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학 120주년 앞두고 ‘재정 건전성 확보’, ‘새로운 미래상 도출’, ‘글로벌 명문 도약’ 전환점 만들 것
‘미래를 위한 도전, 아웃씽커스 숙명(Outthinkers Sookmyung)’ 슬로건 제시… 정답 외우는 방식이 아닌, 새로운 방식으로 문제 해결하는 인재 양성
약 100평 규모 AI센터 학내 신설 등 AI 역량 교육 강화,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분야 인재 육성
인공지능공학부, 지능형전자시스템전공, 신소재물리전공, 컴퓨터과학전공, 데이터사이언스전공 등 5개 첨단학과 운영
‘무전공 첨단공학부’ 신설해 여성 이공계 리더 본격 양성… 내년부터 외국인 전용학부인 ‘글로벌융합대학’을 ‘한류국제대학’으로 개편 출범 예정
라이즈(RISE) 사업 통해 AI 클러스터 중심의 혁신 생태계 구축 및 AI 인재 양성 모델 구체화
사람 중심의 리더십 중요… 학생·교수·직원 등 모든 구성원이 존중받고, 자율성과 책임 속에서 역량 발휘하도록 최선 다할 것
정부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인 사립대학 위태, 미국 교육 기부 사례 참고해 과감한 규제 완화와 재정적 지원 필요 대응… 새 정부에 주문

문시연 숙명여대 총장은 2026년 창학 120주년을 맞아 “‘재정 건전성’, ‘미래 비전’, ‘글로벌 명문’이라는 삼각축을 중심으로 숙명여대 대도약의 전기를 마련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사진=한명섭 기자)
문시연 숙명여대 총장은 2026년 창학 120주년을 맞아 “‘재정 건전성’, ‘미래 비전’, ‘글로벌 명문’이라는 삼각축을 중심으로 숙명여대 대도약의 전기를 마련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사진=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김준환 기자] “총장은 학교의 얼굴이자 방향타다. 어떤 상황에서도 원칙과 진정성을 잃지 않으려는 태도, 그리고 대학의 미래를 위해 당장의 비판이나 오해도 감수하는 용기가 총장으로서의 제 소신이기도 하다.”

지난해 9월 취임해 우리나라 대표 명문여대인 숙명여대를 이끌고 있는 문시연 총장은 취임 이후 10개월 동안 총장직을 수행하면서 이 같은 원칙을 지키며, 구성원들과 끊임없이 소통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문 총장은 “대학이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공간이 아니라, 사람을 키우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곳이라고 믿는다”며 “총장으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사람 중심의 리더십”이라고 강조했다. 학생, 교수, 직원 등 모든 구성원이 각자의 자리에서 존중받고 자율성과 책임 속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문 총장이 견지해 온 대학 경영의 기본 철학이다. 

대학의 책임 경영자로서 고뇌가 깊지만, 문 총장은 대학이 당면한 산적한 과제를 오히려 기회로 여기고, 2026년 창학 120주년 미래 청사진을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재정 건전성’, ‘미래 비전’, ‘글로벌 명문’이라는 삼각축을 중심으로 숙명여대 대도약의 전기를 마련하겠다는 문 총장을 지난 18일 집무실에서 만났다.  

- 총장 취임한 지 1년이 다 되어 간다. 취임 이후 느낀 변화가 있다면. 
“무엇보다 ‘불가능해 보이던 일들이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큰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총장 취임 이후 다양한 제도와 규정을 개정함으로써, 그동안 구조적으로 어렵다고 여겨졌던 사업이나 프로그램을 실행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기존의 방식에 머물지 않고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고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실감하고 있다.
글로벌 경쟁력 제고 측면에서도 변화가 뚜렷하다. 외국인 유학생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교류 대학도 아시아를 넘어 유럽, 중동, 아프리카까지 그 지평이 넓어졌다. 지난해 말에는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선후배 교류 행사’를 개최했고, 문화체험 프로그램 등도 확대하면서 유학생들의 소속감과 만족도가 크게 향상되고 있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정부 부처 및 외부 기관과의 협력이 이전보다 훨씬 원활해졌다는 것이다. 대학이 단순히 교육기관을 넘어 지역 및 국가 발전에 기여하는 핵심 파트너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이다. 아울러 숙명의 비전에 공감한 국내외 기관들의 협력도 확대되고 있고, 산학협력과 창업 생태계도 활발히 구축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들은 대학의 역량을 새롭게 정의하고 확장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결국 총장이 된 이후 느끼는 가장 큰 변화는 ‘숙명이 변화할 수 있는 동력을 가진 조직’이라는 확신을 가졌다는 데 있다. 구성원들의 적극적 참여, 외부의 신뢰, 제도적 유연성이 맞물리며, 이제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학교 안팎에 자리 잡고 있다.”

