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완 교수 “혁신적 학사운영 벤치마킹 모델 발굴 위해 공론의 장 마련돼야”
건국대, ‘융합교육집중교수제’ 소개…중앙대·경희대와 함께한 융합 교육 과정
오세원 숭실대 학사팀장 “혁신 이루기 위해선 소통과 역지사지 자세 중요”
[한국대학신문 김소현 기자] 최근 고등교육법 전부 개정안이 발의되는 등 대학의 자율성을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이 이어지는 가운데 학사운영 혁신 및 우수사례를 발표하고 대학이 나아가야 할 혁신의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는 18일 서울 용산구 피스앤파크 컨벤션 사파이어홀에서 ‘2024 대학 학사 혁신 및 우수사례포럼’을 개최했다. 행사는 ‘대학 자율역량기반 조성사업’을 통해 학사 자율성을 확대하고자 정부가 추진해 온 정책적 노력이 대학의 개별 상황에 맞게 안착될 수 있도록 기반과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서는 ‘대학 학사운영 혁신: 사례와 전망’를 주제로 한 고장완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의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학사 분야별 우수사례로 선정된 5개교(건국대·숭실대·한동대·한성대·동명대)의 발표, 종합토론 등이 이어졌다.
박상규 대교협 회장(중앙대 총장)은 환영사를 통해 “자율적인 학사운영을 구축해야 하는 시점에서 대교협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오늘 포럼은 대변환의 기로에서 대학 학사운영의 혁신 사례 등을 심도 있게 논의하고자 마련된 자리”라며 “대학의 학사운영 체계가 미래 사회요구를 적시에 반영하는 데 있어 그동안 어려움이 있었다. 대학 자율영역인 학사운영이 다양한 사회수요를 반영하고 탄력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대교협 또한 중추적인 역할을 해내겠다”고 전했다.
심민철 교육부 인재정책기획관은 축사를 통해 “고등교육 환경은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융복합적 인재를 양성해야 하며 첨단 AI의 발전에 따라 다양한 방식의 학습 방법을 적용해야 하고 MZ세대 학생들의 니즈도 반영해야 하는 등 여러 상황과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이번 포럼은 대학 학사 우수사례를 논의하는 뜻깊은 자리다. 최근에는 사회가 아주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얼마 전 국회에서도 대학의 자율성을 제고하자는 취지로 고등교육법을 개정하는 법이 발의된 바 있다. 교육부도 학사운영이 다양하게 변화하더라도 충실히 지켜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학사운영 혁신 시스템 대학별 편차 존재…대교협 차원에서 정보 교류의 장 주도적으로 마련해야” = 기조강연을 맡은 고장완 성균관대 교수는 대학 학사운영 혁신 사례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대학 내 혁신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 요인으로 평가하는 동시에 대학 간 편차가 큰 점은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고장완 교수는 “국내·외 대학의 혁신적인 학사운영 사례를 파악해 학사를 혁신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고 국내 대학에 잘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대학 학사운영 혁신 사례 연구를 진행했다”며 “이에 학사운영 혁신 실태조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 확실한 학사 혁신이 이뤄지는 데에는 구성원들의 의지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또한 고장완 교수는 “어느 대학은 학사운영 혁신 시스템이 잘 구축돼 있고 어느 대학은 구축이 아예 안 돼 있기도 했다”며 “학사운영에 있어 대학들이 새로운 기술을 실질적으로 많이 도입하고 있지만, 이를 어떻게 교육적으로 활용하고 학사운영에 도입할 것인지 대학별로 편차가 큰 점은 향후 과제”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혁신적 학사운영과 관련한 벤치마킹 모델을 발굴하기 위해 대교협 차원에서 공론의 장을 만드는 등의 주도적인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본 연구를 하며 고무적인 것은 다양한 제도들이 많이 도입되고 운영되는 등 대학의 학사운영 방식이 시간이 흐르면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교육부와 정부의 기본적인 기조는 학사 운영의 확대지만, 보고서에 있는 혁신으로만 끝나지 않고 실질적인 현장 반영이 이뤄져야 한다. 연구 과정에서 벤치마킹을 위해 정보 교류가 많았으면 좋겠다는 대학 내 의견이 많이 나와 대학 간 교류 협력을 위한 공론의 장을 대교협에서 주도적으로 마련해 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융합교육집중교수제’ ‘7+1프로그램’ ‘학생선택형 전공트랙제’ 등 학사운영 혁신 우수사례 발표 이어져 = 김경모 건국대 매치업융합인재 양성사업단 단장은 2021년도에 건국대가 도입한 융합교육집중교수제에 대해 설명하며 교수자와 학습자 모두에게 동등한 이점이 주어지면 지속 가능한 혁신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김경모 단장은 “건국대가 혁신융합대학사업의 주관대학으로서 융합교육집중교수제를 2021년 도입했다”며 “융합대학이기 때문에 융합교수가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교원들이 보상받으며 융합교육에 집중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제도를 신설했다”고 말했다. 이에 교수자가 1년에 한 과목 또는 두 과목을 융합교과목(신규콘텐츠)으로 개발하고 운영하는 경우 해당 제도의 ‘교수의 기능전문화 및 내부겸임에 관한 규정’을 토대로 교수자는 연구 업적을 인정받게 된다는 것이 김 단장의 설명이다.
