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쟁은 교수가, 학생들은 돌아와 실리 챙겨야”
“의대생들은 돌아가라고 하는 것이 어른의 도리”
강경파 외의 목소리도 언론에 나와야… 복귀 호소
[한국대학신문 백두산 기자] 미등록 의대생에 대한 제적이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강대강 국면으로 치닫던 의정갈등도 다소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갈등의 본질은 놔둔 채 아직 학생 신분인 의대생들이 가장 큰 희생자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를 우려하는 선배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25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료계 내부에서도 의대생들은 이제 그만 학교로 돌아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정부와 대학이 작년과 달리 올해는 별도의 구제책은 없다고 못 박으면서 동맹휴학에 참여한 의대생들이 유급‧제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들을 걱정하는 의료계 선배들이 이전과 달리 적극적으로 학교 복귀를 호소하는 상황이다.
전날 대한의사협회(의협) 의료정책연구원이 개최한 의료정책 포럼에서 강석훈 강원대 의대 교수는 “투쟁은 교수가 할 테니 학생들은 이제 돌아와 실리를 챙겨야 한다”며 “(의대 증원 사태는) 어른들이 책임을 져야 할 상황인데 왜 무고한 학생들이 피해를 봐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며 의대생들의 복귀를 호소했다.
강 교수는 “이 시기 학생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의학을 공부하는 것”이라며 “한창 배우고 성장해 나가야 하는 시기인데, 그들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담보로 투쟁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의료계에서 강경파로 꼽히는 이동욱 의협 경기도의사회장도 이날 SNS에 글을 올려 의대생에게 너무 많은 짐을 지게 한 상황을 비판했다. 그는 “최전선에서 의대생들이 의대 증원뿐 아니라 어른들 문제인 필수의료 패키지까지 어깨에 짊어지고 외로운 투쟁을 하고 있는데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 현실”이라며 “아무도 위기에 처한 의대생을 도와줄 계획이 없다면 앞길이 창창한 의대생들은 그만하고 돌아가라고 하는 것이 어른의 도리”라고 주장했다.
수도권의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 전문의는 “인턴, 레지던트의 경우 사직을 했더라도 선배들이 이끌어 수련을 시켜줄 수 있지만 의대생들은 그런 상황이 아니”라며 “이제 정부와 싸우는 것은 선배들에게 맡기고 학교로 돌아가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대학의 한 의대 교수는 “학생들은 잘 생각할 필요가 있다. 현재 같은 상황을 유지하면 유리해지는 것은 이미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이들”이라며 “지금 병원에 취업하는 사람들은 기존보다 높은 몸값으로 들어가지만 학생들은 복학이 늦어질수록 전문의 자격증 취득도 늦어지고 취업할 때도 더 많은 경쟁자를 갖게 된다”고 강조했다.
강경파의 목소리만이 아닌 저연차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목소리가 더 많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수도권 종합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또 다른 전문의는 “언론에 나오는 의료계 목소리는 대부분 강경파의 목소리”라며 “이들과 다른 생각을 가진 저연차 전공의, 의대생들의 목소리가 보다 많이 나와야 의대생들도 부담 없이 복학이라는 선택지를 갖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증원을 원상태로 되돌린다는 일차적 목표를 달성한 만큼 학교로 돌아가는 것이 우선시 돼야 한다”며 “의대생들은 이제 버틸수록 손해다. 이미 1년간 충분히 목소리를 냈기 때문에 뒤는 선배들에게 맡기고 학업에 전념할 때가 됐다”고 호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