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용근 충남삼성고 교사
2007년 故 스티브 잡스가 공개한 스마트폰은 사람들에게 큰 관심을 받았다. 그때만 해도 스마트폰이 어떻게 인류의 삶을 바꿀 것인지, 예측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2025년 지금 대한민국에서 스마트폰 없이 생활하는 것은 매우 불편하다. 1분도 안 되는 시간에 큰돈을 송금하고, 자기 직전에 내일 아침에 먹을 음식을 주문한다.
최근 오프라인 대형마트는 온라인 쇼핑에 밀려 고전(苦戰)하고 있다. 주말 저녁 대형마트 계산대에 사람들이 붐비던 활기찬 모습은 이제 보기 어렵다. ‘00마트 아주머니’로 불리던 계산원의 자리는 이제 무인 계산기로 대체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세계경제포럼에서 2025년 1월에 발간한 ‘2025 미래 직업 보고서(Future of Jobs Report 2025 INSIGHT REPORT)’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소개된 ‘단시일에 가장 빠르게 감소할 가능성이 큰 직업(Top fastest declining jobs)’ 중 4위가 ‘계산원’이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2030년까지 가장 빠르게 감소하는 직업의 구체적인 순위는 다음과 같다. 은행 출납원, 발권 사무원, 행정 보조, 임원 비서, 인쇄 기술 종사자, 회계 사무원, 감정인과 같은 사무직 역할이 가장 빠르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러한 감소의 주요 원인은 디지털 접근성 확대, AI·정보 처리 기술의 발전, 로봇·자율 시스템의 등장 등이며, 노령화·노동 가능 인구 감소, 경제 성장 둔화도 사무직 역할의 감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전 기사 ‘교육과정과 미래 직업-1’에서 언급했듯이 ‘데이터 기반 인공지능, IT와 컴퓨터 기술, 로봇 기술’은 급격한 직업 구도 변화를 초래하는 주요 원인이다. 모든 시대는 항상 이전 시대와 달리 변화했지만, 인공지능을 위시한 4차 산업혁명은 그 어느 때보다 급격하게 산업·직업 구도를 개편하고 있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자신의 적성과 흥미를 발견하고, 진로와 직업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어야 한다. 고등학교 교양 과목인 ‘진로와 직업’은 과목명에도 드러나듯이, 진로와 직업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2015 개정 교육과정 교양 과목인 ‘진로와 직업’ 교육과정 해설서를 다시 분석해 보니, 아래와 같이 ‘기능’을 설명한 부분을 찾을 수 있었다.
‘진로와 직업’ 과목에서 주로 활용하는 기능(技能, skill)은 사고 기능(thinking skills)으로 예측하기, 추론하기, 비교하기, 분류하기, 일반화하기, 가정하기, 분석하기, 우선순위 정하기, 평가하기 등이 있으며, 사회적 기능(social skills)으로 주의 깊게 듣기, 명료하게 설명하기, 바꾸어 말하기, 격려하기, 타인의 의견 수용하거나 반박하기, 합의 도출하기, 요약하기 등이 있다. 사고 기능과 사회적 기능의 종합적인 부분으로 문제 해결 기능(problem solving)이 있으며, 조직 기능(organizing skills)으로 자료조직화 기능(벤다이어그램, 플로차트, 원인-결과 차트, 개념 지도 만들기 등)이 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이 도입될 시기에는 인공지능에 대한 구체적 언급이 없었지만, 이미 그때에도 인공지능 시대에 필요한 고차원적인 기능을 교육과정에서 언급한 점은 매우 인상적이다. 앞으로 공교육은 교과목 내용을 전달하는 것에 그치지 말고, 위에서 언급한 인공지능 시대에 주눅 들지 않을 ‘강력한 스킬’들을 더 많이 가르쳐야 할 수도 있다. 인공지능을 위시한 ‘기술 발전, 자동화, 디지털화’ 등으로 미래의 직업 구도는 계속 변화하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교육의 3주체로 교사, 학생, 학부모를 꼽는다. 최근 급변하는 사회를 보면, 교사들의 선견지명이 매우 중요해 보인다. 교사들은 지식을 가르치면서 동시에, 세상이 변하게 될 모습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정확한 예측은 불가능하겠지만, 오프라인 대형마트의 계산원은 지금보다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이것은 단순히 대형마트 계산원에게만 해당되는 일은 아닐 것이다.
<한국대학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