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건사회연구원 ‘초기 성인기의 부모-자녀 관계와 사회 계층적 차이’ 발간
“자녀의 성공·실패 부모 책임” 10명 중 7명 응답… 학력·자산규모 높을수록 강해
응답자 다수 “부모-자녀 독립적 관계가 옳지만 교육비·결혼비용 등은 지원해야”

초기 성인기의 부모-자녀 관계와 사회계층적 차이. 갈무리 (자료=한국보건사회연구원)
초기 성인기의 부모-자녀 관계와 사회계층적 차이. 갈무리 (자료=한국보건사회연구원)

[한국대학신문 윤채빈 기자] 한국 부모 10명 중 7명은 자녀의 성공과 실패에 부모의 책임이 있다고 답했다. 또한 부모들은 자녀와 독립적 관계가 이상적이라고 봤지만, 대학교육비·결혼비용 등 세부 비용은 계속 지원해줘야 한다는 인식이 강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초기 성인기의 부모-자녀 관계와 사회 계층적 차이’ 보고서를 8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45~69세 부모 1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6.9%가 자녀의 성공과 실패에 부모의 책임이 있다는 데 동의했다.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부모의 비율은 33.1%로 조사됐다. 우리나라 부모 10명 중 7명은 자녀의 사회적 성공과 실패에 대해 부모의 책임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특히 대졸 이상의 학력을 가진 부모의 책임의식이 고졸 이하 집단(64.6%)보다 약 10% 더 동의했다. 가구자산규모로 살펴보면, 자산이 많을수록 책임의식이 높아지는 패턴이 나타났다. 자산규모 1억원 미만의 부모 집단은 64.5%가 책임의식을 가졌고, 1억원~5억원 미만은 65.8%, 5억원~10억원 미만은 68.2%, 10억원 이상은 69.6%로 확인됐다.

이 같은 응답패턴은 부모의 책임의식이 단순한 도덕적 의무감에서 비롯된 것만은 아님을 보여준다. 교육수준, 자산규모 등에 따른 동의율의 차이는 부모의 양육과 지원이 개인의 성공과 실패에 영향을 미친다는 데 대한 인정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부모들은 성인 자녀와의 관계는 ‘독립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경제적 지원은 필요하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76.2%는 부모와 성인 자녀는 서로 독립적 관계가 바람직하다고 봤다. 하지만 교육비·결혼비용 등 세부 항목에서는 지원 의사를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자녀의 대학교육비용(83.9%), 결혼비용(70.1%), 취업 전 생계비(62.9%), 주택 구입비용(61.7%) 등은 부모가 능력이 있는 한 계속(42.1%) 지원하겠다고 답했다.

초기 성인기의 부모-자녀 관계와 사회계층적 차이. 갈무리 (자료=한국보건사회연구원)
초기 성인기의 부모-자녀 관계와 사회계층적 차이. 갈무리 (자료=한국보건사회연구원)

자녀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인식을 확인할 수 있었다. 동 연구에서 19~34세 자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청년의 68.4%가 부모는 자녀의 대학교육 비용을 지원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그 외 결혼비용, 주택구입비용 등도 부모가 도와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청년이 각각 53.4%, 45.1%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 같은 결과는 초기 성인기에 대한 부모의 다차원적 지원 사실은 초기 성인기에 대한 지원의 필요성이 매우 커지고 있음을 실증한다”며 “부모의 지원이 이뤄지는 맥락은 자녀가 덜 잘랐기 때문이 아니라, 현재의 사회적 조건에서 다음 생애국면으로 이행하기 위해 요구되는 것들을 물리적으로 근접해 있고 정서적으로 가까운 상태에 있는 부모가 제공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년기를 정부 사회정책의 적극적 대상으로 포함하고, 청년기의 복합적 성격에 부합하는 정책 프로그램을 구축해 부모-자녀 관계에 정부가 중요한 행위자로 등장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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