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식 한국전문대학학생처장협의회장(대구과학대 입학학생처장)

김영식 한국전문대학학생처장협의회장.
김영식 한국전문대학학생처장협의회장.

실용성에서 맞춤형 복지로, 전문대학의 새로운 진화
전문대학은 오랜 시간 동안 ‘실용교육’과 ‘현장중심’이라는 고유한 정체성을 바탕으로 수많은 전문 인재를 길러왔다. 이러한 교육 목표를 실현하는 데 있어 ‘대학 복지’는 결코 부수적인 요소가 아니다. 특히 최근 들어 전문대학의 대학 복지는 단순한 지원 차원을 넘어, 학생 개개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진로 설계까지 지원하는 맞춤형 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다.

기본에 충실했던 시절, 과거 전문대학의 복지는 비교적 단순하고 기본적인 수준에 머물렀다. 기숙사 제공, 장학금 지급, 급식 지원, 교재 할인 등 최소한의 생활 여건을 보장하는 것이 주요 역할이었다. 당시에는 대학 자체가 ‘취업을 위한 관문’이라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에, 복지보다는 교육 커리큘럼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러나 시대는 달라졌다. 학생들의 욕구는 다양해졌고, 전문대학도 학생의 삶 전체를 돌보는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현재의 복지, 생활과 진로를 아우르다
오늘날 전문대학 복지 핵심은 생활복지와 진로복지의 결합이다. 생활복지 측면에서는 보다 세분화된 맞춤형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예를 들어, 저소득층과 다문화 가정 학생을 위한 특별 장학금, 1인 가구 학생을 위한 주거 지원, 정신건강 상담, 캠퍼스 내 건강관리실 운영 등이 대표적이다.

이와 함께 진로복지의 개념도 확대되고 있다. 단순한 취업 정보 제공을 넘어, 학생의 진로 적성검사, 커리어 코칭, 창업지원센터 운영, 해외 인턴십 연계 프로그램 등 다양한 경로를 열어주는 복지 시스템이 활성화되고 있다. 특히 산업 현장 중심의 실무형 교육이 강조되는 전문대학에서는, 복지 시스템이 교육과 밀접하게 연결돼 작동하는 것이 특징이다.

디지털 기반 복지 서비스의 확대
최근에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복지 서비스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전문대학 포털 시스템에서 장학금 신청, 상담 예약, 이력서 첨삭, 취업 연계 프로그램 신청 등이 가능해졌고, 모바일 앱에서 실시간 공지, 알림 서비스도 진행된다. AI 챗봇을 기반으로 24시간 학사·생활 정보 제공, 온라인 멘토링 시스템을 도입한 대학도 늘고 있다. 이는 학생들의 편의성과 접근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해 준다.

다양한 대상을 고려한 복지로 확대
최근 유학생 수가 증가하면서 언어와 문화 적응을 지원하는 국제학생센터, 한국어 튜터링, 유학생 전용 상담 창구 등이 운영되고 있다. 장애학생과 같은 취약계층을 위한 물리적 환경 개선, 학습 도우미 배치 등도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복지는 학생 개개인이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기반이 된다. 복지가 교육의 일환이 된 셈이다.

복지의 지속성과 통합
전문대학 복지의 변화는 분명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남아 있다. 첫째는 지속 가능한 복지 재원 확보다. 전문대학은 재정적으로 여유롭지 않은 경우가 많은 만큼, 복지의 양적 확대가 질적 저하로 이어지지 않도록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둘째는 부서 간 통합적 복지 운영 체계의 구축이다. 학사팀, 학생처, 취업지원센터, 산학협력처 등 다양한 부서에서 제공하는 복지 프로그램이 통합적인 시스템 아래 운영될 필요가 있다. 셋째는 학생 중심 설계의 강화이다. 복지 정책은 행정 편의가 아닌, 학생의 실제 수요를 바탕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학생 의견을 정기적으로 수렴해야 한다.

‘복지’가 진정한 경쟁력
전문대학의 복지는 이제 더이상 ‘있으면 좋은 것’이 아니다. 교육과 복지가 통합된 환경에서 학생은 더 잘 배우고, 더 넓게 성장할 수 있다. 복지는 경쟁력이며, 복지는 학생 중심 교육의 필수 요소다. 미래의 전문대학은 단순히 기술을 가르치는 곳이 아니라,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을 설계하고 지원하는 동반자가 돼야 한다. 변화하는 복지, 그 중심에는 항상 ‘학생’이 있어야 한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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