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3모작 시대’ 고령자 76% 평생교육 참여 희망
“취미·여가 중심으로 부족” 고령자 맞춤형 교육 제공
고령자 특화 대학, 고령 디지털 강사 등 지원 정책 필요
[한국대학신문 주지영 기자] 전문대학 단기 직업교육에 대한 고령자들의 수요가 높다는 학계 분석이 나왔다.이 가운데 아직 국내 평생교육 프로그램이 ‘문해교육’ ‘디지털 리터러시 이해’ 등 기초적인 수준에 머물러 고령자들의 수요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고령자 ‘맞춤형’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디지털 시대 고령자의 신체적 제약을 보완하는 학습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한국교육개발원(이하 KEDI)이 지난 15일 발간한 ‘초고령·장수사회와 디지털 대전환의 교차점, 고령 세대의 평생교육을 어떻게 다시 설계할까?’ 보고서에 따르면, 고령자들은 전문대학 단기 직업교육에 가장 높은 참여 의사를 밝혔다.
중고령자를 위한 대학 교육프로그램별 참여 의사를 조사한 결과 ‘전문대 중고령자 특화 단기 직업교육’에 참여하겠다고 밝힌 응답자가 평균 3.27%로 가장 많았다. 또 평생교육 참여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지원으로는 수준별 교육 등 ‘평생교육 프로그램의 다양성’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교육프로그램 참여 지원이 높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고령자의 평생교육 참여율은 33%로 조사됐다. 향후 참여하겠다는 응답자는 2배 이상 높은 76.2%로 파악됐다. 이처럼 고령층의 학습 의지는 높지만, 정작 이들을 겨냥한 교육 프로그램은 아직 부족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한광식 전문대학평생직업교육협회 사무총장은 “현재 국내 대학과 전문대학의 성인학습자 교육은 ‘25세 이상’에 맞춰져 있는데, 고령층 학습자를 위한 교육이 많지 않다”며 “앞으로 고령자들이 더 늘어나는데 이들을 위한 맞춤형 교육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고 짚었다.
KEDI에 따르면 전국 평생교육 기관 프로그램에서 2024년 기준 만 65세 이상 대상 프로그램 비율은 1.6%로 파악됐다. 학습자 비율은 0.6%다. 앞으로 65세 이상 고령자 비율이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지만 이들을 위한 평생교육 프로그램이 적은 셈이다.
김경애 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현재 고령자는 경제활동 참여 기간이 길고, 교육 등 사회활동 참여 의향이 높지만 고령자를 위한 평생교육 기회는 여전히 기초적이고 단편적인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정부가 기본계획안에 고령자 평생교육을 강조했지만 예산, 실행체계, 방식 등이 아직 구체적으로 설계되지 않은 상황이다.
연구진은 보고서에서 “교육부의 평생교육 정책사업 중 고령층을 주요 대상으로 하는 것은 문해교육이며, 고용노동부의 중장년내일센터 사업과 국민내일배움카드도 각각 40세 이상과 75세 이하를 대상으로 하는데 고령층 특성을 반영한 것이 아니다”며 “보건복지부는 교육적 전문성보다 복지증진 차원에서 취미와 여가활동 중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고령층을 위한 평생교육 정책이 취미 활동이나 초급 단계 교육에 치우쳐 있다 보니, 실질적인 생애 전환 교육과 경력 설계를 위한 체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김경애 선임연구위원은 “55세 이상 고령자를 위한 성인 갭 이어(Gap Year) 학교 운영 모델을 개발해 생애 전환기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한 후 확산해야 한다”며 “실험실습이 용이하고 유휴교실이 증가하는 특성화고등학교와 전문대학 등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정책적으로 지역별 고령자 특화 대학 혹은 고령자에게 문호를 개방하는 대학을 지원해야 한다는 조언도 이어졌다. 또 고령자들의 디지털 기술 접근성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해 학습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연구위원은 “고령 디지털 강사를 양성하고 이들이 디지털 기술에서 소외된 고령자를 가르치는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며 “에듀테크 산업을 고령자 친화적 평생교육 부문으로 범위를 넓히고, 고령자 친화적 인터페이스를 확대 적용해 고령자들의 접근성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향후 초고령 사회에서 고령 인구 비율이 계속 높아짐에 따라 이들을 위한 맞춤형 평생교육 프로그램의 필요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통계청 인구추계에 따르면 55세 이상 인구 비율은 2025년 36.7%, 2030년 42%, 2050년 54.8%로 증가한다. 이 가운데 건강을 유지하면서 사회활동을 하는 55~74세 인구 비율이 각각 28.4%, 31.4%, 30.4%로 ‘허리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고령층의 경제활동참가율은 2024년 5월 기준 60.6%이며, 고용률도 59%에 달한다. 미래에 계속 근로를 희망한다고 답한 이들도 69.4%로 집계됐다. 희망 근로 연령은 평균 73.3세로 파악됐다. 김 연구위원은 “현재 고령자는 과거에 비해 건강과 의지 측면에서 적극적으로 사회활동을 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 경제활동에 참가하는 비율도 높으며 근로를 계속 희망하는 비율도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