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 미선택 후 탐색·선택…‘미래형 인재 양성’ 대입 새 트렌드
모집인원 확대에도 지원자 증가…이화여대·상명대 등 경쟁률 급등
인기학과 쏠림·기초학문 위기 우려…대학·정부의 운영 전략 시험대
[한국대학신문 백두산 기자] 대학 입시에서 ‘무전공(자유전공)’ 선발은 이제 선택이 아닌 흐름이 됐다. 무전공은 입학 시 전공을 정하지 않고 대학에 들어온 뒤 다양한 전공을 탐색하고 2~3학년 진급 시 전공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 제도로, ‘자율전공학부’, ‘자유전공학부’ 등으로 불린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융합형 인재 양성을 목표로 도입됐으며, 경직된 학과 구조의 한계를 넘어 학생들이 보다 폭넓게 학문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가 담겨 있다.
이전 정권인 윤석열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무전공 선발 확대를 대학 교육 혁신의 핵심 과제로 삼았다. 첨단 신산업 분야 인력 양성과 학문 간 융합 촉진을 목표로 재정 지원과 연계해 대학들의 무전공 선발 규모 확대를 유도했고, 그 결과 2026학년도 수시모집에서는 명실상부한 대입의 주요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 2026학년도 경쟁률, 평균 22.18대 1 = 실제 결과는 수치로 확인된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에 따르면 서울 소재 대학 무전공(유형1) 모집단위의 전체 경쟁률은 22.18대 1로 지난해 23.46대 1보다 1.27포인트 하락했다. 그러나 모집인원이 365명 증가한 3270명으로 확대됐음에도 지원자는 7만2536명으로 지난해보다 4천명 이상 늘었다. 이 같은 지원자 증가세는 무전공이 여전히 수험생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임을 보여준다.
대학별로는 희비가 엇갈렸다. 이화여대 스크랜튼학부는 42.30대 1로 전년 대비 9.74포인트 상승하며 무전공 열풍의 선두주자가 됐다. 상명대(24.56대 1, +5.09), 건국대(39.57대 1, +4.64), 한국외대(21.51대 1, +3.43), 서울과기대(39.50대 1, +3.20)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한양대 한양인터칼리지학부는 63.17대 1에서 42.64대 1로 20포인트 이상 급락했고, 서울시립대 역시 27.56대 1에서 14.87대 1로 하락 폭이 컸다. 모집인원이 크게 늘어난 국민대(6.51대 1, -4.98), 가톨릭대(6.27대 1, -4.14) 등도 경쟁률이 떨어졌다.
전형별로는 학생부교과·논술전형의 경쟁률이 하락한 반면, 학생부종합전형은 상승했다. 한양대 한양인터칼리지학부(자연) 면접형은 46.85대 1, 이화여대 스크랜튼학부 면접형은 29.00대 1을 기록했고, 경희대 자유전공학부(25.33대 1), 고려대 학부대학 학업우수전형(22.50대 1), 서강대 SCIENCE기반자유전공학부(22.00대 1) 등 주요 대학들이 20대 1 이상의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연세대 진리자유학부 역시 인문·자연 모두 대학 평균을 웃돌았다.
■ 인기 지속 vs. 새로운 과제 = 전문가들은 무전공의 인기가 단기적 유행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무전공 모집단위는 전공 선택의 유연성을 원하는 수험생들에게 꾸준히 매력적인 선택지로 자리 잡고 있다”며 “올해 전반적으로 수험생들의 지원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서도 새로 신설된 전형‧학과는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며 지원자들을 끌어모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무전공 확대가 안고 있는 과제도 만만치 않다. 전공 선택의 자유가 인기학과 쏠림 현상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취업률과 소득 수준을 기준으로 학생들이 의대·이공계·상경계로 몰리면 기초학문 분야가 위축되고 학과 불균형이 심화될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나서 인기학과 쏠림 완화를 위한 정원 조정, 기초학문 분야 지원 등 정책적 장치를 마련해 무전공 제도가 단순한 ‘선택의 자유’가 아니라 진정한 교육 혁신으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