- 내년에 창학 120주년을 맞이한다. 어떤 의미가 있고, 무엇을 준비하고 있나.
“숙명여대는 1906년 대한제국 황실이 설립한 민족 최초의 여성사학이다. 그런 숙명이 내년에 창학 120주년을 맞이하게 된다. 단순히 긴 역사를 기념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교육의 시작이자 미래를 여는 대학’이라는 정체성을 다시금 새기고, 새로운 도약의 전환점을 만드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
저는 취임 10개월 만인 지난 6월 12일, ‘숙명의 자부심, 새로운 120년’을 슬로건으로 120주년 비전을 선포했다. 120년 전 숙명에서 시작된 여성교육의 담대한 파동이 이제 미래를 향한 거대한 물결로 확장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이에 발맞춰 구체적인 변화도 준비하고 있다.
우선 캠퍼스의 물리적 혁신이다. 노후된 도서관과 과학관을 구 대강당 자리에 신축해 강당 등 새로운 공간을 포함하는 혁신공간으로 조성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도서관과 과학관 자리는 혁신성장구역의 요건을 맞춰 신축해 AI시대에 맞는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것을 준비 중이다. 새빛관에는 주거동을 새로 만들어 아파트형 공동주택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따져보고 있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오랫동안 활용되지 못했던 용인연수원 부지 개발이다. 올해 4월 교육용 부지에서 수익용 기본재산으로 전환 승인을 받은 만큼 장기적 수익사업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이처럼 120주년은 과거의 유산을 기념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숙명의 다음 120년을 준비하는 ‘도약의 원년’이 될 것이다.”

문시연 총장은 “여성의 미래를 선도하는 ‘아웃씽커스 숙명(Outthinkers Sookmyung)’ 정신을 기반으로 글로벌 여성 인재를 양성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사진=한명섭 기자) 
문시연 총장은 “여성의 미래를 선도하는 ‘아웃씽커스 숙명(Outthinkers Sookmyung)’ 정신을 기반으로 글로벌 여성 인재를 양성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사진=한명섭 기자) 

- 창학 120주년의 목표도 갖고 계실 텐데,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을 말씀해주신다면.
“창학 120주년은 단순한 기념이 아니라, 숙명의 다음 100년을 준비하는 중요한 이정표다. 창학 120주년을 계기로 ‘재정 건전성 확보’, ‘새로운 미래상 도출’, ‘글로벌 명문 도약’이라는 세 가지 중장기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대학은 교육, 연구, 글로벌, 지산학, 경영 등 5대 핵심 분야를 중심으로 발전전략을 수립하고, 미래 혁신을 선도할 글로벌 창의인재 양성에 집중할 계획이다.
급변하는 교육환경 속에서 지속가능한 대학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분야별 정교한 전략과 실행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 대학은 ‘창학 120주년 기념사업회’를 구성해 새로운 비전과 발전 방향을 공유하고, 구성원 모두가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기념사업을 추진 중이다. 대강당 부지 신축, 기념 음악회와 사진전 등 상징적 프로젝트가 포함되며, 이를 위한 전방위 모금 캠페인 ‘Proud Sookmyung 120’도 전개할 예정이다.
기념은 과거의 이야기를 모으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모든 사업이 미래로 이어지는 출발점이 돼야 한다. 구성원 모두가 함께 만드는 ‘자부심의 120년’이 되기를 기대한다.”

- 숙명의 120주년이 미래로 이어지기 위한 차별화된 교육 과정과 인재 양성 전략을 밝혀주셨으면 한다. 
“저는 창학 120주년을 앞두고 ‘아웃씽커스 숙명(Outthinkers Sookmyung)’이라는 슬로건을 제시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미래사회에서 기존의 정답을 외우는 방식이 아닌, 새로운 방식으로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아웃씽커(Outthinker)’를 길러내는 것이야말로 대학 교육의 본질이라는 믿음에서다.
기존의 틀을 의심하고, 낯선 문제에 창의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인재. 그런 인재를 키우기 위해 우리는 교육의 내용뿐 아니라 형식과 구조도 혁신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마이크로 디그리(Micro Degree)’이다. 이는 기존 학위제도의 한계를 넘는 유연한 학습모델로, 학생이 관심 분야에 따라 교육과정을 설계하고, 4과목만 이수하면 하나의 마이크로 디그리를 취득할 수 있는 제도이다. 현재 핀테크, AI, 신산업 IP 등 20여 개 분야가 운영되고 있으며, 실제 학생들의 참여도와 만족도가 매우 높다.
대학은 전통적으로 정원과 교과목 운영에 있어 유연성이 낮은 구조를 갖고 있지만, 마이크로 디그리는 이를 넘어서는 새로운 융합교육 모델로 자리잡고 있다.
융복합 역량을 갖춘 인재, 스스로 미래를 설계할 줄 아는 주체적인 학습자를 길러내는 것이 우리 숙명이 지향하는 인재상이다.”

