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철 우리경영연구원 원장(미국변호사)

박종철 우리경영연구원 원장(미국변호사)
박종철 우리경영연구원 원장(미국변호사)

우리나라 수도권(서울, 인천, 경기) 인구는 약 2601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50.6%(2023년 기준)를 보이고 있다. 이에 반해 지방소멸 위험에 처한 국내 기초자치단체는 2025년 기준으로 총 107개(89개는 인구감소지역, 나머지 18개는 관심지역)이며 가속화되고 있다. 근대 산업혁명으로 인해 도시는 혁신(革新)과 부(富)를 창출하고 축적하는 공간이 됐고, 경제발전의 핵심공간이자 편리하고 안전하며 살기 좋은 정주 공간으로 변모했다.

2020년말 지방자치법 개정(2021.1. 공포, 2022.1. 시행)으로 특별지방자치단체 설치 근거 마련, 규약제정, 기관구성과 운영 등이 명시돼 ‘메가시티’ 추진에 대한 토대가 마련됐다. 2018년 UN DESA(경제사회국) 보고서는 인구 1000만 명 이상인 도시를 메가시티(Mega-city)로 본다. 메가시티 전략(Mega-city Strategy)은 단일 대도시를 중심으로 통합 개발하는 전략으로 인구 1000만 명 이상의 도시를 대상으로 진행되며, 메가리전 전략(Mega-region Strategy)은 여러 도시나 지역이 하나의 권역으로 협력하는 전략으로 인접한 광역 단위의 도시와 지역 전체를 묶어 대규모 경제권으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중요한 시기에 지역에 소재하고 있는 고등교육기관인 대학은 국내 도시들의 메가시티 추진과 관련해 해당 지역 혁신선도자(革新先導者)로서 기능하여야 할 것이다. AI와 Autonomous Vehicles, Robotics, Smart Systems, Military Applications 등으로 대변되는 AT(Autonomous Technology) 시대에 대학은 지역사회와 교육, 경제, 문화 발전·창업 생태계 조성 등과 관련해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첫째, 연구와 기술 개발을 통해 대학은 첨단 연구와 기술 혁신의 허브(Hub)로서, 지역 내 기업과 협력해 혁신 기술과 산업을 창출하고, 창업 생태계를 조성하거나, 지역 특화 산업의 고도화를 지원할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1마일’로 언급되는 미국 켄달스퀘어(Kendall Square)는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와 인접해 첨단 기술과 생명과학 분야의 연구·창업 활동 등이 활발히 이루어져 약 3만 5000명의 고용을 창출하고 있다.

둘째, 인재 양성을 통해 지역에서 필요로 하는 전문 인력을 양성하여 기업과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산학협력(産學協力)을 통해 실질적인 현장 중심 교육을 제공할 수 있다. 영국 플리머스 대학교(University of Plymouth)는 해양·지속 가능성 분야에서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셋째, 지역 문제 해결을 통해 대학은 도시 재생, 환경 보존, 에너지 문제 등의 이슈와 관련해 지역의 다양한 문제를 연구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싱크탱크(Think Tank) 역할을 할 수 있다. 일본 도호쿠 대학교(Tohoku University)는 동일본 대지진 이후 재난복구연구, 지역 재건, 방재 기술 개발에 중점을 두어 도시 재생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마지막으로, 문화와 사회적 역할을 통해 지역 문화 행사나 프로그램을 주도하며 문화적 허브(Hub) 역할을 할 수 있다. 이탈리아 볼로냐 대학교(University of Bologna)는 지역 축제와 문화 행사에 적극 참여하며 지역 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대학은 단순히 학문을 탐구하는 기관을 넘어, 혁신 DNA를 바탕으로 지역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혁신을 이끄는 핵심 주체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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