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연구자 연결 플랫폼 개발한 ‘THE BARKING LOT’
개인 맞춤형 교육 설계 AI 툴 선보인 ‘Tutor Pilot’
“사람 중심 AI 기술의 가치에 집중하며 연구 이어갈 것”
[한국대학신문 윤채빈 기자] 인공지능(AI) 기술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학생 주도의 기술 적용 실험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지난 12~13까지 이틀간 진행된 ‘Students@AI 서울 해커톤 2025’에는 국내외 대학(원)생, 청년 직장인들이 팀을 이뤄 AI를 활용한 데이터 분석과 자동화, 사용자 맞춤형 설계 등 다양한 과제를 48시간 안에 구현해냈다.
이 중 K-BioX 부문을 수상한 ‘THE BARKING LOT’ 팀과 AI 기반 교육 툴을 개발한 ‘Tutor Pilot’ 팀은 ‘교육’ 분야에 생성형 AI를 적극 활용해 눈길을 끌었다. 본지는 두 팀의 서정민(THE BARKING LOT, 미네르바 대학), 도윤서(Tutor Pilot, 경희대) 학생을 만나 이번 프로젝트의 기획과정과 기술 구현 방식 등을 들어봤다.
―자기소개와 해커톤에 참여한 계기를 말씀해주시면.
서정민: “미네르바 대학에서 컴퓨터를 전공하고 신경과학을 부전공하는 2학년이다. 해커톤은 처음이지만, 팀 프로젝트 자체를 좋아해 도전하게 됐다. 몰입할 수 있는 환경에서 아이디어를 나누고, 함께 무언가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흥미로울 것 같았다. 특히 훌륭한 멘토들의 조언을 들을 수 있는 기회라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도윤서: “경희대에서 인공지능학과를 전공하고 있는 3학년이다. 이전에도 해커톤에 참가한 경험은 있지만, 한국에서 외국인 학생들과 팀을 꾸려 프로젝트를 수행할 기회는 드물다고 생각해 이번에 참여하게 됐다. 또 해외 대학원 진학을 준비 중인 만큼, 외국인 팀원들과 영어로 소통하며 협업하는 경험이 꼭 필요하다고 느꼈다.”
―해커톤에서 어떤 AI 솔루션을 개발했는지.
서정민: “한인 생명과학 연구자들의 커뮤니티를 발전시키는 네트워킹 웹사이트를 만들었다. 웹사이트의 핵심 기능은 학문적 유사도를 기반으로 연구자들이 놓치고 있던 잠재적 동료 연구자들을 식별해주는 것이었다. A 연구자를 찾으면, A 연구자가 인용한 다른 연구자 B,C,D를 시각화해 연구자들이 잠재적 협업 파트너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웹사이트를 개발했다.”
도윤서: “1대1 개인 과외에 초점을 맞춘 AI 교육 툴을 개발했다. 이 툴의 핵심은 학생 개개인에게 맞춤형 커리큘럼과 수업 계획을 자동으로 생성하는 기능이다. 기존의 시스템에서는 과외 선생님이 매번 레슨 플랜을 작성해야 했지만, 저희 툴은 학생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인의 특성, 성향, 학습 수준에 맞춘 맞춤형 커리큘럼을 자동으로 제공한다.”
―개발 과정에서 본인이 맡았던 역할은.
