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외국인 유학생 25만명… 중국·베트남이 60% 차지
전문대학 유학생 출신국 78개국 ‘확대’…베트남 쏠림 여전
학계·교육계, 다변화 지표·통일된 비자 발급 기준 마련 必

지난해 키르기스스탄 비쉬켁에서 열린 ‘키르기스스탄 고등직업교육 한국유학박람회’에서 현지 학생이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 주지영 기자)
지난해 키르기스스탄 비쉬켁에서 열린 ‘키르기스스탄 고등직업교육 한국유학박람회’에서 현지 학생이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 주지영 기자)

[한국대학신문 주지영 기자] 국내 고등교육기관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들의 국가가 편향됐다는 학계 분석이 나온 가운데 유학 비자 발급의 예측 가능성부터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민정책연구원은 최근 ‘국내 고등교육기관의 외국인 학생 유치 동향-(전문)학사 중심으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학제 기준으로 외국인 유학생 출신국가가 2013년 141개국에서 2020년부터 2024년 사이 150개국을 넘어섰다. 2024년 기준으로는 155개국 출신의 학생들이 국내 고등교육기관에서 유학 중이다.

일반대학은 젠체 학제와 유사하게 150개국의 유학생을 수용하고 있다. 전문대학은 2013년 35개국에서 2024년 78개국으로 출신국가가 두 배 이상으로 확대됐다. 연구진은 “유학생 출신국 수가 2019년부터 2024년 사이 매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는 단순한 유학생 수 확대를 넘어 질적 국제화와 출신국 다양성 확보가 국내 대학의 주요 전략으로 지리 잡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연구진은 베트남 학생의 수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외국인 유학생 양적 확대를 넘어 다양성 확보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을 내놓는다. 연구진은 “베트남 출신자가 전체 외국인 학생의 80% 이상인 고등교육기관이 14.8%나 된다. 특히 전문대학의 경우 베트남 학생의 비중이 80% 이상인 기관이 27.35%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달 발표한 ‘2025년 교육기본통계 조사 결과’에서도 국내 외국인 유학생들의 출신 국가가 중국, 베트남 등 특정 국가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외국인 유학생 수는 25만 3434명으로 지난해보다 4만 4472명(21.3%)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중국 7만 6541명과 베트남 7만 5144명이 전체의 60% 가까이를 차지했다. 뒤이어 우즈베키스탄 1만 5786명(6.2%), 몽골 1만 5270명(6.0%), 네팔 1만 2784명(5.0%) 순이다.

연구진은 “외국인 유학생 출신국이 10개 미만인 4년제 대학의 비중이 2014년 39.8%에서 2024년 26.7%로 감소했으나 여전히 높은 편이고, 전문대학은 지금도 대부분 10개국 미만에서 외국인 학생을 받아들이고 있다”며 “특정 국가를 중심으로 학생을 유치하는 것이 실제 ‘국제화’나 글로벌 인재 ‘국제경쟁력’ 지표에서 의도했던 목표는 아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연구진은 이어 “외국인 학생의 ‘규모’뿐만 아니라 출신국 등 ‘다양성’ 관점에서도 학생 유치 목표가 설정될 필요가 있고, 외국인 학생 유치 관련 다양성 지수(diversity index)를 개발·활용하는 것이 외국인 학생 수용기관 관리 차원에서 유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 유학생 수가 특정 국가에 쏠렸다는 학계 분석과 관련해 교육현장에서는 비자 발급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정 국가 이외에 비자 발급 가능성이 불투명하고, 유학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국가일수록 대학에서 행정 처리에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는 설명이다.

한 수도권 전문대학 국제협력처장 A씨는 “대학에게 국적 다변화만큼 중요한 게 예측 가능성이다. 현재 어떤 조건에서 유학 비자 발급이 되는지, 접수 후 비자 발급까지 어느정도 기간이 걸리는지 등도 파악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유학 비자 발급할 때 한국어능력시험 기준은 있으나 심사할 때 한국어 성적 이외에 고등학교 성적과 다른 요인이 어느 정도 비중으로 평가되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A씨는 이어 “비자 심사가 심사관 주관에 따라 이뤄지는데, 베트남. 몽골, 우즈베키스탄 등 이들 국가는 비자 발급 과정이 나름대로 예측이 되기 때문에 대학이 몰릴 수밖에 없다”며 “국적 수보다 유학 비자 심사에서 정부 차원에서 통일된 심사 기준이 예측 가능성 있게 작동해서 대학이 안정적으로 유학생 유치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양한 국가에서 외국인 유학생을 수용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다양화가 어려운 이유를 짚어봐야 한다는 의견도 이어졌다. A씨는 “특정 국가에서만 학생을 많이 받게 되면 몇몇 국가에서 외국인 유학생 유치 과열 경쟁이 이뤄지고, 유학생들이 출신 국가별로 집단을 형성해 한국어 능력 향상도 어려울 수 있다”며 “다양한 국가에서 유학생을 받는 게 필요하겠지만 특정 국가에서만 유학생 유치가 이뤄질 때 문제점을 분석하고 이 문제가 다양화로 해결할 수 있는가 아닌가를 파악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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