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나연 순천제일대학교 입학관리처장(한국전문대학교무입학처장협의회 총괄회장)

박나연 순천제일대학교 입학관리처장(한국전문대학교무입학처장협의회 총괄회장)
박나연 순천제일대학교 입학관리처장(한국전문대학교무입학처장협의회 총괄회장)

저출산·학령인구 감소로 전문대학 교무·입학 현장은 전례 없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 정원 미달, 수도권 쏠림, 고교 진학 수요 변화는 전문대학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위기 속에서도 새로운 기회는 존재한다. 무엇보다 전문대학이 국가와 지역의 인재 양성에서 담당하는 역할은 결코 축소될 수 없다.

첫째, 신산업·신기술 인재 양성이 절실하다. 정부는 「새정부경제성장전략」을 통해 AI 대전환과 혁신경제를 제시했다. 전문대학은 실무 중심 교육기관으로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간호·보건, 디자인, 기계·전자, 관광 등 각 전공 분야는 이미 AI를 접목해 수업과 실습에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 예컨대 보건계열은 AI 재활훈련, 디자인은 AI 창작 도구, 기계·전자 분야는 로봇 실습, 관광 분야는 안내·통역 교육으로 확장 가능하다. 이러한 교육 혁신은 단순히 기술을 익히는 수준을 넘어 산업 전반의 변화를 선도할 인재 양성으로 이어질 것이다.

둘째, 성인학습자와 유턴학생을 위한 다층형 입학제도가 필요하다. 대학 경쟁력은 더 이상 고교 졸업생 충원율에만 달려 있지 않다. 평생직업교육 수요가 커지는 만큼 성인 친화적 학사관리, 온라인·하이브리드 제도, 맞춤형 학생지원 서비스가 요구된다. 이는 전문대학이 단순한 ‘정원 확보’가 아니라 다양한 학습자에게 열린 플랫폼으로 기능해야 함을 뜻한다. 특히 경력 전환과 재취업을 원하는 중장년층, 직장과 학업을 병행하는 근로학습자에게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강화되어야 한다. 더 나아가, 지역 평생학습 체계와 연계한 성인 대상 교육과정 운영은 전문대학의 새로운 성장축이 될 것이다.

셋째, 고교-대학 연계 강화가 시급하다. 전문대학은 더 이상 신입생을 기다리는 수동적 방식으로는 생존할 수 없다. 고교와의 연계 교육과정, 조기 전공 체험, 공동 진로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일찍부터 전문대학의 강점을 경험해야 한다. 특히 지역 전략산업 관련 학과는 고교-대학-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협력 모델을 활성화하면 진학과 취업 성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지역 청년들이 지역에 남아 일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도 마련할 수 있다.

넷째, 입학 이후 학생 성공 지원이 중요하다. 모집에 그치지 않고 학생이 학업을 이어가고 취업까지 연결되도록 해야 한다. 학업적응 프로그램, 전공탐색 기회, 취업연계 현장실습은 조기 이탈을 줄이고 학생 성공 사슬을 튼튼히 하는 핵심 과제다. 이를 위해 교무·입학 부서는 산학협력 부서와 연계하여 학사관리, 상담, 진로지도를 아우르는 통합적 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또한 학생 다양성을 고려한 개별 맞춤형 지도가 제공될 때, 진정한 의미의 ‘학생 성공’이 실현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대학 홍보 전략 혁신이 요구된다. 고교 현장의 전문대학 인식은 아직 제한적이지만, 취업 연계성과 실무 중심 교육이라는 강점은 여전하다. 지역산업·지자체·고교와의 공동 프로젝트, 졸업생 성공 사례 기반 홍보,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SNS, 유튜브, 온라인 설명회 등은 새로운 세대의 눈높이에 맞는 효과적인 홍보 수단이 될 수 있다.

전문대학 교무·입학 부서는 대학의 문을 여는 첫 관문이자 학생 성공과 직결되는 핵심 부서다. 교육·산업·지역 연계 속에서 입학정책을 혁신하고 맞춤형 학사체계를 마련할 때, 전문대학은 국가와 지역이 필요로 하는 직업인재를 길러내며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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