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國 1海洋大’ 비전 선포… 해양 교육·산업·지역 혁신을 잇는 초광역 플랫폼 출범
학사 구조 혁신·인재 파이프라인·글로벌 네트워크로 세계 해양 교육 허브 도약
부산·목포 지역 특화 캠퍼스 조성, 지자체·산업계와 동반 성장 구상
1천억 산업계 기금·수백억 지자체 투자… 국가전략과 맞닿은 지속가능 혁신
[한국대학신문 백두산 기자] 대한민국 해양산업의 미래 100년을 열 거대한 항해가 시작됐다. 국립한국해양대학교와 국립목포해양대학교가 ‘1國 1海洋大’라는 기치 아래 역사적인 통합을 선언하면서, 단순한 대학 합병을 넘어 국가 전략과 직결되는 초광역 혁신 플랫폼으로 나아가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집중화, 지역 소멸 위기라는 국가적 난제를 극복하기 위한 선택이자, 대한민국 해양산업의 패러다임을 전환할 ‘미래의 닻’을 올린 순간이다.
■ 생존 전략을 넘어선 대담한 선택 = 대한민국 해양산업은 지금 구조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학령인구 감소는 대학 존립을 흔들고, 수도권 집중화는 지방대학의 소멸 위기로 이어진다. 해양 분야 또한 예외가 아니다. 전문인력 부족과 산업 생태계의 고령화는 국가 기간산업을 위협하는 요소다. 현장에서는 “선원은 고령화되고, 젊은 세대는 기피한다. 인재가 끊기면 산업은 버틸 수 없다”는 우려가 쏟아진다.
이런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부산과 목포에 위치한 두 국립 해양대학이 손을 맞잡았다. 통합은 지역대학의 생존 전략을 넘어, 국가 해양 인재 양성과 산업 혁신을 위한 대담한 선택이었다. 교육부의 ‘글로컬대학30’ 사업과 맞물려 추진되는 이번 통합은 단순한 제도적 합병이 아니라 국가 전략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 통합 국립해양대의 ‘1國 1海洋大’ 비전 = 통합 국립해양대는 ‘Great Ocean-Korea(GO-K)’를 견인할 1國 1海洋大를 비전으로 내걸었다. 대학은 ▲캠퍼스 혁신 ▲교육 혁신 ▲지산학연 혁신이라는 3대 목표 아래 9대 핵심 추진과제를 수립했다. 목표는 단순히 대학을 살리는 차원을 넘어 대한민국 해양산업의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하는 데 있다.
통합 추진단 관계자는 “세계적 해양 강국으로 도약하려면 분절된 체계를 하나로 모으는 플랫폼이 필요하다”며 “통합 국립해양대는 그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 과감한 학사구조 개편과 학생 선택권 강화 - 5대 광역단과대학 체제 = 통합대학은 학사 구조부터 혁신한다. 기존의 학과 중심 칸막이를 과감히 허물고, 해양산업 대계열 중심의 5대 광역단과대학 체제로 전환한다. ▲해양모빌리티혁신원 ▲해양첨단공학융합원 ▲미래해양과학기술원 ▲글로컬해양인재과학원 ▲미래해양산업융합원이 그것이다.
학생 선택권도 획기적으로 확대된다. 신입생 30%를 전공 없이 뽑아 ‘자율전공학부’에서 학업을 시작하게 하고, 1년간 기초과정을 거쳐 전공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이를 전담 지원하는 ‘오션프론티어칼리지’도 신설된다.
특히, 기존에는 일부 학과에만 제한됐던 해기사 교육을 전면 개방한다. 인문사회나 공학 계열 학생도 원한다면 4~5급 해기사 자격증 취득이 가능하다. 대학 관계자는 “해양 분야 진출의 문턱을 낮춤으로써 더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인재가 유입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끊이지 않는 인재 공급망 - 고교에서 기업까지 잇는 인재 파이프라인 완성 = 통합대학은 ‘인재 파이프라인’ 구축을 통해 끊이지 않는 인재 공급망을 만든다. 이는 고교-대학-기업을 잇는 전주기적 양성 체계로, 발굴-선점-육성-공급이 일관되게 이어지는 구조다. 이를 통해 해양산업의 고질적인 인력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인재 파이프라인 구축을 위해 전국 해양수산계 고교와 연계해 ▲마이스터 트랙 ▲조기취업 트랙 ▲조기졸업 트랙을 운영한다. 특히 마이스터 트랙은 선취업 후진학 제도로, 고교 졸업 후 산업체 근무와 학사 학위 취득을 병행하는 새로운 모델이다. 일반계 고교 학생들을 위해서는 ▲신속취업 ▲조기진학 ▲해외학위 트랙이 준비된다.
정부출연연구기관과 협력하는 조기진학 트랙은 학·석사 통합 과정을 3.5년 만에 마칠 수 있도록 설계돼 핵심 연구 인재를 조기에 길러낸다. 이 모든 과정은 ‘인재파이프라인본부’가 체계적으로 관리하며, AI 기반 플랫폼이 학생들의 성장 데이터를 분석·맞춤 지원한다.
■ 특화 캠퍼스 구축과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 – 지역과 함께하는 혁신 = 통합대학은 부산과 목포에 각각 특화 캠퍼스를 조성한다. 부산은 ‘바다를 창조하는 첨단 해양산업 캠퍼스’, 목포는 ‘바다를 지키는 해양안전 특화 캠퍼스’로 자리매김한다.