서정민: “프로젝트의 기획과 전체 방향을 설계하는 일종의 PM(Product Manager) 역할이었다. 기술 구현은 다른 팀원들이 주도했고, 저는 그들이 작업을 잘 할 수 있도록 커뮤니케이션을 조율하고 기획을 구체화했다. ‘내가 생각하는 그림이 잘 전달되고 있나’에 늘 신경을 썼다. 영화감독이 콘티를 그리고 촬영에 들어가듯, 제가 구상한 장면을 팀원들에게 설득하는 방으로 진행했다. 팀원들은 러버블(Lovable)이라는 AI 툴을 활용해 바이브 코딩(Vibe Coding)을 했다. 바이브 코딩에 대한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48시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프로젝트를 구현해야 했기 때문에 무엇을 목표로, 어떤 방향으로 가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코드의 세부적인 부분은 팀원들이 직접 수정해 가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도윤서: “프론트엔드 개발 역할을 맡았다. AI 경험은 있지만, 프론트엔드 개발 경험은 없어서 브이제로(v0)라는 AI 툴을 활용해 바이브 코딩을 했다. 먼저 로지컬 플로우를 구상했다. 화면에 어떤 기능이 들어갈지, 어떤 개발 언어로 만들지 등을 명시한 후 AI 툴에 입력했다. 결과값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수정해가며, 최종적으로 프로토타입 수준의 데모를 완성해 발표에 집중했다.”
―다양한 국적과 전공의 팀원들과 협업하며 느낀 점은.
서정민: “미네르바 대학에서 공부하고 있지만,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고 초·중·고도 한국에서 나와 팀원들에게 프로젝트의 방향성과 기획 내용을 설명하는 게 쉽지 않았다. 그래서 라운지에 있던 화이트보드를 활용해 아이디어를 도식화하면서 팀원들과 소통했다. 다행히 팀원 3명 모두 대학에서 알고 지낸 사람들이라 원활하게 협업할 수 있었다.”
도윤서: “국내 대학에 다니다 보니 영어로 의사소통할 기회가 적었다. 또 한국인들은 대체로 ‘굿 리스너’지만 ‘굿 스피커’가 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 저도 그런 편이라 한국어로 의견을 제대로 전달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데, 영어로 구체화하는 건 더 힘들었다. 대신 해외 학생들은 익숙하지 않은 역할이라도 일단 맡아보려는 도전정신이 인상 깊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는 백엔드 개발자가 필요하면 그 역할을 수행할 다른 팀원을 찾지만, 여기서는 경험이 없는 팀원이라도 ‘일단 해보자’는 분위기가 더 강했다.”
―해커톤을 마친 소감은.
서정민: “조금 주도적인 스타일인데, 팀원들이 잘 이해해주고 수용해줘서 고마웠다. 특히 첫 해커톤에서 수상까지 하게 돼 더 의미 있었다.”
도윤서: “정말 잘 조직된 행사라고 생각한다. 동아리에서 행사 기획을 해본 경험이 있는데, 행사의 구조를 잘 잡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잘 안다. 멘토단도 훌륭했고, 참가자들 사이에서도 서로 배려가 넘쳤다. 특히 한국에서 외국인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할 기회는 드물기 때문에, 이번 행사에 참여할 수 있어 정말 좋았다.”
―앞으로의 계획은.
서정민: “인간의 마음과 정신을 깊이 있게 연구하고 싶다. 전통적인 심리학도 흥미롭지만,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접근이 다소 부족하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래서 컴퓨터와 신경과학을 공부하면서 인간의 정신을 보다 분석적으로 탐구할 수 있는 도구를 갖추고자 했다. 최근에는 GPT 같은 대형 언어모델 기술이 뇌과학과 심리학과도 접점을 넓혀가고 있지 않은가. 저 역시 이러한 기술을 활용해 인간의 ‘마음’을 더 깊이 이해하고 싶고, 앞으로도 그 목표를 중심에 두고 연구를 이어가고자 한다.”
도윤서: “지금 경희대 HCI(Human-Computer Interaction) 연구실에서 학부연구생으로 활동하고 있다. VR 연구가 많은 곳인데, 저는 여기에 AI 기술을 결합해보고 싶다. HCI는 기술이 실제 사람에게 어떻게 쓰이는지를 다루는 분야여서 사람 중심의 기술에 관심 있는 저에게 딱 맞는 연구라고 생각한다. 졸업 후에는 외국 대학원에 진학하고 최종적으로는 교수가 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