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외국인 10명 중 6명, “업무능력 위해 투자”
글로벌사이버대 첫 외국인 근로자 졸업생 배출 ‘주목’
“원격교육, 시공간 제약 최소화, 직장·학업 병행 가능”
“언어·학습력 맞춤형 교육, 한국 적응 지원 병행해야”
[한국대학신문 임연서 기자] “저는 직장과 가정, 학업을 균형 있게 병행하기 위해 사이버대의 원격교육을 선택했습니다. 또한 AI융합학부를 통해 인공지능(AI)과 드론 기술이라는 현대적인 지식을 접하고 싶었고, AI와 드론 제어 기술을 아우르는 다양한 지식을 습득할 수 있었습니다. 제게 이번 학위는 단순한 배움의 기회일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정착을 위한 F-5(영주권) 비자 신청에도 중요한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나아가 대학원 진학이나 새로운 기술 프로젝트에 참여해 지속적으로 자기계발을 하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인재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글로벌사이버대 AI융합학부 외국인 근로자 졸업생 응웬반남(Nguyen Van Nam) 씨)
외국인 근로자들의 직무 역량·전문성 향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사이버대에서도 이들의 직무 능력을 함양할 수 있다는 점이 주목되고 있다. 원격교육을 통해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학습하며 빠르게 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다만 일각에서는 외국인들의 수준에 맞춘 촘촘한 지원 체계가 더욱 강화돼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29일 이민정책연구원이 총 1200명의 외국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내 기업 외국인 고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에 취업한 외국인의 63%가 업무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시간·비용을 투자하겠다고 응답했다. 또한 59.3%는 교육이나 자기개발 기회를 원한다고 답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E-9-1(비전문취업, 제조업), E-7-3(일반기능인력), E-7-4(숙련기능인력 점수제), F-2-R(지역특화형) 비자 소지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하듯 올해 국내 사이버대에서 첫 외국인 근로자 졸업생이 나오면서 교육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는 외국인 근로자의 직무 역량 제고를 위한 원격교육의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글로벌사이버대에 따르면 이 대학 최초의 외국인 근로자 졸업생(AI융합학부) 11명이 최근 배출됐다. 지난해 3월 외국인 근로자 입학생을 처음으로 모집한 이후 거두게 된 성과다. 이들은 AI융합학부 과정을 3학기 동안 이수하고 계절학기를 통해 추가 수업을 받아 1년 6개월 만에 공학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는 외국인 근로자의 직무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운영된 교육부 재정지원사업 ‘원격대학 교육혁신 지원사업’의 성과 중 하나로 평가된다. 글로벌사이버대는 지난해 영진사이버대와 컨소시엄을 이뤄 2주기 원격대학 교육혁신 지원사업에 선정된 바 있다.
글로벌사이버대에 따르면 외국인 근로자의 직무 전문성과 한국 사회 적응력을 높이기 위해 맞춤형 ‘6G 내비게이션(Navigation) 교육모델’을 운영했다. 해당 모델은 입학 전부터 졸업 후까지 학생들의 등급을 6단계로 나눠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데 중점을 둔다. 졸업생들은 “직장에서 역량을 인정받고 한국 생활에 빠르게 적응한 데 큰 도움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또한 지난 20일 글로벌사이버대 산학협력단과 충남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는 외국인 근로자의 역량 강화와 교육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두 기관은 △외국인 근로자 대상 교육 프로그램 공동 추진 △교육과정 개발·운영 협력 △상호 지원과 지속적 교류 체계 구축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사이버한국외대도 외국인 학습 기회를 넓히고 있다. 올해 일반대학원(한국어전공)을 신설해 한국어·외국어 교육에 특화된 학위 과정을 제공한다. 또한 글로벌교육원을 중심으로 온라인 한국어 정규과정, 토픽(TOPIK) 대비반, 한국문화체험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 사이버대 원격교육, 새로운 수요 ‘외국인 근로자’ 발굴 가능 = 이처럼 사이버대를 통한 외국인 근로자의 역량 강화 가능성이 확인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사이버대의 차별점으로 맞춤형 교육환경을 꼽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원격교육이 시간 절약, 언어 장벽 해소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의미에서다.