부산에서는 ▲미래선박기자재 ▲디지털 해운항만물류 ▲해양위성·데이터 ▲해양미래모빌리티를 4대 특화 분야로 선정했다. 영도·서부산·북항‧혁신지구 캠퍼스 등 4개 거점을 중심으로 테스트베드를 구축해 연구와 사업화를 지원한다.
목포는 해양안전과 친환경·전기추진선박 분야에 집중하며, 목포 북항·남항·해양수산클러스터 일대에 각 분야별 테스트베드를 구축하고, 지역 기업들과 함께 현장 중심의 교육(현장 Class) 및 공동 연구를 수행한다.
나아가, 통합 국립해양대는 SEA-4 Alliances 전략으로 세계로 뻗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SEA-KOREA(국내), SEA-ASIA(아시아), SEA-EU(유럽), SEA-AMERICA(미주)라는 네 권역별 협력체계를 구축해 공동 교육과정 운영, K-해양교육 수출, 학생 및 연구자 교류를 확대한다.
통합 추진단 관계자는 “한국형 해양 교육 모델을 세계에 수출하고, 글로벌 인재 교류를 통해 대한민국을 해양 교육의 허브로 만들 것”이라며 “이는 단순한 학생 교환을 넘어, 국제 공동연구와 산업 협력을 포괄하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 국가전략과 맞닿은 지속가능한 혁신 = 지자체와 산업계도 발 벗고 나섰다. 부산광역시는 5년간 직접비 100억 원을, 전라남도는 243억 원 규모의 정부 대응 부담금을 약속했다. 이와 함께 교육부의 RISE 사업과 연계해 한국해양대에는 5년간 433.5억 원, 목포해양대에는 41.25억 원 규모의 투자를 연계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한국해운협회의 참여다. 협회는 해운업계 최초로 10년간 1000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는 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대학과 함께 키우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통합대학이 지속가능한 혁신을 이룰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통합 국립해양대학교의 출범은 대한민국 해양 교육과 산업을 하나로 잇는 전환점이다. 학사 구조 혁신과 인재 파이프라인, 지역 특화 캠퍼스와 글로벌 전략, 그리고 지자체·산업계의 전폭적인 지원은 그 항해를 뒷받침한다.
대한민국은 지금 ‘해양강국 코리아’라는 꿈을 향해 새로운 닻을 올렸다. 통합 국립해양대가 그 닻을 단단히 내리고, 앞으로의 100년을 향한 힘찬 항해가 기대된다.
[미니 인터뷰] 류동근 국립한국해양대 총장·한원희 국립목포해양대 총장 “해양강국 실현의 담대한 혁신, '1국 1해양대'가 이끌겠다”
- 초광역 통합이 갖는 의미와 핵심 목표는.
“수도권 집중화와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지방 소멸, 그리고 해양산업의 인재 부족은 더 이상 개별 대학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국가적 난제가 됐다. 이번 통합은 단순히 두 대학의 생존을 넘어, 교육과 산업, 지역의 경계를 허무는 '초광역 혁신 플랫폼'으로 거듭나 대한민국 해양 100년의 미래를 설계하기 위한 역사적 결단이다. 'Great Ocean-Korea(GO-K)를 견인하는 1국 1해양대'라는 비전 아래 부산과 목포라는 각 지역의 특성을 살리면서도 국가 해양산업의 글로벌 표준을 만드는 담대한 혁신을 시작하려 한다.”
- 통합대학이 선보일 가장 혁신적인 변화는 무엇이며, 학생과 산업계는 무엇을 기대할 수 있나.
“기존의 학과 중심 칸막이 구조를 과감히 허물고, 5대 광역단과대학 체제로 전면 개편해 학문 간 경계를 없앤 융합 교육과 연구의 기반을 마련할 것이다. 신입생의 30%는 전공 없이 입학하는 자율전공학부로 선발해 충분한 진로 탐색 후 원하는 전공을 선택하게 하는 등 학생의 선택권을 획기적으로 넓혔다. 또한, 인문사회나 공학 계열 학생도 원한다면 4~5급 해기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교육을 전면 개방한다. 또한 산업계의 고질적인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해 '고교-대학-기업'을 잇는 전주기적 인재 파이프라인도 완성할 것이다. 고교 졸업 후 산업체에 근무하며 학위를 취득하는 '마이스터 트랙'이나, 정부출연연구기관과 협력해 학·석사 통합과정을 3.5년 만에 마치는 '조기진학 트랙' 등 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직접 키워 공급하는 혁신적인 모델을 구축할 예정이다.”
- 통합대학이 부산과 목포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나아가 대한민국의 해양 경쟁력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은.
“각 캠퍼스가 위치한 지역의 전략산업과 긴밀하게 연계된 특화 캠퍼스를 구축하려고 한다. 부산 캠퍼스는 '바다를 창조하는 첨단 해양산업 캠퍼스'로, 미래 선박 및 디지털 항만물류 분야의 거점이 될 것이며, 목포 캠퍼스는 '바다를 지키는 해양안전 특화 캠퍼스'로서 스마트선박 MRO, 해양안전 분야에 집중하게 된다. 이를 통해 지역 기업의 고부가가치 산업 전환을 지원하고, 청년이 정착하는 활력 넘치는 해양도시를 만들겠다. 나아가 아시아, 유럽, 미주를 잇는 'SEA-4 Alliances'라는 글로벌 네트워크 전략을 통해 공동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K-해양교육을 수출하며 대한민국을 글로벌 해양 교육·연구의 허브로 만들 계획이다. 대학의 혁신이 지역 발전과 국가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해 진정한 '해양강국 코리아'의 꿈을 현실로 만들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