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오현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발전협의회 대구·경북협의회장(대경대 혁신지원사업단장)
[한국대학신문 주지영 기자] 올해 대한민국 고등교육 생태계에는 거센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 즉 RISE가 본격적으로 도입되면서 2조 원이 넘는 대학 재정지원 권한이 중앙정부에서 지방자치단체로 넘어가는 이례적인 변화가 시작됐다. 이에 따라 대학들은 기존과는 완전히 달라진 재정지원 사업의 절차‧구조 등에 대해 치열하게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학들은 혁신지원사업 2주기를 마치고 3주기의 한 학기를 보냈다. 지금까지의 2주기 성과를 더욱 확산시키는 한편, 급격히 변하는 고등교육 환경 속 향후 3년간 대학 혁신을 어떻게 이끌지 3주기 사업 계획도 마련해야 한다. 특히 전문대학들은 RISE 체제라는 큰 틀 안에서 3주기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지역과 상생하면서 전문대학의 경쟁력을 실질적으로 어떻게 제고할 수 있을지 등에 대한 해답을 기다리고 있다.
이에 본지는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 현장을 가장 가까이에서 경험해온 권역별 협의회장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이를 통해 지난 2주기 사업 성과를 꼼꼼하게 점검하고, 3주기의 현황과 전망, 그리고 정부에 바라는 핵심 정책 제안까지 심층적으로 살펴봤다.
- 새 정부가 들어선 가운데 RISE가 본격 도입됐고, AI 활용 교육에 관심도 뜨겁다. 이처럼 올해 어느 때보다 교육계에 큰 변화가 있는데, 3주기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단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
“3주기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단은 RISE 도입과 AI·DX 수요 확대에 대응해 AI·DX 기반 교육혁신, 산학 일체형 협력, 평생 직업교육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무전공 선발 제도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자율전공학부와 Exp-Up Station(학내 교육장) 중심 비즈니스 칼리지를 신설해 광역 전공 단위를 도입했고, 학생들이 더 폭넓고 유연하게 진로를 설계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우리 대학은 디지털 전환 중점 추진대학으로 선정된 만큼, 전 학과 교육과정에 AI·DX 역량을 반영하고, 현장 중심의 스마트 실습환경을 확충하며, 지역산업체와 연계한 융합·창업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2027년까지 1000명 이상이 융합·창업 교과목을 이수하고 취업·창업 성과를 제고하는 것을 목표로, 궁극적으로는 AI·DX 융합형 인재 양성과 지역산업 상생 모델 확립을 통해 전문대학이 지역 혁신의 핵심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힘쓰고자 한다.”
- 1·2주기 사업과 3주기 사업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인가.
“1·2주기 사업이 대학 내부의 교육혁신과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면, 3주기는 RISE 중심의 대학지원 체계 개편과 지역 연계 강화가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즉, 1·2주기는 주로 대학의 교육환경 개선과 교수·학습 혁신, 학생 지원 체계 고도화에 집중했다면 3주기에서는 인구 구조 변화 대응, 대학의 적정규모화, AI·DX 기반 미래 역량 교육, 평생 직업교육 확대, 지역산업과의 상생 모델 구축까지 포함해 대학을 지역 혁신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는데 방점을 두고 있다.”
- 대구·경북권 전문대학만의 차별화된 교육혁신은 어떤 것인가.
“대학별로 각자 특성과 여건에 맞춘 다양한 차별화 전략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대구·경북권 협의회 차원에서 말씀드리면, 우리 권역은 단일 대학의 노력에 머무르지 않고 권역 전체가 함께하는 교육혁신 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AI·DX 기반 공동 교육 프로그램인 AX 캠프와 리더십 캠프로 학생들의 진로 설계와 디지털 역량을 강화할 것이며, 대학별 전략을 공유하는 정기 워크숍, 타 권역과의 초광역 연합 워크숍을 바탕으로 대학 간 협력의 깊이와 폭을 넓히고 있다. 또한 권역 공동 홍보로 대구·경북권 전문대학 전체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지역 산업과 연계한 맞춤형 융합 인재 양성에 힘쓰고자 한다.
결국 대구·경북권 전문대학은 산업수요와 지역 특성을 반영한 AI·DX 융합형 인재 양성과 대학 간 공유·협력의 선도모델로서 전문대학 혁신의 모범 권역으로 자리매김해 나가고자 한다.”
- RISE에서 기존 혁신지원사업의 연속성을 어떻게 풀어갈 계획인가.
“RISE는 새로운 대학지원 체계이지만, 기존 전문대학 혁신지원사업의 성과를 단절시키는 것이 아니라 지역 중심으로 확장·심화하는 구조라고 이해한다. 그동안 1·2주기 혁신지원사업을 바탕으로 대학 내부의 교육혁신, 학생 지원 체계 고도화, 교수학습 개선 등에 필요한 기반은 이미 마련했다. 이제 3주기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AI·DX 교육혁신, 산학 일체형 협력, 평생 직업교육 확대를 지역의 RISE 전략과 연계해 나갈 계획이다. 즉, 대학이 단독으로 추진하던 혁신을 이제는 지역산업·지자체와 함께 공유·확산하고, 기존 성과를 RISE 플랫폼 위에서 지속할 수 있는 지역 혁신 모델로 발전시키는 셈이다. 이를 바탕으로 대학의 혁신 성과가 지역과 함께 호흡하며 더 큰 파급효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 RISE뿐만 아니라 새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서울대 10개 만들기’에도 많은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대학가에서는 혁신지원사업비를 더 효율적으로 집행해야 할 것 같은데. 혁신지원사업단의 전략이 있는지 궁금하다.
