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직능연, ‘한국의 성인역량과 노동시장 성과: 1주기와 2주기 결과 비교’ 발표
한국 성인 역량, 10년 전보다 큰 폭으로 낮아져…고령일수록 하락세 더욱 커
성인역량과 고용 가능성 관련성 크게 떨어져…역량 평가, 보상 시스템 취약
하나의 거버넌스 내 사업 계획 수립 ‘강조’…실행단위 일관성도 유지해야

[한국대학신문 임연서 기자] 한국 성인들의 역량이 10년 전보다 하락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나이가 많은 세대일수록 하락 폭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성인역량과 고용 가능성의 연관성은 크게 떨어진다는 분석이 연구결과로 확인됐다.

지난 2일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발표한 ‘KRIVET Issue Brief 296호 (한국의 성인역량과 노동시장 성과: 1주기와 2주기 결과 비교)’에 따르면 한국 성인의 역량이 1주기(2011~2012년) 조사에 비해 2주기(2022~2023년)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 또 PIACC(Programme for the International Assessment of Adult Competencies; 이하 PIAAC)의 성인역량이 높을수록 고용 가능성이 높아지는 추세는 1·2주기 모두 확인되지 않았다.

1주기와 2주기 한국 성인의 언어능력 비교. (사진=한국직업능력연구원)
1주기와 2주기 한국 성인의 언어능력 비교. (사진=한국직업능력연구원)
1주기와 2주기 한국 성인의 수리능력 비교. (사진=한국직업능력연구원)
1주기와 2주기 한국 성인의 수리능력 비교. (사진=한국직업능력연구원)

세대별 언어능력의 경우 16~24세는 10년 전 293점에서 272점으로 21점이 하락했고 25~34세는 290점에서 257점으로 33점이, 35~44세는 278점에서 244점으로 34점이, 45~54세는 259점에서 217점으로 42점이 하락했다. 세대별 수리능력의 경우 16~24세는 10년 전 281점에서 271점으로 10점이, 25~34세는 281점에서 260점으로 21점이, 35~44세는 271점에서 250점으로 21점이, 45~54세는 251점에서 226점으로 25점이 각각 낮아졌다.

반가운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국 성인의 역량은 모든 세대에서 지난 10년간 더 떨어졌는데, 나이가 많은 세대일수록 정도가 심각하다. 한국 성인, 특히 중장년 세대의 낮은 인지적 역량으로 인해 교육훈련을 통한 리스킬링(Reskilling)과 업스킬링(Upskilling)의 비용 대비 성과가 매우 낮을 수 있다”며 “성인 평생학습 시스템에 대한 대대적 개편과 체계적·집중적 투자를 토대로 한국 성인의 역량을 향상시키기 위한 범국가적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1주기와 2주기 한국의 성인역량과 노동시장 성과. (사진=한국직업능력연구원)
1주기와 2주기 한국의 성인역량과 노동시장 성과. (사진=한국직업능력연구원)

이와 함께 한국은 겉으로 드러나는 학력이 노동시장 성과로 이어지지만, 역량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 연구결과로 확인됐다. 특히, 성인역량과 고용 가능성의 관련성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노동시장의 경우 고학력일수록 임금·고용률이 높지만, 언어능력과 수리능력은 노동시장 성과와의 연관성은 떨어진다. 1·2주기 조사 모두 동일한 패턴이 확인됐고, 이는 한국 노동시장은 학력이 아닌 실질적 역량을 제대로 평가·보상하는 시스템이 구조적으로 취약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가운 선임연구위원은 “한국의 노동시장은 이중구조화 돼 있고, 특히 일터에서 요구하는 역량 수준이 높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구조적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며 “일터에서 저스킬에 의존하는 지나친 자동화 생산방식보다 인간의 고역량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일터혁신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 선임연구위원은 “채용, 평가, 승진, 보상 등에서 단순히 학력 신호만을 반영할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역량 자체를 반영할 수 있는 기업·노동시장 시스템의 확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가운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10년 동안 한국의 성인역량이 하락하고, 고용률 등 노동시장 성과의 관련성이 구조적으로 낮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통합 계획 수립’과 ‘실행단위에서의 일관성 유지’를 꼽았다. 반 선임연구위원은 “교육부 평생교육, 고용보험 교육훈련, 일터혁신 정책사업을 하나의 거버넌스 내에서 통합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단위에서의 일관성 역시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10년간 인공지능 기술 발전으로 인해 디지털 전환의 속도는 더 빨라지고 인구 고령화의 문제는 더욱 심각해졌다. PIAAC에서 측정한 한국의 낮은 성인역량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더욱 적극적인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