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규홍 전국대학교 교무행정관리자협의회 회장(원광대학교 교원인사과 과장)
대학에서 행정직으로 근무를 한 지 3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최근 6년간 교원인사업무를 맡아 교수님들과 생활하다 보니, 30년 전 대학의 교수님들과 지금의 교수님들을 비교했을 때 과연 그때 교수님들이 행복하셨을지 아니면 지금의 교수님들이 더 행복하실지 궁금한 적이 있었습니다. 주변에 교수님들께 여쭤보면 호불호가 분명하게 갈려 서로 난상토론이 되곤 했는데 실제 대학의 교원인사업무를 보면서 느낀 점으로 비교해 보고자 합니다.
국어사전에 따르면 ‘행복’을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어 흐뭇하다’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하는 만족도라는 말이 행복과 맞닿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대학의 교수로서 만족도를 조사한다는 가정으로 이야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먼저 인공지능에 ‘대학의 전임교원에 만족도를 조사한다면 어떤 항목을 조사해야 할까?’라고 질문해 봤습니다. 그 질문에 답은 첫째로 직무 만족도, 둘째로 근무 환경에 대한 만족도, 셋째로 급여 및 보상 체계에 대한 만족도, 넷째로 대학이 교수들의 성장과 발전을 어떻게 지원하는지에 대한 만족도 등을 제안했습니다. 이외에 몇 가지 추가적인 사항을 답해 왔으나, 앞선 답에 포함이 되어 있어서 예외로 하겠습니다.
위 네 가지 중 교원인사 담당자로서 교수님들과 가장 많은 이야기를 나눈 부분은 셋째, 급여 및 보상 체계에 대한 만족도였습니다. 대다수 교수님의 임금체계가 호봉제였던 1990년대에는 국내 대학들이 성장세가 최고조에 달했던 때로 전임강사로 시작해서 갖은 노력과 고생으로 정년을 보장받은 정교수가 되면 정년퇴직까지 해마다 호봉 상승분의 급여 인상이 보장돼 있었습니다.
이후 2000년대가 되면서 많은 변화가 발생하는데, 2003년 전후로 3000만 원 초반의 연봉을 받는 비정년트랙 전임교수라는 직종이 만들어지고, 2008년 고등교육법에 전임강사라는 명칭이 사라지고 최초 임용을 조교수로 시작하는 전임교원이 만들어지면서 많은 대학은 전임교원의 임금을 호봉제에서 연봉제로 전환했습니다. 지금은 모든 전임교원이 연봉제로 전환됐거나, 일정 시점을 기점으로 이전에 임용된 호봉제, 이후 임용돼 연봉제를 적용받는 임금체계가 혼합돼 있지만, 점차로 연봉제 전임교원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이제 대부분 대학은 대학의 교육목적이나 발전계획을 달성하는 데 얼마나 이바지했는가에 따라 교수의 등급이 나뉘고 등급별 임금인상이 서로 다른 성과연봉제를 임금체계로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1990년대와 달라진 급여 체계 중 어떤 임금체계를 교수님들은 만족할요? 다행히도 제가 근무하는 대학은 호봉제와 성과연봉제가 혼합된 임금체계여서 호봉제의 장단점과 성과연봉제의 장단점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호봉제는 안정적이기는 하나 대학의 교육목적이나 발전계획에 대한 성과가 미미하고, 일이 한곳으로 몰려 ‘나만 일해야 하냐’는 불만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반면 성과연봉제는 성과는 발생하나 교수님들이 본인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상대평가이다보니 교수 간 과도한 경쟁으로 교수사회가 모래알처럼 흩어지고 있다는 점, 매년 등급 컷이 조금씩 상승한다는 점 때문에 불만족스러워들 하십니다.
차라리 성과연봉제를 포기하고 예전처럼 호봉제로 돌아가자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하지만, 한편에서는 많은 교수님이 호봉제나 상대평가 성과연봉제보다 대학도 성과를 달성하고 교수의 만족도도 높일 수 있는 절대평가 성과연봉제로 전환하자는 주장을 하십니다. 대학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교수님들의 노력이 필요하고, 그 노력에는 응당 보상이 따라야 하는데 요즘 대학의 주머니 사정이 녹록지 않으니 이 또한 여유롭지 않습니다.
결론은 호봉제이든, 상대평가 성과연봉제이든 어느 쪽도 모두를 만족하게 하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교수님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예전보다 더 좋은 제도를 찾아내고, 이를 도입하려 하고 또 개선하는 노력은 대학의 교원인사 담당 부서의 몫으로 하고 교수님들을 행복하게 하려는 노력은 앞으로도 쭉 계속돼야 할 것입니다.
<한국대학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