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욱 세경대학교 부총장

황선욱 세경대학교 부총장
황선욱 세경대학교 부총장

대한민국은 저출산,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지방대학의 위기, 노령화 문제 등 인구문제로 심각한 고민에 빠져있다. 이러한 다양한 인구문제들은 비수도권 지역부터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었고 경제활동인구를 감소시켜 인력 부족 현상에 따라 산업체가 지역을 떠나면서 지방이 소멸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에 정부는 학령인구 감소로 고사 위기에 몰린 지방대학을 살리고, 수도권 집중 등으로 소멸 위기에 놓인 지역사회를 위해 유학생이 학업을 마치고 지역에서 일자리를 구해 장기적으로 정주할 수 있도록 외국인 유학생 적극 유치 정책인 ‘Study Korea 300K Project(유학생 교육경쟁력 제고 방안)’를 2023년 수립해 발표한 바 있으나 많은 부분 문제를 내포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첫째, 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서비스에 따르면 외국인 유학생 출신 국가는 2023년 기준 중국이 전체 유학생의 32%, 베트남이 20%를 차지해 두 국가 출신 유학생 비율이 전체의 50%를 넘고 있어 유학생 출신 국가 편중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는 유학생 시장의 경직성이 우려되며 정주인력 양성에 따른 국내 적응 과정에서도 사회문제로 대두될 가능성이 많다.

둘째, 유학생의 수도권 쏠림 현상이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서비스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지역별 외국인 유학생 재학 비율은 서울·경기 소재 대학에 전체 유학생의 57%가 재학 중이다. 결국 실제 유학생이 필요한 지방의 경우 유학생이 없어 지역소멸·지방대학 위기 탈출에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셋째, 전공별 외국인 유학생 쏠림 현상이다. 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서비스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전공별 유학생 수는 인문사회계열 68%, 예체능계 15%, 공학계 12%, 자연과학계 5%로 나타난다. 이는 전공분야와 필요인력 간 미스매치가 발생돼 정주인력 양성 취지가 불식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유학생 정책이 지방소멸을 막는 수단이 되기 위해서는 대학과 지방자치단체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중앙정부와의 협업을 통한 새로운 정책 개발이 필요하며 다음과 같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우선 유학생 유치를 통한 정주인력 창출을 위한 전략 수정이 필요하다. 지방의 경우 대학만이 학령인구 감소에 대해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은 아니며 초·중등 단계의 학생 수 부족도 같이 발생되고 있다. 따라서 실업계 고등학교 과정부터 유학생을 유치해 자연스럽게 고등교육으로 연결될 수 있는 정책 대안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지역별 소요되는 외국인 인력 수요에 대한 파악이 필요하다. 산업체와 지역이 인력에 대한 수요 파악을 통해 외국인 유학생 인력 수급 계획을 수립하고 지역 정착을 위한 정주인력을 양성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산업체는 인력 공급의 미스매치를 해소하고 지역은 인구소멸을 방지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지역특화형 비자 정책의 전환점도 모색해야 한다. 현재 시행 중인 지역특화형 비자는 중앙정부 중심으로 돼 있어 지방자치단체 특화분야 반영이 어려운 구조다. 따라서 지역에서 필요한 인재를 실정에 맞게 유치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 중심의 ‘광역비자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

또한 이민정책과 연계된 통합적 인력 수급 계획 수립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대한민국의 인구 감소 문제는 단순 외국인 유학생 유치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이러한 시점에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이민정책 수립의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신입생 충원율 향상을 위한 외국인 유학생 유치라는 시각의 변화가 필요하다. 지방대학일수록 지역사회와의 밀착 강도가 높다. 따라서 지방자치단체와 협업을 통한 지역인구 소멸 방지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대안 마련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할 중요한 시점이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대한민국은 현재 사회, 경제, 문화적으로 일대 변혁기를 맞고 있다. 대한민국과 지방, 대학이 살아남기 위한 묘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향후 들어설 새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대학이 협력을 통해 백년지대계를 새롭게 검토해 경쟁력 있는 지방정부 시대를 열어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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