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대 ‘환경데이터·미세먼지’, 서울과기대 ‘탄소중립·순환경제’ 특화
비학위 직업훈련과 대학원 성과 잇는 ‘투트랙 인재 양성’ 체제 구축
산업계·전문가 “기후위기 대응 결국 사람”… 국가 전략적 의미 강조
[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주관하는 ‘2025년도 환경분야 특성화선도대학’에 안양대와 서울과기대가 최종 선정됐다. 두 대학은 각각 미세먼지·환경데이터와 탄소중립·순환경제를 특화 분야로 삼아 향후 3년간 국비와 고용노동부 K-디지털 트레이닝 지원을 받아 교육 과정을 운영한다. 정부 역시 이번 사업을 통해 기후위기 대응과 녹색산업 고도화를 뒷받침할 중급 실무형 인재 양성에 더욱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23일 교육계에 따르면 안양대는 ‘에코업 대응 미세먼지 저감·예측을 위한 환경데이터 관리 전문 인재 양성 과정’을 개설한다. 총 422시간 규모로, 대기오염물질 모델링, 환경데이터 분석·시각화, 기후·대기 환경 통합관리 등이 포함된다. 특히 한국종합기술, 건화, 동명기술, APM 등 산업체가 직접 과제를 제안하고 멘토링까지 맡게 된다. 학생들이 실무 현장에서 요구되는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서울과기대도 ‘에코업 특성화 선도대학’으로 지정되면서 환경 관리·보전, 탄소 중립, 업사이클링, 재활용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350시간 이상 규모의 교육 훈련 과정을 운영한다. 전체 과정의 30% 이상을 프로젝트형 교과로 편성하고 산학협력 기업과 연계한 현장 중심 교육을 강화할 방침이다. 연간 30명 이상 전문 인재 배출을 목표로, 교육생에게는 교육비·장학금 지원과 취업 연계 기회도 제공된다.
서울과기대는 이번 선정을 계기로 연구 중심의 ‘탈 플라스틱 특성화대학원(석·박사 과정)’과 실무 중심의 ‘에코업 특성화 선도대학(중급형 과정)’을 포함한 투-트랙 체계를 완성했다. 고급 연구 인재와 중급 실무 인재를 동시에 길러내는 체제를 완성한 셈이다.
김대근 서울과기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이날 본지에 “고급형과 중급형 교육 등 두 가지 축이 맞물려 돌아가면 탄소 중립 시대에 국가 전략적으로 요구되는 기술 개발과 현장 적용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다”며 “산업계와 연구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전문성을 균형 있게 공급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계에선 이번 특성화 선도대학이 과거 환경부가 추진했던 ‘녹색융합기술 특성화대학원’ 사업과도 어느 정도 맞닿아 있다고 분석한다. 다만 당시엔 석·박사 연구자 양성에 집중했다면 이번 사업은 비학위 직업훈련과 학제 간 협력을 통해 산업체가 곧바로 활용할 수 있는 중급 인재 양성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볼 수 있다는 해석이다.
실제 안양대는 지난 2020년부터 미세먼지 특성화대학원을 운영하며 빅데이터·인공지능(AI) 기반의 대기 환경 분석 연구 성과를 축적해 왔다. 서울과기대도 탈 플라스틱 특성화대학원을 기반으로 플라스틱 저감 기술을 연구해 왔다. 두 대학 모두 각각의 고급형·연구형 성과를 바탕으로 이번에 중급 실무형 교육으로 확장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윤희영 안양대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는 “AI, IoT, 기계·전기공학과 연계한 데이터 기반 교육으로 현장에서 곧바로 투입 가능한 인재를 길러내겠다”고 말했다.
오현석 서울과기대 환경공학과 학과장도 “학부와 대학원을 연계한 체계적인 교육으로 연구 역량과 실무 능력을 동시에 갖춘 인재를 양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 환경산업 성장세, 인재 부족은 여전 = 대학 현장에선 정부가 이번 사업을 추진한 배경에 환경산업의 고질적 인재 부족 문제가 있다고 분석한다. 탄소 중립·ESG·RE100 등 글로벌 흐름 속에서 국내 환경산업도 차츰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현장에 즉시 투입할 인재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기 때문이다.
본지가 환경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국내 환경산업 매출은 꾸준히 늘어 2023년 매출액만 약 107조 원에 이른다. 이는 GDP 대비 약 4.46%에 달하는 수치다. 하지만 한국환경정책평가원 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에선 데이터 분석과 정책 문서화 능력을 겸비한 실무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 때문에 이번 사업을 사람에 대한 투자라고 평가하고 있다. 기후위기 대응과 녹색산업 성장은 결국 현장에서 일할 인재를 어떻게 확보하는지에 달려 있다는 배경에서다.
홍남석 한국ESG경영원 원장은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기후위기 대응은 결국 사람이 핵심”이라며 “해외에서도 유럽연합(EU)의 그린스킬 아카데미, 일본의 환경데이터 관리 프로그램 등 인재 양성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 원장은 이어 “정부는 안양대와 서울과기대 사례를 시작으로 환경 특성화 교육을 전국 대학으로 확산할 계획일 것”이라며 “대학과 산업 현장을 연결하는 이번 사업이 정부 전략의 실행력을 높이는 시험대로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