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덕률 지음 《대학 민주화와 학생 행복》

[한국대학신문 정수정 기자] 홍덕률 전 대구대 총장이 33년간의 대학 생활을 기록한 《대학 민주화와 학생 행복》을 펴냈다. 해직과 복직, 두 차례 직선총장 당선, 학생들이 직접 열어준 취임식까지 한국 대학사에서 보기 드문 경험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책은 재단의 독선과 비리, 교수·학생의 저항, 교육부 개입, 임시이사 체제, 재단 정상화로 이어지는 대구대의 굴곡진 역사를 복원하며, “민주주의가 경쟁력”이라는 교훈을 강조한다. 저자는 단순한 사건 기록을 넘어 대학이 나아가야 할 길, 민주주의와 경쟁력의 공존이라는 화두를 치열하게 묻는다.

총장 재임 시절 홍 전 총장은 “학생이 행복한 대학”이라는 브랜드를 내세우며 학생 중심 대학 경영을 시도했다. 정부 재정지원 사업 유치, 산학협력 강화, 특수교육·사회복지 분야 확장, 친환경 녹색 캠퍼스 조성 등이 그 성과였다. 당시에는 낯설었지만 이후 다른 대학과 지자체로 확산될 만큼 주목받은 구호였다.

저자는 또 한 대학 차원의 개혁만으로는 한국 대학의 총체적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고 진단한다. 국립대와 사립대, 연구중심대학과 교육중심대학의 역할 조정, 사립대학 지배구조 개선, 대학 평가체제 개혁, 부실 대학 퇴출, 고등교육 재정투자 확대 등을 포괄하는 국가 차원의 ‘총체적 대학혁신’을 제안한다.

《대학 민주화와 학생 행복》은 단순한 회고록이 아니다. 한 대학의 민주화 투쟁사이자 오늘의 교육 개혁을 향한 실천적 지식인의 보고서다. 독자는 한 대학의 기록을 넘어 오늘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교육과 민주주의의 과제를 함께 성찰하게 될 것이다. (한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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