- 대학가는 AI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교육과정 준비·운영에 분주하다. 숙명여대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숙명여대는 AI를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대학의 교육·연구 전반을 혁신할 핵심 동력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교내에 약 100평 규모의 AI센터를 신설했다. 이러한 공간은 AI 융합 교육과 연구의 거점으로, 미래 혁신을 이끌 글로벌 인재를 키우기 위한 전략적 투자다. 이 AI센터는 고(故) 장봉애 대웅재단 명예이사장과 대웅재단의 기부금 등 총 20억 원의 기금으로 조성됐으며, 향후 AI 연구교수 영입, GPU 서버 구축 등 인프라 확충에도 아낌없는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특히 인문·사회, 예체능 등 비공학 계열에도 AI 기술을 자연스럽게 융합할 수 있도록 커리큘럼을 개발하고 있다. 단순한 기술 교육을 넘어, AI를 활용해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창의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융합형 인재를 키우고자 한다.
이미 숙명여대에서는 전 학과 학생들이 소프트웨어 관련 교과목을 필수 이수하도록 하고 있으며, AI의 원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교육 콘텐츠도 지속적으로 확장 중이다. 공학 전공이 아니어도 기본적인 데이터 리터러시와 AI 역량은 이제 필수가 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교육부 ‘라이즈(RISE)’ 사업의 서울 전략산업 기반 강화 분야에 선정되면서, AI 클러스터 중심의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고 산학협력과 창업, 지역 연계까지 포괄하는 AI 인재 양성 모델을 구체화하고 있다.
기술을 이해하고, 기술을 넘어선 가치를 고민하는 인재. 그것이 바로 숙명이 준비하는 AI 시대의 주역이다.”

- 숙명여대는 최초의 여대 학군단 창설을 비롯해 미래 여성 창업가 육성, 여성 공학 리더 양성 등 대한민국 여성교육의 산실로 자리매김해왔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흐름 속에서 이러한 역사와 전통을 이어온 국내 대표 여자대학으로 여성 리더 양성에도 고민이 많으실 것으로 보인다.  
“우선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분야에서 여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여성 연구자가 기술을 개발하고, 여성이 중심이 되는 생태계를 구축해야 학생들도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은 결코 가치중립적이지 않다. 남성 중심의 세계관에서 탄생한 기술과 여성의 관점이 반영된 기술은 다를 수밖에 없다.
숙명여대는 여성 리더십이 과학기술의 방향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사회적 책임과 젠더 감수성을 바탕으로 한 기술이 어떤 미래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교육을 통해 고민하고 실천한다. 이를 위해 2023년부터 인공지능공학부, 지능형전자시스템전공, 신소재물리전공, 컴퓨터과학전공, 데이터사이언스전공 등 5개의 첨단학과를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이들 전공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무전공 첨단공학부’도 신설해 여성 이공계 리더를 본격적으로 양성하고 있다.
또한 기술에 사회적 책임과 다양성, 젠더 감수성을 접목한 융합 교육과정도 함께 강화하고 있다. 이는 기존의 패러다임을 넘어서는 ‘아웃씽커스(Outthinkers)’를 길러내려는 우리의 비전과도 맞닿아 있다. 숙명여대는 앞으로도 여성 리더십이 과학기술과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변화의 파동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끊임없이 고민하고 도전할 것이다.”

문시연 총장은 세계한류학회 회장으로서 역량과 경험을 살려 숙명여대가 한류의 본산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사진=한명섭 기자)
문시연 총장은 세계한류학회 회장으로서 역량과 경험을 살려 숙명여대가 한류의 본산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사진=한명섭 기자)

