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문상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장(인덕대 교수)
교육부는 2025년부터 ‘AID(Artificial Intelligence & Digital) 선도대학 100개’를 선정해 AI·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은 디지털 전환 시대에 발맞춰 30세 이상 성인(30+)을 대상으로 재교육(Reskilling)과 역량 강화(Upskilling)를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전문대학, 일반대학, 사이버대학 등 다양한 유형의 대학 중에서 100개교를 선정해 대학 중심의 평생학습 체계를 구축하려는 취지를 담고 있다. 정부는 AI와 디지털 기술의 급속한 발전에 따라 대학이 단순한 학위 수여 기관을 넘어, 재직자와 성인 학습자에게 실질적인 역량을 제공하는 핵심 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현재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AI 교육이 일반화돼 있지 않으며, 교육을 위한 인프라와 교수진, 강의 콘텐츠도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전문대학의 경우 일반대학에 비해 연구 역량과 교육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열세에 있어 개별 대학이 단독으로 AID 선도대학으로 선정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따라 여러 대학이 공동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식이 효과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컨소시엄은 AI·디지털 교육 인프라를 공동 활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대학 간 교수진 협력으로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으며, 산업체와의 연계를 통해 대기업·공기업 등과의 협업 기회도 확대될 수 있다.
AID 선도대학으로 선정되려면 재학생과 성인 학습자, 대학의 교직원까지 모두를 대상으로 AI 교육을 운영해야 한다. 이들은 학습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교육내용도 서로 다르다. 대학생은 AI의 기본 개념을 이해하고, 데이터를 수집·분석하는 능력을 키우는 동시에 AI 윤리·개인정보 보호 원칙도 숙지해야 한다. 반면, 성인 학습자는 AI를 업무 개선과 의사결정 지원 도구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하며,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사이트를 도출하고 반복 업무를 자동화하는 실무 중심의 역량이 요구된다. 이에 따라 AID 선도대학은 학습자 특성에 따라 차별화된 교육과정을 병행해 운영해야 한다.
또한, AI·디지털 교육은 기존의 학위 과정과는 다른 방식으로 설계돼야 한다. 성인 학습자들은 짧은 기간 내 실무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실용적 교육을 선호한다. 따라서 AID 선도대학은 산업 현장과 연결된 기업 맞춤형 교육·실습 중심의 프로그램을 강화해야 하며, 이를 통해 학습자들이 취업이나 경력 개발에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이는 학령인구 중심의 교육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방식의 운영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여러 대학과 산업체, 인공지능 전문 기업들이 뜻을 모아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AI·디지털 관련 강좌를 공동 개발해야 한다. 또한, 성인 학습자를 위한 온라인 교육 플랫폼을 함께 구축하고, 디지털 배지를 활용한 학습 성과 인증 체계를 마련함으로써 학습 결과를 명확하게 평가하고, 취업·경력 개발에 연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결국, AID 선도대학 100개 선정이 대학 중심의 평생학습 혁신을 이끌 수 있을지는 이러한 컨소시엄 모델이 얼마나 성공적으로 작동하느냐에 달려 있다. 정부 역시 단순히 대학을 선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AI·디지털 교육이 실제로 효과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제도적·재정적 뒷받침을 지속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AI와 디지털 기술이 미래 사회에서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 만큼, 이번 AID 30+ 사업이 단기적인 지원에 머무르지 않고 장기적인 교육 혁신의 기반이 되도록 지속적인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
<한국대학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