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금제관 직종 분야 대한민국 명장으로 선정 ‘쾌거’
HD현대중공업사내대학, 전문석사기술과정 등 거쳐
제조업 최초 父子명장, 아버지 영향으로 진로 결정
“묵묵한 장인정신, 새로운 것 탐구하는 자세 중요”
[한국대학신문 임연서 기자] 최근 국내 판금제관 직종 분야의 대한민국 명장이 탄생했다. 주인공은 울산과학대 미래모빌리티 제조학과 전문기술석사과정 졸업생 고민철 씨다.
지난 9일 열린 ‘2025년 숙련기술인의 날 기념식’에서 고민철 씨는 판금제관 직종 대한민국 명장으로 선정됐다. 판금제관은 금속판·철판을 자르고, 접고, 용접해 입체 구조물을 만드는 기술이다. 용접 전 ‘가조립’이 이뤄지는 과정에 해당한다.
고 씨는 2012년 HD현대중공업에 입사해 현재 SMR·ITER 생산부에서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제작 생산파트장을 맡고 있다. 그는 고도의 정밀성이 요구되는 현장에 3차원 측정기기 ‘레이저 트래커’를 도입했다. 제관 구조물의 품질 관리에 활용해 생산성과 정밀도를 동시에 높였다.
그가 이 분야를 선택한 계기는 2004년 아버지 고윤열 씨가 제관 직종 대한민국 명장에 선정되면서다. 고윤열 씨는 1978년 HD현대중공업에 입사해 2004년 명장에 올랐다. 고민철 씨는 군 제대 후 복학을 앞두고 진로를 고민하던 중 아버지를 따라 판금제관의 길을 걷기로 결심했다.
고 씨는 “평범하게 공부하다 전역 후 복학을 준비하던 시점에 아버지가 명장에 선정됐다. 그때 ‘명장이 대단한 칭호구나’를 느꼈다”며 “아버지의 땀과 노력이 쌓인 결과물이라는 걸 깨닫고 저도 도전하고 싶다는 마음에 학교를 그만두고 기술학원에 등록했다. 아버지는 반대했지만 지금은 많이 뿌듯해하신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후 현장 실무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HD현대중공업 사내대학인 현대중공업공과대학에서 전문학사 학위를 취득했다. 학점은행제를 통해 학사학위까지 이어간 뒤 2023년 9월 울산과학대 마이스터대 미래모빌리티제조학과(석사)에 입학했다. 지난 2월에는 전문기술석사 학위를 받았다.
고 씨는 “사내대학에서 현장 맞춤형 교육을 받고 울산과학대에서는 이론과 실습을 접목하며 시야를 넓혔다”며 “새로운 기술이 쏟아지는 시대에는 학문적·이론적 지식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후배들에게 “장인정신, 즉 힘든 일을 버텨내는 묵묵한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또 새로운 기술을 두려워하지 말고 끊임없이 배우고 탐구해야 한다”며 “도면을 보고 배우는 것도 본인 노력 여하에 달려 있다. 판금 기술은 땀 흘린 만큼 자기 기술이 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아버지와 함께 ‘부자(父子) 명장’으로 강단에 서는 게 꿈”이라며 “명장이라는 칭호는 저만의 영광이라기보다 국가가 부여한 사명이라 생각한다. 후학 양성과 안전한 작업장 조성에도 힘쓰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의 아버지 고윤열 씨는 현재 울산과학대 기계공학부 겸임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제가 아직 젊은 나이잖아요. 그래서 명장이란 단어를 붙이기에 아직도 배우고 해야될 게 많다고 생각해요. 선배들의 깊은 연륜과 땀방울 앞에 제가 명장이라는 말을 써도 될지, 지금도 어깨가 무겁습니다. 특별히 제가 뛰어나 명장으로 선정됐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시대에 부름을 받은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끝으로 “명장이라는 칭호는 제게 사명감을 준 것”이라며 “제 진로에 길잡이가 돼 주신 부모님, 항상 제 편이 돼 준 아내와 아이들 등 늘 곁을 지켜준 가족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