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귀덕 안양외국어고등학교 교사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우리는 전력을 필요로 하는 기계들과 늘 마주하고 있다. 필자의 책상에서는 핸드폰과 무선이어폰, 스마트 워치가 상시로 충전되고 있으며, 컴퓨터와 노트북 사용은 일상이 돼 버렸다. 집에는 TV, 냉장고, 에어컨, 로봇청소기, 세탁기, 건조기 등이 쉴 새 없이 작동되고 있으며, 전기자동차가 도로 위를 주행하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우리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준 인공지능 모델이 최적의 성능을 달성하기 위해 여러 번 반복 학습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 더 많은 전력이 필요로 되고 있다. 잘 알려진 챗 GPT(Chat GPT)의 경우 검색 1회에 2.9Wh를 소비해 구글의 1회 검색 전력량 0.3W에 비해 10배 정도 필요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전기 2025’ 보고서를 통해 2027년까지 전 세계의 전기 수요가 연평균 4%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연평균 6%, 인도는 6.3%, 동남아시아 신흥국들 7.4%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전력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선진국들의 전력 수요도 마찬가지다. 미국과 유럽연합, 일본 한국 등에서 전력 수요 증가가 확인됐으며, 향후 3년간은 큰 폭으로 성장이 이뤄진다고 IEA는 전망했다.
이렇듯 높아지는 전력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우리는 필연적으로 “어떻게 전력을 생산할 것인가?”와 같은 질문에 맞닥뜨린다. 인류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당연히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만을 활용하면 좋겠지만, 신재생 에너지는 자연환경의 제약과 간헐성으로 인해 늘어나는 전력 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분명한 한계를 갖고 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면서도 탄소 중립을 가능케 하는 것이 바로 원자력이다.
전 세계적으로 탈탄소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원전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2023년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8)에선 ‘원자력 에너지 확대 선언’을 통해 2020년 기준 400GW 수준의 선 세계 원전 용량을 2050년까지 3배인 1200GW로 늘리기로 합의했고, 세계원자렵협회(WNA)는 2035년 세계 원전시장 규모가 1653조 원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2022년 8월 3조 원 규모의 이집트 엘다바 원전 건설 프로젝트를 수주했고, 2023년 6월 27일 원전 단일설비 수출로는 역대 최대인 2600억 규모의 루마니아 삼중수소 제거설비 건설 사업을 수주했다. 지난해 7월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20조 원대 체코 신규 원전 2기 사업의 본계약 또한 막바지에 이르렀다.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의 원자력 정책 국장을 맡고 있는 제니퍼 고든 박사는 우리나라의 뛰어난 기술력에 대해 “한국은 제한된 예산으로 정해진 기간 내 원전을 건설하는 엄청난 강점을 지녔다”며 “한국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소개할 미래 유망 직종은 바로 원자력공학기술자다. 원자력공학기술자는 원자력의 안전한 이용 방법에 대해 연구하고 개발하는 일을 하며, 안전성과 경제성을 지닌 새로운 원자력 에너지를 연구·개발하며,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성을 평가하는 일을 한다. 관련 학과로는 원자력공학과, 원자력·에너지시스템공학과, 원자력융합공학과, 원자력 방재학과 등이 있으며, 원자력공학 개론, 핵공학개론, 방사선공학, 원자·핵물리 과목을 배우며 원자로의 기초 원리와 구조, 방사선·중성자 물리 등에 관한 전반적인 지식을 습득하여 원자력 발전소의 운영에 대해 학습한다.
전문성을 위해 국가기술자격시험을 통해 방사선관리기술사, 원자력발전기술사, 원자력기사 자격을 취득할 수 있으며, 원자력면허시험을 통해 원자로 조종사(조종 감독자), 방사성동위원소 감독(특수), 핵연료물질 취급자(취급 감독자) 면허를 받을 수 있다.
기술의 발전은 우리 생활을 편하고 윤택하게 만들어 줬지만, 높은 전력을 요구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술 발전을 포기하고 과거로 돌아가자거나, 화석연료 발전을 늘리자고 할 이는 없을 것이다. 기술을 온전히 누리면서 발전시킬 수 있는 전력원을 확보하기 위해 원전이 필요하다. 원전에 대한 공포가 우리의 발목을 잡을 수는 있으나, 인류는 분명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한국대학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