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어원 한국어교원 자격, 그간 4년제大·학점은행제만 인가
수년간 ‘전문대는 불가’ 선입견, 고정관념 때문에 번번이 좌절
‘학사학위 전공심화과정’ 제도로 정면돌파… 국어원 끝내 설득
한국어교육 석·박사 전임교수진 포진, 교육과정 개편이 뒷받침
[한국대학신문 김의진·임연서 기자] 국내 전문대로는 처음으로 서정대가 국립국어원으로부터 한국어교원 자격 학위과정을 정식 인가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간 국립국어원은 교원 자격 인가를 4년제 대학·대학원에만 부여해왔던 것으로 본지 취재 결과 확인됐다. 이는 국립국어원에서 전문대를 전문학사 학위만을 수여하는 기관으로 인식했던 탓으로, 서정대가 ‘학사학위 전공심화과정’을 통해 전문대도 학사 수여가 가능하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하며 수년간 노력한 끝에 이번에 전문대 최초 교원 양성 기관으로 인가를 받게 된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서정대 글로벌한국어복지학과가 국립국어원 심사를 통과해 올해부터 정식으로 한국어교원 자격 학위과정을 운영할 수 있게 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까지 전문대 중에서는 서정대가 유일하다. 이로써 서정대 글로벌한국어복지학과 졸업생은 ‘외국어로서의 한국어교육학’ 학사 학위를 받고 한국어교원 자격증 취득 요건을 충족할 수 있게 됐다.
국립국어원은 한국어교원 자격을 관리하는 정부 기관이다. 한국어 교육자의 자격을 일정한 학위와 교육과정을 통해 검증하고 있다. 그동안 인가 제도는 4년제 학부·대학원이나 학점은행제 기관만을 대상으로 인가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대는 국립국어원에서 오랫동안 ‘전문학사 기관이다’라는 이유로 신청이 배제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본지 취재에 따르면, 전문대의 경우 학사를 수여할 수 있는 ‘학사학위 전공심화과정’이라는 제도가 이미 2008년부터 시행되는 상황이다. 현행 ‘고등교육법’을 통해 전문대도 일반대와 마찬가지로 학사 학위를 수여하는 고등교육기관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사실상 국립국어원의 선입견 때문에 전문대의 교원 자격 인가가 막혀있었던 셈이다.
서정대 역시 4~5년 전 교원 자격 인가를 추진했다가 ‘전문대는 학사를 수여할 수 없지 않느냐’는 이유로 무산된 바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이후 글로벌한국어복지학과의 새 학과장이 부임하면서 다시 도전을 이어갔고, 학과장이 직접 국립국어원 관계자들과 접촉해 전공심화과정 제도를 설명하고 법적 근거와 교육과정을 보여주며 설득을 이어간 결과 마침내 인가를 받아낼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덕상 서정대 국제교류처장은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국립국어원조차 처음에는 전문대가 학사 학위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잘 몰랐던 것 같다”며 “전공심화과정을 통한 학사 학위 제도를 설명하고 서류와 심사 절차를 완비하면서 결국 인정을 받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 교육과정 개편·교수진 인프라로 ‘한 번에 승인’ = 본지 취재에 따르면, 서정대는 국립국어원 인가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교육과정 전반을 개편했다. 한국어교육 전공 교과목과 실습 과정을 45학점 이상 편성했고 해당 과목마다 세부 강의계획서를 작성해 국립국어원 심사위원회 검증을 받았다.
특히 이번 인가 과정에선 서정대 교수진 인프라가 결정적인 강점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정대 글로벌한국어복지학과에는 한국어교육 석·박사 전임교수가 4명 이상 포진해 있고 대학 전체로도 10명 이상이 한국어교육 전공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이는 일부 4년제 대학보다도 큰 규모다.
백경미 글로벌한국어복지학과 학과장은 본지 통화에서 “전문대에는 한국어교육 전공 석·박사 전임교원을 갖춘 곳이 드물지만 서정대는 이미 인프라를 확보하고 있었다”며 “교과목 전 영역이 한 번에 승인된 것도 준비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실제로 국립국어원 심사에서는 과목별로 부적합 판정이 나올 경우 다시 다음 회차에 신청해야 하는데 서정대는 제출한 전 과목이 한 번에 모두 통과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국립국어원이 전문대에 대해 처음으로 전공심화과정이라는 독립 카테고리를 마련해 준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백경미 학과장은 “전문대는 그간 취업 중심의 실용·기술 교육 기관으로만 인식됐다. 양질의 인문학·교육학적 자격 과정을 운영할 수 없다는 편견이 있었다”며 “이번 인가로 전문대도 4년제와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교육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줬다. 앞으로 다른 전문대도 전공심화과정을 통해 자격 과정을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전국 17개 전문대 한국어 관련 학과 교수들이 모여 한국어 교육 발전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고 이후 다수 전문대가 국립국어원에 인가 가능성을 문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계에서는 서정대의 성공 사례가 전문대 확산을 촉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조훈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국제협력실장은 이날 본지에 “서정대의 경우 현재 유학생 수만 5000명을 넘기는 등 외국인 교육에 특화돼 성장하는 전문대로 평가되고 있다”며 “외국인 대상 강의의 질을 높이기 위해 교수들에게 한국어교원 자격 취득을 권장하고 자격증을 취득하면 200만 원의 수당을 지급하는 제도까지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덕상 처장은 “전임교수 중 약 20~25%가 이미 한국어교원 자격을 취득했고 이는 학생들의 수업 만족도를 높이는 배경이 되고 있다”며 “전문대가 유학생 교육의 중심지로 떠오르는 상황에서 이번 인가가 중요한 제도적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