인 시대가 도래했으며, 차별화된 지역사회 발전을 바탕으로 한 경쟁력 강화가 필수적이다. 지방자치단체 혼자만의 노력으로 내생적 발전모델을 발굴하기 어렵다. 지역사회에서 해당 지역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전문기관 중 하나는 해당 지역에 소재하는 고등교육기관인 지방대학이다. 일본의 사례에서 보는 바와 같이 지방대학은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첫째, 지역학·지역지구학과 등의 신설·강좌개설이 이뤄져야 한다. 둘째, 지역특화 관련 전문인력 양성·평생교육 진흥이 필요하다. 셋째, 산학관민(産學官民) 연계를 바탕으로 지역소재의 연구기관과 더불어 지역의 싱크탱크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가까운 미래에, 대구광역시의 ‘김광석거리’와 같은 익산시 ‘김민기거리’ 신설, 화랑과 신라 정신을 테마로 한 경주의 신라문화 전문음식점 ‘라선재’와 비견되는 백제문화 전문음식점 설립, 한강에 버금가는 낙동강·만경강·영산강의 활용 등을 기대해 본다.

<한국대학신문>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