박형용 글로벌사이버대 산학협력단장은 “향후 비자 연장·변경을 위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연봉’이 외국인 근로자의 최대 관심사”라며 “높은 연봉을 받기 위해 시간 외 근무가 많아 공부할 시간이 부족하지만 사이버대는 100% 온라인 수업, 야간·주말 학습, 녹화 강의 재시청으로 학업 병행 환경을 제공한다. 이는 언어 장벽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박 단장은 이어 “사이버대는 성인학습자, 재직자 중심 교육과정을 운영해 외국인 근로자가 본국에 돌아간 후에도 활용 가능한 전문성과 학위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며 “맞춤형 교육 설계·운영, 중도 휴학·복학 제도 역시 장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외국인 근로자는 생활비 송금 등으로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사이버대는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다양한 장학금 제도와 저렴한 등록금으로 (사이버대가 가진) 일반대·전문대와 차별화된 장점을 가진다”고 강조했다.
김석권 한국원격대학협의회 사무국장도 “원격교육은 근무 시간과 장소 제약을 최소화해 자기주도적 학습이 가능하다”며 “또한 다양한 국적의 학습자들이 교류할 수 있어 글로벌 네트워크 형성에서 긍정적 효과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응웬반남 씨는 “수업의 유연성, 최신 기술 동향 반영, 교수님들의 열정적인 지도 덕분에 큰 도움을 받았다”고 전했다.
■ ‘국적·언어·학습 수준’별 맞춤형 원격교육 지원 체계 필요 = 전문가들은 학습자별 지원과 한국 생활 적응을 돕는 교육이 강화됐을 때 현재의 원격교육 효과가 더욱 극대화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박 단장은 “사이버대에 입학하는 외국인 근로자의 상당수는 한국 근무 경력이 8년 이상으로 한국말을 듣는 것은 큰 무리가 없지만 학습에 대한 이해도는 차이가 크다”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한글 자막 텍스트 파일을 제공하고 학생들이 인공지능(AI) 번역 툴(tool)을 활용해 자국어로 학습하도록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현재 (대부분 사이버대 강의에서) 국가별·분야별 언어 자막 제공에 한계가 있어 전문가 번역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사무국장은 “언어 장벽, 디지털 접근성 격차, 맞춤형 학습 지원 부족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며 “앞으로 학습자의 국적·언어·학습 수준을 고려한 개인별 지원 체계와 안정적 디지털 인프라 구축이 병행돼야 원격교육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근로자의 직무능력을 높이는 것과 더불어 이들이 국내에 적응할 수 있도록 생활·문화 교육도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박 단장은 “외국인 근로자가 한국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한국 생활 이해, 노동법, 앱 활용 교육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외국인 눈높이에 맞는 교수학습 방법과 학습 튜터링 시스템(AI 튜터, 멘토링 등)을 지속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했다.
김 사무국장도 “원격대학은 단순 학위 취득에 머무르지 않고 직무 교육과 자격증 과정, 생활·문화 교육까지 제공하는 공간으로 발전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원대협 차원에서도 지역 기관과 산업계와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실제 일부 원격대학은 외국인 근로자 지원센터와 교육 협약을 통해 한국어·직무 교육을 운영하고 기업 맞춤형 온라인 프로그램을 제공해 현장 역량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지자체와 협력한 지역 특화 온라인 과정 개설 사례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습 환경에 대한 보강 필요성도 제기됐다. 응웬반남 씨는 “온라인 교육의 특성상 드론 실습 기회가 부족해 아쉬움이 남는다”며 “향후 오프라인 워크숍이나 실습 과정을 더 확대해 준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