김 단장은 해당 제도를 통해 교수자뿐만 아니라 학습자도 융합적 시각을 기르는 등의 여러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경모 단장은 “수업의 질 관리 및 통제는 캠퍼스 안에서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학생들 컨트롤 이슈로 인해 학교의 캠퍼스 내에서 학사를 운영하는 게 원칙이지만, 건국대가 첨단분야 혁신융합대학으로 선정되면서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7개 대학 간 공동교과목이 만들어졌다”며 “120여 개 공통 교과목과 30개 정도의 마이크로디그리를 구성하게 됐으며 각 학교가 갖고 있는 좋은 점을 융합해 전국적으로 운영하라는 교육부의 관점에 따라 건국대 교과목은 건국대가 아닌 참여대학의 6개교에서도 강의를 할 수 있어야 했다”고 전했다.
이에 김 단장은 ICT콘텐츠기획 과목을 예로 들며 기존에 전통적인 강의 방식으로 진행되던 과목이 융합교육 이후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ICT콘텐츠기획은 본래 기획서 작성, 자료조사를 공부하는 전공과목이었는데, 융합과목이 되면서 중앙대와 경희대의 수업을 건국대 수업에 녹여내게 됐다”며 “1~6주차에는 건국대에서 수업을 한 뒤 중간고사는 시험을 보지 않고 발표를 하되 중앙대 경영학과와 함께 경영 또는 비즈니스에 대한 수업을 들으면서 융합적 시각을 얻는 수업을 하게 됐다. 기말고사는 경희대 국제캠퍼스에 가서 컴퓨터공학부와 함께 실제 작성한 보고서를 기술적으로 어떻게 풀어내야 하는지, 얼마의 예산이 필요한지 등을 고민하는 수업을 했다”고 말했다. 기존 수업이 막연하게 아이디어를 펼치는 장이었다면 중앙대 경영학과, 경희대 컴퓨터공학과와 함께한 융합교육 이후 학생들은 실제로 실현 가능한 기획서를 만들게 됐다는 것이 김경모 단장의 설명이다.
김 단장은 “가장 긍정적인 효과는 정돈이 된 기획서가 나왔기 때문에 이전엔 기말고사 프로젝트로 끝났던 기획서들이 실제로 각종 대회를 휩쓸었고 예비 창업 패키지까지 된 학생도 있다”며 “수업에서 각 분야 교수님들의 지도를 받고 정돈된 기획서가 나오니 경진대회 출품을 할 수 있고 자연스레 상으로 연결돼 학생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고 전했다.
오세원 숭실대 학사팀 팀장은 대학 구성원 내에서도 의심과 저항이 나타날 수 있는 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는 “소통과 역지사지의 자세가 중요하다”며 “구성원 모두에게 이로운 결정을 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학생과 교수의 의견을 청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타 대학의 좋은 사례를 벤치마킹하기에 앞서 우리 대학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데이터를 정확하게 분석하는 자세가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학술자료는 혁신의 원천이고 벤치마킹 전에 우리 학교의 사정을 파악해야 한다”며 “구체적으로 어떠한 영역을 벤치마킹할 것인지 정하고 그 다음 벤치마킹 대상을 설정한 뒤 우리 대학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벤치마킹 후 실행해야 한다. 이와 함께 교내 핵심역량 진단 보고서, 신입생 분석자료, 강의만족도 등의 자료와 대교협, 한국교육개발원, 교육부 등에서 낸 교외 주요 연구 자료를 활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2011년부터 시행된 숭실대의 ‘7+1프로그램’을 혁신 사례로 언급하며 “정규학기 8학기 중 1개 학기는 현장에서 부딪히며 경험하길 바라며 해외봉사, 현장실습, 산·학·연 협력 등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전공 공부와 병행하며 게임을 개발한 학생의 사례를 소개하며 “학생들이 두 달 반만에 웹 기반의 멀티 플레이어 3D게임을 제작했고, 이후 이러한 경험을 기반으로 취업에 성공했다는 메일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송인혁 한동대 미래교육혁신팀 팀원은 개교 시부터 시행 중인 한동대의 복수전공 제도와 2015학년도부터 진행된 학생설계 융합전공 제도를, 조문석 한성대 기획조정처 처장은 한성 학생선택형 전공트랙제와 학생성공 지원 제도를 소개하며 혁신적 학사운영을 통해 학생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수경 동명대 학사관리팀 팀장은 캐나다 워털루대학의 Co-Op학기제를 벤치마킹한 3학기제에 대해 설명하며 혁신 사례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어려움과 이를 개선하는 방안에 대한 발표를 진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