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대·국민대·단국대 천안, 논술전형 신설로 총 44개 대학 운영
논술 100% 대학 확대·의약학 계열 진입 문호 넓어져
수시 납치 방지 위해 수능 이후 전형 활용·전략적 분산 지원 필요

지난해 11월 18일 삼육대에서 논술고사가 치뤄지고 있다. (사진=한국대학신문DB)
지난해 11월 18일 삼육대에서 논술고사가 치뤄지고 있다. (사진=한국대학신문DB)

[한국대학신문 백두산 기자] 2026학년도 대학입시에서 논술전형이 대폭 확대되며 수험생들의 지원 전략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새롭게 강남대와 국민대, 단국대 천안캠퍼스가 논술전형을 신설했고, 기존 대학을 포함해 총 44개 대학이 논술을 운영한다. 모집 인원은 약 1만 2천 명 규모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상위권 학생들의 입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 신설 대학 주목…국민대 11년 만의 부활 = 국민대는 2015학년도 이후 중단했던 논술을 11년 만에 부활시켰다. 올해는 논술 100% 방식으로 226명을 선발하며, 약술형 논술을 채택해 수능 준비와 병행이 가능하다.

단국대 천안캠퍼스는 의예·치의예과에서 총 11명을 논술로 선발하고, 강남대 역시 인문·자연계열에서 논술을 신설해 중상위권 수험생들의 선택지를 넓혔다.

한 수도권 입시학원 관계자는 “국민대의 부활은 논술전형의 영향력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방증”이라며 “의예·치의예 선발까지 확대한 단국대 사례는 논술이 특정 계열 진학에서도 다시 기회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 논술 100% 대학 증가…수능 최저 완화·신설 눈길 = 올해는 논술 100% 대학이 18개교로 늘었다. 서강대, 삼육대, 성신여대는 기존에 반영하던 학생부를 전면 폐지했다. 이는 내신에 약점이 있지만 논술 실력이 강한 수험생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수능 최저학력기준도 일부 대학에서 변화가 있었다. 성균관대는 논술 유형을 언어형·수리형으로 분리하고 수능 최저를 신설해 변별력을 강화했다. 고려대와 연세대 역시 모집 단위별 최저 기준을 달리 적용한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소장은 “논술은 대학별 출제 경향 차이가 크기 때문에 반드시 기출 문제 분석을 통해 본인에게 유리한 유형을 파악해야 한다”며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 가능성까지 함께 고려해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 의약학 계열 문호 확대…논술의 새로운 기회 = 의약학 계열에서도 논술 문호가 넓어졌다. 단국대 천안캠퍼스가 의예·치의예에서 각각 6명, 5명을 모집하며, 이화여대 의예과, 한양대 의예과, 경북대·덕성여대 약학과도 논술을 통해 선발한다.

한 수도권 대학 입학사정관은 “의·약학 계열은 정시 위주 선발 기조가 강하지만, 여전히 논술로 합격 기회를 얻을 수 있는 통로가 존재한다”며 “다만 높은 수능 최저 기준을 요구하는 만큼 논술만 바라보는 전략은 위험하다”고 조언했다.

■ ‘수시 납치’ 경계…수능 이후 논술에 무게 = 논술전형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점은 이른바 ‘수시 납치’다. 이는 수능 성적이 기대 이상으로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수시 합격으로 인해 정시 지원 기회를 상실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이를 피하려면 수능 이후 논술 대학에 지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수능 성적을 확인한 뒤 시험 응시 여부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수능 이전에 논술을 치르는 대학은 총 9개교다. 가톨릭대(의약학 제외), 단국대, 상명대, 서경대, 서울시립대, 성신여대, 을지대, 연세대, 홍익대가 이에 해당한다. 이들 대학은 9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시험을 진행한다.

반면,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동국대, 서강대, 성균관대, 중앙대, 이화여대, 한양대 등 대부분 대학은 수능 이후 주말에 시험을 몰아 시행한다.

수도권 고교 진학 담당 교사 A씨는 “수능 전 논술은 경쟁률이 다소 낮은 장점이 있으나, 수능 성적이 잘 나오면 후회로 이어질 수 있다”며 “성적 향상을 기대하는 학생이라면 수능 이후 대학 중심으로 전략을 짜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 일정 겹침·시간 분리 운영…세밀한 관리 필요 = 올해 논술 일정은 9월 27일 연세대·서울시립대·성신여대를 시작으로 11월 말 국민대·아주대·인하대·한신대까지 이어진다. 특히 수능 직후 주말인 11월 15‧16일, 22‧23일에 다수 대학이 시험을 동시에 치러 일정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일부 대학은 같은 날 시험 시간을 나눠 수험생들이 두 대학 시험을 모두 볼 수 있도록 배려한다. 예컨대 고려대 자연계열은 오전·정오 두 차례 시험을 치르고, 서강대 자연계열은 오후·저녁 시간대에 논술을 진행한다. 따라서 두 대학 시험을 모두 응시하는 것도 가능하다.

또한 상명대·서경대·을지대 등은 약술형 논술을 운영해 수능과의 병행이 비교적 수월하다. 이 때문에 일부 수험생들은 경쟁률이 낮은 수능 전 논술을 ‘보험용’으로 치른 뒤, 수능 이후 본격적인 전략 대학에 도전하는 방식을 택하기도 한다.

(자료=진학사)
(자료=진학사)

우연철 소장은 “수험생들은 이동 거리, 시험 시간, 체력 소모까지 감안해 실제 응시 가능한 대학을 선별해야 한다”며 “논술전형은 단순히 합격 가능성만 보는 것이 아니라 전체 입시 전략 속에서 위치를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6학년도 논술전형은 신설 대학 확대, 논술 100% 대학 증가, 의약학 계열 진입 기회라는 특징을 보인다. 하지만 동시에 수능 최저 기준 변화, 수시 납치 위험, 일정 중복 등 수험생들이 반드시 고려해야 할 리스크도 크다.

입시 전문가들은 “논술전형은 합격 가능성을 넓혀주는 기회이지만, 전략이 없으면 오히려 정시 기회를 잃을 수도 있다”며 “기출 분석, 일정 관리, 수능 성적을 감안한 냉정한 판단이 결국 합격을 좌우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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