- 세계한류학회장으로서 역량과 경험을 바탕으로 숙명여대가 한류 중심 글로벌 대학을 구축하겠다는 총장의 강한 의지가 엿보인다. 총장이 그리시는 한류 중심 글로벌 대학의 구체적인 모습은 어떤 것인가.
“한류는 숙명여대가 그려나갈 미래의 가치이자,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중요한 지렛대다. 지금 전 세계적으로 K-드라마, K-팝, K-웹툰 등 한류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뜨겁지만, 정작 국내에는 이를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가르치는 교육과정이나 전문가 양성 시스템은 부족한 실정이다. 숙명여대는 이 공백을 채우고, 한류의 본산 역할을 하고자 한다.
한류가 일시적 유행에 그칠 것이라는 초기 우려와 달리, 이제는 명실상부한 하나의 장르로 자리잡았다. 전통적 수출국이던 일본과 중국을 넘어, 동남아는 물론이고 중동과 아프리카, 남미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춰 숙명여대는 전통·문화·예술·콘텐츠를 아우르는 인문학 기반 교육을 통해 글로벌 문화 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융합형 인재를 양성하고자 한다.
사실 한류는 젠더가 리드하는 특별한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문화의 창작과 융합하는 게 젠더주도적 장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영화 및 드라마에는 남녀주인공이 나오지만 여성주도적 문화가 지금의 트렌드이기도 하고, 여자대학에 맞는 컨셉이기도 하다. 
현재 ‘마이크로 디그리’ 과정에서는 드라마, 웹툰, 뷰티 산업 등 한류 현장에서 활약하는 전문가들을 초청해 실무 중심 교육을 운영 중이며, 내년부터는 외국인 전용학부인 글로벌융합대학을 ‘한류국제대학’으로 개편해 새롭게 출범시킬 예정이다. 이곳에서는 한류를 매개로 기술과 인문, 산업이 융합된 창의적인 교육과 연구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한류 중심 글로벌 대학으로의 도약은 숙명여대가 전통적으로 강점을 지녀온 문화·예술 교육을 디지털 시대에 맞춰 확장하는 일이며, 의대·이공계 쏠림으로 인한 인문학의 위기 속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제시할 수 있는 중요한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 대학 구성원들과 소통 방식이 궁금하다. 
“저는 의사결정의 과정과 배경을 구성원들에게 투명하게 공유하고, 다양한 의견을 열린 자세로 듣고자 늘 노력하고 있다. 한 번의 만남이나 설명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소통하고 피드백을 반영하는 태도가 진정한 리더십이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학생들과 함께한 ‘눈송회담’에는 예년보다 2배 가까운 400여 명의 학생들이 참석해줬고, 그 자리에서 진솔한 이야기들이 오갔다. 직원들과의 정례회의, 전체 교수회의, 단과대 간담회 등도 지속적으로 이어가며, 학교를 함께 만들어간다는 공동체 의식을 키워가고 있다.
저는 ‘설득보다 설계를 중시하는’ 자세를 지키려고 한다.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정책과 시스템을 설계하고, 그 과정을 투명하게 공유하는 것이 신뢰를 얻는 첫걸음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중요한 의사결정일수록 더 많은 구성원의 의견을 듣고, 그 의견이 반영되도록 노력한다. 그래서 저는 가능한 한 면담 요청은 하루 이내에 응답하려고 하고, 크고 작은 간담회도 자주 연다. 그것이 총장으로서 구성원들과 함께 숨 쉬고 있다는 책임감의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 고등교육정책 관련 이재명 정부에 꼭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한말씀 부탁드린다. 
“지금 대학 사회는 학령인구 감소와 장기간 지속된 등록금 동결로 인해 재정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이는 단순한 학교 운영의 어려움을 넘어, 교육과 연구의 질 저하로 이어지고, 결국 국가 경쟁력 약화로 연결될 수 있는 심각한 문제다. 특히 사립대학은 정부 지원의 사각지대에 있어 더욱 위태로운 상황이다.
이제는 대학이 미래 인재를 길러내고, 사회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중심 기관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과감한 규제 완화와 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 특히 민간의 교육 기부를 적극 유도하기 위해 기부금 세액공제율 상향 등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사례처럼 교육에 대한 기부가 곧 사회적 명예와 혜택으로 이어지는 환경을 조성해야 대학이 자생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
대학이 바로 서야 국가의 미래도 바로 설 수 있다. 정부의 전향적인 고등교육 정책을 기대한다.”

문시연 총장이 최용섭 주필 겸 편집인(왼쪽)과 이재명 정부의 고등교육정책의 방향과 변화에 대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문시연 총장이 최용섭 주필 겸 편집인(왼쪽)과 이재명 정부의 고등교육정책의 방향과 변화에 대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 문시연 총장은…
1988년 숙명여대 불어불문학과 학사 학위를 받고, 파리 누벨 소르본대학교에서 석사 및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1997년부터 숙명여대 프랑스언어·문화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숙명여대 국제언어교육원장, 한국문화교류원장, 중앙도서관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세계한류학회 회장, 전국여교수연합회 회장직을 맡고 있다. 프랑스 정부로부터 문화예술공로훈장 장교장(Officier)과 교육공로훈장 기사장(Chevalier)을 수훈했다.

<대담=최용섭 주필 겸 편집인 / 정리=김준환 기자 / 사진=한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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