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용근 충남삼성고 교사
핀란드는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교육 선진국이다. 언론과 여러 매체를 통해서 우리가 접하는 핀란드 교육은 꽤 이상적이다. 교사진이 매우 우수하며, 교육과정 운영에서도 교사들의 자율권이 강하다. 학생들 간의 상호 협력을 강조하며 경쟁을 줄이고, 학업적 성취도가 낮은 학생들도 세심하게 관리한다.
고등학교는 학제상으로 인문계고와 직업계고로 나뉘며, 대학교도 학문을 중심으로 하는 3년제 종합대학과 실무를 중점으로 하는 폴리테크닉(Polytechnic)으로 나뉘는 등 비교적 균형 잡힌 교육 시스템을 갖췄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핀란드의 직업 교육은 어떠할까? 핀란드 교육은 교육문화부(The Ministry of Education and Culture)에서 관장한다. 핀란드의 직업·훈련 과정(Vocational education and training, 이하 VET)은 고등학교 졸업 자격이 없는 청소년과 이미 직장에 있는 성인 모두를 대상으로 한다. VET는 이 과정을 이수하는 학생들이 지속적으로 역량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가장 중요한 원칙이다. 학교 기반의 VET를 중점으로 하되, 현장 학습 또는 견습 훈련도 병행된다. VET는 생활과 직장에서 필요한 기술을 배우도록 설계돼 있으며, 여기에서 취득한 자격으로 대학교 입학이 가능하다. 교육문화부는 VET와 관련된 법률을 다루고,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지도하고 감독한다. 최근에 핀란드 정부는 핀란드 직업 교육의 내실화를 위해 몇 가지 방침을 추가로 마련했다.
첫째, 행정·법률적 보완이다. 페테리 오르포(Petteri Orpo) 총리가 주도하는 핀란드 정부 프로그램에 따라 핀란드 교육부는 2023년과 2024년에 직업 교육·훈련에 대한 재정 지원과 교육 관련 구조 개편을 위한 행정적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또 정부의 정책적 목표에 의거해 새롭게 법률을 수정하고 보완할 계획을 세웠다.
둘째, 학습 지원 강화다. 핀란드 정부는 직업 교육을 받는 학생들에게 더 확실한 학습 지원을 제공해 직업 교육의 내실을 높일 예정이다. 실무 위주로 진행되는 직업 교육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방안으로 해석할 수 있다.
셋째, 전략적 재정 지원이다. 2023년과 2024년 동안 핀란드 정부 프로그램의 목표에 따라 직업 교육·훈련에 전략적으로 추가 재정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이 자금은 직업 교육의 리더십·관리 개선, 외국어·영어로 된 직업 교육 프로그램 제공, 직업 교육 제공자의 디지털화 능력 강화를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대한민국은 여전히 과도한 입시 경쟁에 힘들어하고 있다. 정부 정책에 따라 특정 전문직 쏠림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흔히 선진국이라고 말하는 국가들의 직업적 평등은 우리보다는 높다고 볼 수 있다. 대학 졸업 유무와 상관없이 전문 기술을 가진 사람들이 그에 합당한 사회적 대우와 경제적 지위를 보장받는 사회가 이상적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까지 직업에 대한 인식과 문화가 그리 유연하지 못하다. ‘사농공상(士農工商)’의 유교적 분위기와 과거제(科擧制)에서 시작된 선발 시스템에 대한 국민들의 민감도가 높기 때문이라는 것이 일반적 해석이다. 사회와 문화가 변하면서, 또 국민들의 인식이 바뀌면서 직업 교육을 바라보는 시선들도 서서히 달라지고는 있지만 다른 선진국보다는 상대적으로 더딘 듯하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직업 교육에 대한 국가적 지원과 투자를 축소해서는 안 될 것이다. 대학 진학을 위한 교육도 필요하고 전문 직업인 양성을 위한 직업 교육도 중요하다.
직업 교육과 관련된 법률을 수정하거나 보완하고 재정을 지원해, 직업 교육과정의 내실을 강화하려는 핀란드의 교육 방침이 핀란드 직업 교육을 어떻게 더 발전시킬 것인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대학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