“새 정부가 ‘서울대 10개 만들기’와 같은 대형 국정과제에 많은 재정을 투입하는 만큼, 일반 재정지원사업인 혁신지원사업비가 줄어든 것에 대해 많은 대학이 우려를 표하고 있다. 그렇기에 전문대학은 한정된 예산을 더욱더 효율적이고 전략적으로 집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특히 RISE 등 타 재정지원사업과의 연계를 기반으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비록 재원이 줄어들었더라도 대학의 성과가 단순한 내부 성과에 머무르지 않고, 학생 취업·창업 성과와 지역산업 발전으로 직결되도록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 개별 대학의 여건이 모두 다른데, 3주기 대학혁신지원사업 비전과 핵심 가치를 이어가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말씀하신 대로 개별 대학의 여건과 특성은 다르지만, 3주기 대학혁신지원사업이 지향하는 비전과 핵심 가치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공통된 방향성과 차별적 실행전략이 동시에 필요하다. 우선 공통의 방향성으로는, 지난 1‧2주기 사업에서 축적한 교육혁신 성과(학생 지원 체계 고도화, 교수학습 개선, 산학 연계 강화 등)를 기반으로, 3주기에서는 AI‧DX 기반 교육혁신, 평생 직업교육 확대, 지역 맞춤형 산학협력이라는 핵심 가치를 권역 전체가 함께 공유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동시에 개별 대학은 각자의 특성과 강점을 살린 차별화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예를 들어, 어떤 대학은 K-컬처와 관광 융합, 또 다른 대학은 헬스케어와 스포츠재활, 또 다른 대학은 AI‧미디어 콘텐츠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특성화된 영역을 발전시켜 권역 내에서 상호보완적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대학이 단독으로 혁신하는 것이 아니라 권역 내 대학들이 성과를 공유·확산하고, 이를 기반으로 지역사회와 산업 발전에 직결되는 지속 가능한 혁신 모델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이것이 3주기의 비전과 핵심 가치를 지켜내고 확장해 나가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 전체 전문대학의 교류·협력도 중요하지만, 대구·경북권 대학 간 교류·협력도 중요하다. 대경권 회원교 간 정보교류와 협력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전국 단위의 교류·협력도 중요하지만, 권역 차원의 연대는 더 밀접하고 실질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 대구·경북권 협의회는 정기 워크숍과 실무자 회의를 통해 회원교 간 사업 전략과 성과를 공유하고 있으며, 특히 AI·DX 기반 교과 혁신, 산학 일체형 현장학습, 평생직업교육 확대라는 공통의 주제를 중심으로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예를 들어, 여름·겨울방학 기간에는 권역 공동 학생 프로그램을 운영해 대학별 우수 학생들이 함께 캠프에 참여하고, 운영 위원과 실무자들이 동시에 교류하면서 공동 성과를 축적한다. 또 혁신지원사업 성과관리와 집행 과정에서 애로사항을 함께 논의하고 개선 방안을 모색해, 개별 대학의 시행착오를 줄이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대경권협의회는 단순한 정보교류를 넘어, 권역 공동의 혁신 모델을 발굴하고, 이를 지역사회와 산업체에 확산시키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 대구·경북권 회장으로서 역할과 향후 계획은?
“대구·경북권 협의회장이라고 해서 거창한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다. 대학 간 정보가 원활히 오가도록 연결하고, 각 대학의 목소리를 모아 전달하는 ‘심부름꾼’ 역할에 가깝다. 다만 이를 통해 대학 간 신뢰와 협력이 쌓이고, 자연스럽게 공동프로그램이나 권역 차원의 시너지로 이어질 수 있도록 작은 다리를 놓는 데 계속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 새 정부와 교육부에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재정지원사업은 전문대학 혁신의 중요한 동력이다. 그러나 단기성과 중심의 지원, 잦은 정책변화, 반복되는 평가로 인해 대학의 행정력이 소모되고 본질적인 교육혁신에 집중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제는 장기적 관점에서 대학이 안정적으로 혁신을 이어갈 수 있도록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 특히 대구·경북권 전문대학은 지역산업과 사회에 긴밀히 맞닿아 있는 만큼, 고등직업교육기관으로서 정체성을 살려 산업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 과감한 투자와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앞으로는 평가와 관리 위주의 접근보다는, 대학이 지역산업·지자체와 함께 협력하며 미래 직업교육의 중심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지원 방향을 마련해 주시길 기대한다. 대구·경북권 협의회도 회원 대학들과 함께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성과를 지역과 함께 공유·확산해 나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